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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야당, 대통령 권한 박탈하는 헌법 개정 추진

스리랑카 EMERiCs - - 2022/04/29

☐ 제왕적 대통령 권한 철폐 목표

◦ 야권, 헌법 개정한 발의
- 4월 21일 스리랑카 야당인 사마기 자나 발라웨가야(SJB, Samagi Jana Balawegaya)당은 대통령의 제왕적 권한(executive presidency)을 철폐하는 내용을 담은 제21차 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야권이 제출한 헌법 개정안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모색하기 위한 독립적인 위원회와 국가안전평의회(National Security Council)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 헌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이 국가원수와 국군 최고통수권자로 남게 되지만 총리를 임면(任免)할 권한을 상실하게 되어, 스리랑카가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의원내각제 국가로 사실상 전환하게 된다. 총리가 내각 각료들을 지휘하는 정부 수반의 지위를 획득하며, 내각 각부는 총리의 권고에 따라 대통령이 형식적으로 임명하는 각료들로 채워지도록 하는 것이 헌법 개정안의 골자다.

◦ 대통령의 권한 남용 차단
- 스리랑카에서는 2015년 의회가 대통령 권한을 견제할 수 있도록 헌법 19조A를 삽입했으나, 2019년 11월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해당 조항이 삭제된 바 있다. 2020년 8월 총선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압승을 거두고 헌법을 개정하여 제왕적 대통령 권한을 회복함과 동시에 내각 각부와 국영 회사 사장직에 자신의 친지들을 중용하면서 권력 남용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 4월 24일 스리랑카 야당인 인민전선(SLPP, Sri Lanka Podujana Peramuna) 소속 차리타 헤라트(Charitha Herath) 의원은 국난 타파를 위한 거국 정부 수립을 목적으로 총리와 내각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최장 1년 임기로 원내 모든 정당을 진정으로 대표할 수 있는 소규모 내각을 구성하라는 서한을 대통령에게 보냈던 둘라스 알라하페루마(Dullas Alahapperuma) 스리랑카 전(前) 공보부 장관의 요구에 헤라트 의원이 힘을 보탠 것이다.
- 헤라트 의원은 총리와 내각이 총사퇴하면 6~8개월 동안 국정을 수행할 소규모 임시 정부를 꾸리고, 정치권이 일치단결하여 현재 3개의 개별 법안으로 나뉘어 국회에 계류 중인 제21차 헌법 개정안이 가능한 통합·심의될 수 있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 진행 상황을 고려하여, 8개월 후에 새로운 총선을 열어 국난 수습을 위한 구심점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헤라트 의원의 설명이다.

◦ 정부 불신임 투표도 강행할 태세
- 스리랑카 범야권 지도자인 사지트 프레마다사(Sajith Premadasa) 의원은 의회에서의 불신임 투표를 통해 정권 퇴진을 이뤄낼 수 있다고 발언하고 나섰다. 스리랑카 현행 헌법에 따르면 국회 재적의원 225명 가운데 단순 과반수인 113명이 찬성하면 정부 불신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으므로, 여당에서 탈당했으나 야권에 가담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남아있는 42명의 의원을 설득하면 된다는 게 프레마다사 의원의 설명이다. 
- 또 다른 야권 의원인 하르샤 데 실바(Harsha de Silva)는 프레마다사 의원이 당 대표로 있는 SJB가 의회에서 54석을 확보하고 있고, 다른 정당들도 정부 불신임 안건 투표 시 SJB 편을 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불신임 안건이 의회에서 가결되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이를 존중할 것인지조차 불투명해 정부 불신임 투표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국정의 혼란만 가중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 구제금융 확보 시급

◦ IMF와 구제금융 협상 난항
- 4월 18일 스리랑카 정부 대표단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국제통화기금(IMF) 인사들과 접촉하고 구제금융 협상 절차를 공식적으로 개시했다. 알리 사브리(Ali Sabry) 스리랑카 재무부 장관은 IMF 측에 신속금융제도(RFI, Rapid Financing Instrument)를 신청했으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 IMF 총재는 스리랑카가 부채 지속가능성 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여 RFI 신청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 2022년 3월 IMF는 보고서를 발간하여 스리랑카의 공공부채가 지속가능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으며, 스리랑카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부채 상환 능력을 대외적으로 보증하는 등 부채 지속가능성(debt sustainability)을 먼저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 영국 매체인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부담하고 있는 대외 부채 350억 달러(한화 약 43조 7,039억 원) 가운데 절반가량이 국제 자본시장에서 민간 채권자로부터 차입한 것이다. 그리고 중국과 일본 정부가 스리랑카 정부 발행 국채 총액의 약 10%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인데, IMF는 구제금융을 통해 제공된 자금이 모두 중국과 일본의 국고로 유입될 것을 염려하여 스리랑카 정부가 이 두 나라와 부채 재조정 협상을 타결하기 전까지는 구제금융을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 UNDP, 스리랑카 국민 지원 방안 제안
- 4월 20일 유엔개발계획(UNDP, 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은 필수 물자 부족으로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국민을 지원하기 위하여 스리랑카 정부에 임시적인 기본소득을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취업 연령 국민에게 6~9개월 기간으로 조건 없는 현금 이전(unconditional cash transfer)에 나서라는 게 UNDP의 제안이다.
- 또한, UNDP는 스리랑카 정부가 IMF와의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는 인도, 중국, 방글라데시 등 인접국으로부터 환경 보전을 반대급부로 하여 단기 차관을 받아내는 ‘환경 대 채무 스와프(debt-for-nature swaps)’를 통해 급한 자금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 UNDP는 스리랑카에서 많은 저소득층 주민이 필수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금융 지원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스리랑카에서는 2022년 3월부터 식품 및 휘발유 가격이 2배 이상 오르고 루피화 가치가 60% 이상 폭락하는 등 극심한 경제난이 벌어지고 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daderana, Present govt under PM Rajapaksa needs to step down – Charitha Herath, 2022.04.24.
The Financial Times, UN asks Sri Lanka to negotiate ‘debt-for-nature’ swaps to ease economic meltdown, 2022.04.21.
The Hindu, Sri Lanka’s Opposition proposes constitutional amendment to end presidential system, 2022.04.21.
CNBC, Sri Lanka opposition chief says he’s ‘cautiously optimistic’ about vote to oust government, 2022.04.20.
Aljazeera, Sri Lanka asks IMF for urgent financial assistance, 2022.04.19.
The Economist, Sri Lanka says it will stop servicing its foreign debt, 2022.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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