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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파키스탄의 무역·투자 현황 및 인도 등 역내국과의 교류 확대 전망

파키스탄 Dr. Bama Dev Sigdel Centre for Policy Studies and Rural Development Visiting Professor (Economics)/Senior Researcher 2023/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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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남아시아 지역협력연합(SAARC, South Asian Association for Regional Cooperation) 정회원국인 파키스탄은 2021년 기준 2억 2,259만 명의 인구를 보유한 남아시아 제2의 인구 대국이다. 남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와 파키스탄의 2021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각각 1,920달러(한화 약 250만 원)와 1,270달러(한화 약 170만 원), 물가상승률은 각각 8.9%와 5.4%를 기록했다(ADB, 2021). 세계은행(World Bank)의 분류법을 기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에 의해 여전히 중·저소득국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파키스탄은 2021년  국내총생산(GDP) 세계 46위, GDP PPP(구매력평가 지수 기반 GDP)는 26위라는 생각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WTO, 2022).

하지만 이러한 파키스탄의 경제는 현재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외환보유고의 단계적 고갈 등이 초래한 위기 상황에 봉착해 있으며, 여기에 오래 지속된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국가 경제의 미숙한 운영의 영향까지 겹치면서 성장이 더욱 정체된 상태이다.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수입품 대금 1개월분만을 지급할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한 43억 달러(한화 약 56조 원)까지 추락했고(Afzal, 2023), 2022년에는 기후변화가 초래한 대홍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식량·에너지 공급망을 교란하면서 파키스탄의 경제적 어려움을 배가하기도 했다(Nawaz, 2023).  IMF는 자금 부족 상태에 빠진 파키스탄의 2023년도 경제성장률을 2022년도의 6%에서 크게 하락한 0.5%로 전망했으며(Aljazeera, 2023), 빈곤, 고물가, 실업 문제의 악화로 국가경제가 사상 최대 수준의 위기를 맞은 파키스탄 국민은 건강, 식량, 기초적 생활수준과 같은 기본적 권리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Human Rights Watch, 2023).

파키스탄의 무역 및 투자 현황
대외 무역, 특히 수출은 특정 국가의 번영을 촉진하고 국가 발전에 필요한 외화를 확보하는 주요 수단으로, 각국이 무역을 통해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하면 교역국 모두가 생활수준 향상 효과를 보게 된다. 특히 최근에 급속히 발달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은 세계의 무역 규모를 크게 늘리는 데 일조했다(Hanif, 2018).

파키스탄의 무역총액은 2010/11 회계연도의 652억 1,000만 달러(한화 약 85조 원)에서 2020/21 회계연도에는 816억 8,000만 달러(한화 약 107조 원)로 점차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수출액과 수입액을 분리해서 살펴보면 같은 기간에 수출액은 248억 달러(한화 약 32조 3,000억 원)에서 253억 달러(한화 약 33조 원)로 소폭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404억 1,000만 달러(한화 약 53조 원)에서 563억 8,000만 달러(한화 약 73조 원)으로 급증했고, 그 결과 무역적자가 156억 1,000만 달러(한화 약 20조 원)에서 310억 8,000만 달러(한화 약 41조 원)로 더욱 확대된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그림 1> 및 <표 1> 참조).

<그림 1> 파키스탄의 회계연도별 수출·입액 동향(단위: 10억 달러)


자료: 파키스탄 통계청(Bureau of Statistics) 연례 대외무역통계 분석보고서(2021년 12월)


<표 1> 파키스탄의 회계연도별 무역액 추이(단위: 10억 달러)


자료: 파키스탄 통계청(Bureau of Statistics) 연례 대외무역통계 분석보고서(2021년 12월)



파키스탄의 주요 수출품은 식품, 직물, 석탄, 석유, 스포츠용품, 가죽제품, 신발, 화학제품, 의약품, 공학제품 등이며, 주요 수입품은 가공석유제품, 농산물, 화학제품, 기계장비, 금속제품, 비료, 팜유, 철강, 금, 건조과일, 휴대폰 등이다. 또한 2022년 3/4분기를 기준으로 파키스탄의 주요 수출국은 미국(수출액 중 20.09%), 영국(6.89%), 독일(6.42%), 네덜란드(6.16%) 등이고, 주요 수입국은 중국(수입액 중 21.76%), 아랍에미리트(11.25%), 인도네시아(8.58%), 사우디아라비아(6.39%)이다(<표 2>, <표 3> 참조).

<표 2> 파키스탄의 최근 2개년도 3/4분기 주요 수출국 통계 (단위: 100만 파키스탄 루피/PKR)


자료: 파키스탄 통계청(2023) - 대외무역통계표(pbs.gov.pk/trade-tables)


<표 3> 파키스탄의 최근 2개년도 3/4분기 주요 수입국 통계 (단위: 100만 파키스탄 루피/PKR)


자료: 파키스탄 통계청(2023) - 대외무역통계표(pbs.gov.pk/trade-tables)


한편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집계 시점에 진행 중인 FDI 규모 총합)는 2014년에 332억 달러(한화 약 43조 2,000억 원), 2021년에 329억 달러(한화 약 한화 약 42조 9,000억 원)를 각각 기록하며 전혀 성장하지 못했고, 파키스탄이 외국에서 진행한 FDI  규모도 2021년에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000억 원)라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표 4> 참조). 파키스탄 중앙은행(State Bank of Pakistan)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2022 회계연도에 새로이 유치한 FDI 액수는 약 18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조 4,000억 원)로 집계된다(Lloyds Bank, 2023).


<표 4> 파키스탄의 최근 2개년도 3/4분기 주요 수입국 통계 (단위: 100만 파키스탄 루피/PKR)


자료: 파키스탄 통계청(2023) - 대외무역통계표(pbs.gov.pk/trade-tables)


파키스탄에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국가에는 중국, 네덜란드, 영국, 미국, UAE, 노르웨이 등이 있으며(<표 5> 참조), 주요 투자 대상 부문은 금융업, 화학산업, 건설업 순으로 나타난다. 파키스탄의 FDI 유치 상황은 현재 별다른 개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정세불안 및 안보 우려, 경제적 정체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파키스탄 정부의 국정 운영 미숙, 부가가치 창출 부재, 상품·서비스 부문의 혁신 부족은 수출 성장의 정체로 이어졌으며(Awan & Mukhtar, 2019), 만성적 전력난도 경제 규모 및 무역액 성장을 저해하는 효과를 낳았다(Ahsan, Irshad, Abdullahi, & Khan, 2021).

<표 5> 파키스탄의 회계연도별 FDI 현행 규모 중 투자 발원지 비중(단위: %)


자료: 세계무역기구(WTO) – 파키스탄 무역정책검토(2022년 2월 22일, pp. 29-30 표 1.5)


파키스탄의 대(對)인도 무역관계
인도와 파키스탄은 남아시아에서 1, 2위를 차지하는 많은 인구와 넓은 국내 시장이라는 특성을 공유하지만, 상호 간의 경제적 연계는 매우 미약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양국은 공통의 역사와 문화, 행정조직 구성 방식을 공유하면서도(Amir, Dey, Jamali, & Muluk, 2021) 정치적 경쟁의식 때문에 경제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 소극적인데, 이러한 양국 간의 양자무역 현황은 다음과 같다(Ashraf, 2020).

인도와의 무역에서 꾸준한 적자를 기록 중인 파키스탄의 대인도 수출액은 2017년에 3억 3,530만 달러(한화 약 4,400억 원)를 기록했다가 코로나19의 확산과 카슈미르(Kashmir) 지역의 국경분쟁이라는 양대 악재의 영향을 받아 2021년에는 20만 달러(한화 약 2억 6,000만 원)까지 축소되었다. 이와 유사하게 같은 기간에 인도로부터의 수입액도 16억 9,840만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에서 출발해 3억 9,510만 달러(한화 약 5,000억 원)로 떨어졌다(<그림 2>, <표 6> 참조). 이처럼 인도와의 무역규모가 급격히 감소한 데에는 2019년에 인도가 잠무·카슈미르(Jammu and Kashmir) 지역에 이전까지 부여하던 특수 지위를 박탈하자 여기에 반발한 파키스탄이 대인도 무역의 전면 중단을 선언한 사실이 큰 영향을 미쳤다(PTI, 2023). 비록 무역액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파키스탄이 인도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에는 사진장비, 의료·수술장비, 가죽 및 가공제품, 황, 소금, 라임, 시멘트, 철광석 등이 있고,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들어오는 주요 품목은 의약품, 유기화학제품, 선박, 귀금속, 희토류, 화학제품 등이 있다.

<그림 2> 파키스탄의 대(對)인도 무역액 추이(단위: 100만 달러)


자료: 파키스탄 상공회의소연합(FPCCI, 2023), https://fpcci.org.pk

<표 6> 파키스탄의 대(對)인도 무역액 추이(단위: 100만 달러)


자료: 파키스탄 상공회의소연합(FPCCI, 2023), https://fpcci.org.pk



한편 파키스탄은 인도와의 정치적 분쟁 때문에 아직 인도에 유의미한 규모의 투자를 시행하고 있지 않다. 원래 인도는 1990년을 기점으로 파키스탄에 최혜국(MFN) 지위를 부여해 자국 시장에 차별 없이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지만, 2019년에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공격으로 양국 관계가 전면전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자 해당 지위를 박탈한 바 있다(Ahmed, 2021). 여전히 분쟁국으로 남아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의 국경은 여전히 일반인이 자유롭게 넘나들 수 없는 상태에 있으며, 이 때문에 국경 인근에 거주하는 양국 국민들은 사회·문화적 친밀성에도 불구하고 교역이나 물물교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무역 및 투자 부문이 지닌 주요 문제점
위에서도 살펴보았듯 파키스탄의 대외무역 적자 규모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인도는 많은 인구와 넓은 시장을 보유한 잠재적 교역국이지만, 2019년 이후 카슈미르 분쟁이 더욱 격화되면서 그나마 존재하던 양국 간 상업무역과 투자활동이 더욱 축소되는 결과가 빚어졌다. 현재 파키스탄의 무역과 투자 성장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정세불안 및 커져가는 안보 우려 ▲경제활동의 전반적 정체 ▲만성적 전력난 ▲정부 무역 관리의 비효율성 ▲부가가치 창출 및 상품·서비스 혁신 부족 등이 있다.

이러한 파키스탄의 경제적 상황에 대해 주요 국제기구, 선진국 및 이웃 국가들도 파키스탄의 경제상황에 대해 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일례로 세계은행(World Bank)은 보고서에서 파키스탄이 지금까지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한 부문은 기술적 고도화 수준이 떨어지는 산업에 국한되었고, 이 때문에 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파키스탄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Rocha & Varela, 2018). 아울러 미국 상무부 국제무역국(ITA)도 파키스탄의 FDI 유치 실적이 역내 경쟁국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래가 불확실한 안보 상황 ▲분쟁 해결 절차에 소요되는 과도한 시간 ▲지식재산권 보호 규정 이행 저조 ▲각 지역별 규정의 일관성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ITA, 2022). 

결론: 역내국과의 무역 증진에 기반한 해법과 도전과제
만약 파키스탄이 인도를 비롯한 여타 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연계를 강화할 수 있다면 무역이나 투자를 비롯한 다양한 차원의 교류가 촉진되는 순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파키스탄의 무역액 중에서 남아시아 지역 소재국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역내국들은 SAARC 및 남아시아 자유무역지대(SAFTA)와 같은 구상을 바탕으로 상호 무역을 활성화해 경제적 상호 연계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에 있다.

다만 이러한 남아시아 내부 무역 확대 구상은 역내 교역의 높은 비용과 각국 국경지대의 무역시설 미비 문제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아시아 지역 내 무역 비용은 수출상품 가치의 114%에 달해 판매 상품의 가격을 올려 대상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으며(ESCAP, 2021), 이외에 상품의 자유로운 국경 간 이동을 방해하는 역사적·정치적 갈등 등 각종 무형 장벽도 남아시아의 경제적 통합을 저해하는 주요 요소에 해당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해 각국 주체의 거래를 촉진하고 앞으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역내 무역 및 상업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는 먼저 역내국 간 수송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지금까지 무역과 투자를 막았던 정책적 장벽을 제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만 국가 간의 건강한 무역관계는 상호 신뢰를 전제조건으로 하는데, 잦은 역사적 분쟁을 겪은 남아시아 국가들이 서로를 불신과 편견으로 대하게 되면서 인적 접촉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은 이 목표의 달성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과제라고 할 수 있다(Kathuria,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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