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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파키스탄의 무역적자와 화폐가치 하락의 원인

파키스탄 Usman Khalid School of Economics,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Campus Assistant Professor 2018/09/05

파키스탄은 양호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정부부채가 급증하고 무역적자가 커지는 등 거시경제 불균형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화폐가치 하락으로 경제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 무역적자와 화폐가치 하락 원인 및 분석을 위해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Campus의 Usman Khalid, Professor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키스탄의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 설명해달라.

 

파키스탄 경제의 성장 속도는 계속해서 빨라지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파키스탄의 2018 회계연도 성장률을 지난 회계연도에 비해 0.3%p 증가한 5.6%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18개월 동안의 경제성장과 함께 거시경제적 불균형이 확대됨에 따라, 현재 거시경제 안정성이 단기적으로 큰 우려가 되고 있다. 즉, 정부부채가 급증하였으며, 재무부(Ministry of Finance)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70.1%임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15년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수입량은 증가하여 엄청난 무역적자가 나타나고 있다.

 

2017-18 회계연도 10개월간 누적(7월~4월) 무역적자규모가 무려 294억 달러에 달했다.  수입량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유가 및 가계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재정적자 또한 크게 증가하여, 목표치인 4.1%를 상회하는 GDP 대비 5.5%를 기록했다. 더불어 2018 회계연도 첫 10개월 동안의 대외경상수지 적자 규모도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140억 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변화는 파키스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불균형 확대로 파키스탄의 경제 취약성이 높아졌으며 단기 경제 리스크가 높아졌다. 수입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인해 2018년 5월, 수입어음이 역대 최고 규모인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2018년 6월 8일 기준 파키스탄의 외환보유고는 2016년 10월 파키스탄 국영은행(State Bank of Pakistan : SBP)이 보유하고 있던 약 194억 6천만 달러에서 48.3% 하락한 100억 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파키스탄이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어 IMF에 추가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무디스 (Moody’s Investors Service)는 파키스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하고 국가신용등급(local and foreign currency long-term issuer ratings) 및 무보증 채권(senior unsecured debt) 등급을 B3로 확정지었다. 무디스는 “외환보유고가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상당한 자금 유입이 없는 한 향후 12-18개월 이내에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적정 보유량을 밑도는 외환보유고로 인해 합리적인 비용으로 외부에서 자금을 지속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정부의 유동성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 고 무디스는 첨언했다.

 

앞에서 언급된 문제에 대해 정부는 어떻게 대응했으며 효과는 어떠했는지?  통화가치 절하를 제외하고 답변해 달라.

 

파키스탄 정부는 상기 언급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단행했다. 우선, 수입량을 제한하기 위해 일부 수입물품에 규제관세(regulatory duty)를 매겼다. 두 번째,  파키스탄 국영은행에서 2018년 1월에 정책금리를 25bp 인상했다. 세 번째, 외환보유고를 확충하기 위해 정부는 2017년 11월, 총 25억 달러 규모의 국제채권을 발행했다. 외환보유고 문제에 있어 어느 정도의 완충 수단을 마련한 셈이다. 뿐만 아니라, 2018 회계연도 10개월 동안, 파키스탄은 이미 15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받았으며 이에 더해 복수의 중국 상업은행으로부터 29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대출받았다. 파키스탄이 필요한 경제개혁 이행을 조건으로 하여 IMF의 대출을 받을 가능성 또한 하나의 선택지로 남아있다.

 

화폐가치 절하의 배경은? 파키스탄 거시경제 이슈를 해결하는 데 적절한 조치였는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키스탄은 수입량이 급증하는 것에 비해 수출량이 따라오지 못하면서 심각한 무역 불균형 문제를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의 무역적자는 2018년 3월 기준, 지난 4년 내 최고치인 22억 3천만 달러로 불어났다. 2018 회계연도 초기 9개월 기준, 수출수입금은 수입어음보다 260% 적은 규모였다. 이로 인해 총 외환보유액이 2개월치 수입 규모에 불과한 양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중앙은행은 2017년 12월 이후 세 번째로 파키스탄 루피의 가치를 절하했다. 2017년 12월 루피화의 가치를 5% 절하한 이후 2018년 3월에 4.2% 절하, 그리고 뒤이어 2018년에 다시 한번 약 3.7% 절하한 것이다.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에 파키스탄의 통화 가치가 달러당 105루피에서 122루피로 급락한 것이다. 이 정책에 따라 수입품 가격이 높아져, 수입품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출이 저렴해져 수출량이 증가하고 무역적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조치 및 신 정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가치절하는 수출품 가격을 낮추고 수입품 가격은 올리므로 무역적자 감소에 이론적으로 도움이 된다. 즉, 수입량이 줄어들고, 수출량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통화가치절하는 일반 시민에게 어려움을 안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통화가치절하라는 것은 일반 시민에게 매겨지는 세금과 같다. 개인의 소득 때문이 아니라 경제 운용상의 잘못으로 매겨지는 세금이다. 통화의 가치가 하락하면 거의 대부분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 수입품이 비싸지면서 물가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수입이 비교적 탄력적이지 않은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에서는 화폐 평가절하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더 높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파키스탄의 주요 수입품은 석유상품이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서, 자국통화 기준 석유의 가격이 높아지고, 석유가 거의 모든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주요 투입재인만큼 이는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이 국제 시장에서 보다 넓은 선택의 폭을 가지고 소비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된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높다는 것은 금리가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 투자와 일자리 창출 부진으로 이어져, 경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평가절하 이후, 외국 기업 등 외국인 투자자의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파키스탄 루피화 가치절하는 파키스탄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호재이다. 우선, 가치절하로 인해 외국 기업 등 투자자들에게 파키스탄은 더 매력적인 투자처가 된다. 투자에 대한 수익이 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물품 및 서비스를 수입하는 외국 기업에도 6개월 사이에 수입품이 16% 가량 저렴해진 셈이므로 이득이다. 지금이야말로 파키스탄, 특히 파키스탄의 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적기라고 생각한다. 에너지 분야가 파키스탄에서 수익률이 높은 분야 중 하나이고, 통화가치 절하로 인해 기업의 투자수익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 거주중인 파키스탄인에게도 이롭다. 외국에서 힘들게 벌어들인 소득이 파키스탄 내에서 지니는 가치가 더욱 올라간 셈이기 때문이다. 이는 파키스탄으로의 송금 유입량이 높아질 수 있으며, 곧 외환보유고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키스탄 경제를 전망한다면?

 

파키스탄의 경제 및 정치적 상황으로 미루어보아, 파키스탄 경제가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번 달로 예정되어 있는 총선 후 민주주의 정부의 정권 이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정치 환경이 안정되고 경제의 부하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18년 6월에 발표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세계은행은 2018~19 회계연도의 경제성장률을 2017~18 회계연도의 5.8%에서 떨어진 5%가 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IMF의 원조는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가능하다. 미국 금리가 상승하며 파키스탄의 루피화 가치는 2018년 계속 하향세를 유지할 것이다. 파키스탄 루피화의 가치는 추가 절하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 통화 약세로 인해 파키스탄의 수출 증가세가 더욱 강화되어 간접투자 및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량이 더욱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외환보유고 관련 부담이 줄고 경제성장률이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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