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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올리 총리 집권 후 네팔과 인도와의 관계

네팔 / 인도 Tej Pratap Singh Banaras Hindu University Professor 2018/06/11

지난 2월 취임한 카드가 프라사드 샤르마 올리  네팔 총리가 첫 해외 방문지로 인도를 선택하면서, 네팔과 인도의 관계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네팔과 인도는 오랫동안 다양한 방면에서 교류하며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왔지만, 국경을 맞대고 있어 관련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네팔이 인도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가까워짐에 따라 네팔과 인도 양국의 관계가 미묘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올리 총리가 인도를 방문하고, 모디 총리도 네팔을 세번째 방문하면서 양국 관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네팔과 인도 간에 계속되고 있는 분쟁의 원인과 현재 양국의 개선 노력, 그리고 전망에 대해 Banaras Hindu University의 Tej Pratap Singh Professor와 인터뷰를 실시했다.


인도와 네팔 간 분쟁의 배경은 무엇인가?


네팔은 아시아의 거인인 인도와 중국에 접경한 완충국(buffer state)이다. 네팔과 인도는 오랫동안 역사와 지리 및 문화를 공유해 왔지만, 네팔과 인도의 관계는 대등하지 않았다. 


인도와의 불균형적인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네팔은 중국과 가까워지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인도는 이러한 상황이 편치 않다. 내륙국가인 네팔은 무역과 수송 부문에서 인도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국과의 교류는 거대한 히말라야 산맥이 가로막고 있다.  이에 인도는 유리한 지정학적 상황을 이용하여 종종 네팔을 압박하곤 했다. 또한, 인도는 통상적으로 네팔에 큰형과 같은 태도를 취했으며, 네팔의 정치 지도층은 이를 항상 못마땅해 했다. 이들은 종종 인도에 대해 ‘패권주의적인 지역 불량배’라고 비난했다. 구즈랄 독트린(Gujral Doctrine)과 모디 총리의 ‘주변국우선정책(Neighbors First Policy)’을 통해 이웃한 소국들의 우려를 수용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네팔과 같은 소국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지 못했다. 최근 네팔의 신헌법이 공표되면서 파하리족(산악지역에 거주하는 네팔인)과 마데시족(평야 지역에 거주하는 인도계 민족) 간의 분쟁이 발생했다. 마데시족은 신헌법이 자신들을 차별한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인도는 파하리족과 마데시족 간의 분쟁에서 마데시족의 편을 드는 실수를 범했다.


양국 간의 상징적 사건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인도와 네팔 간에 몇 차례 소규모 충돌이 있었다. 양국 관계는 협력과 분쟁이 반복되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최근에 불거진 문제는 네팔연방민주공화국의 신헌법이었다. 인도는 네팔의 신헌법 제정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불만을 나타냈다. 신헌법이 공표되자, 인도가 마데시족의 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헌법을 수정하라는 압박을 가했지만 네팔 정부는 거부했다. 그리고 결국 마데시족은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정부에 항의하며 국경을 봉쇄했다. 국경봉쇄 결과, 네팔은 급격한 생활필수품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리 정부는 강경하게 맞섰다. 결국 올리 총리는 실권했지만, 네팔인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데 성공하면서 ‘국민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이후 2017년에 치러진 차기 총선에서 올리 총리는 압도적 과반으로 권좌에 복귀했다. 올리 정부는 왕정 폐지 이후 네팔에 들어선 최초의 과반 정부이다. 그리고 예상외로 올리 총리는 취임 후 인도에 대한 적대적인 언사를 자제했다. 인도 대신 중국을 선택했던 프라찬다 전임 총리와는 달리, 올리 총리는 첫 해외 순방국으로 인도를 선택했다.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상호 노력은?


인도와 네팔은 대체로 우호관계를 유지해 왔다. 양국 관계는 1950년에 체결된 ‘인도-네팔 평화우호조약’에 의거하여 형성되었다. 상호 국경이 개방되어 있어 양국 국민들은 비자 없이 상대국 방문이 가능하다. 또한, 인도와 네팔 국민들은 취업허가증 없이 상대국에서 거주하고 일할 수 있다. 이에 상당수의 네팔인이 인도에서 일하고 있고, 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인도군은 상당수의 네팔 국적 구르카 용병을 기용하는데, 이들은 전투기술로 유명하다. 인도와 네팔 국민들은 상대국에서 특권 및 특전을 누리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비시민권자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한편, 국경경비가 허술해 여러 문제가 발생하고 하는데, 특히 밀수업자와 범죄자 및 테러범들이 국경이 개방된 점을 이용해 양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극악한 범죄들을 저지르고 있다.


네팔은 양국 관계의 불균형 해소를 위해 인도와 체결한 불평등조약을 개정하고자 노력해 왔다. 인도-네팔 조약의 많은 조항들로 인해 네팔의 독립주권국의 지위가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동 조약은 검토 중이다. 1980년대 말, 네팔은 무역과 수송 조약의 분리를 주장했지만 인도는  반대했다. 결국 구즈랄 독트린을 통해, 인도는 무역과 수송 조약을 분리하자는 네팔의 요구를 수용했다.


올리 총리의 인도 방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 방문에서 어떤 사안이 논의되었나?


샤르마 올리 신임 총리는 2018년 4월 6일~8일 첫 공식 순방지로 인도를 방문했다. 방문 기간 동안, 올리 총리는 모디 인도 총리와 다양한 양국 이슈에 대해 논의하였다. 양국 총리는 ‘인도-네팔 우호관계’를 재확인했으며 양국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로 약속했다.


양국 총리는 네팔의 비르간지(Birgunj)에서 통합검문소를(ICP) 합동으로 개소했다. 통합검문소 운영개시를 통해 양국 간 무역이 증대되고 상품 및 인구 이동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양국 총리는 모티하리(Motihari)에서 열린 모티하리(인도)-암레크간지(네팔) 송유관 건설 착공식에도 참석했다. 송유관이 완공되면 인도에서 네팔로의 원유 수송이 신속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네팔은 주로 인도로부터 에너지 수요를 충당하고 있다. 양국 총리는 진행 중인 양국 간 모든 프로젝트를 조기에 완수하기로 약속했다. 농업 부문에서의 협력, 인도의 랙사울(Raxaul)과 네팔의 카트만두(Kathmandu)를 잇는 철도연결, 내륙수로를 통한 인도와 네팔 간 연결에 대한 3개의 합동성명서도 발표되었다. 이번 방문의 초점은 무역과 수송 및 연결성에 맞춰졌지만, 지난 2015년 4개월 동안 지속된 마데시족 시위와 국경봉쇄로 인해 쌓인 양국의 갈등을 해소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이번 총리 방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번 방문의 함의는 무엇인가?


올리 총리의 친중국 이미지를 감안했을 때 이번 인도 방문은 성공적이었다. 올리 총리가 총선에서 반인도 정치강령을 내세웠기 때문에, 취임 후 첫 방문지가 중국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하지만 예상 외로, 올리 총리가 중국 대신 인도를 택함으로써 지지자와 반대자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리고 인도의 입장에서도  자국에 대해 적대적인 발언을 했던 올리 총리를 포용할 수 밖에 없었다.


올리 총리의 인도 방문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양국 간 긴장관계가 개선되었다. 올리 총리는 모디 총리를 네팔로 초청했고, 모디 총리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모디 총리는 2018년 5월 11일~12일에 네팔을 세번째 방문했다. 2014년 8월에 있었던 모디 총리의 첫 네팔 방문은 인도 총리로서는 17년 만에 이루어진 것이었다. 이는 인도 전임 총리들이 네팔에 냉담한 태도를 보여왔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2014년 8월부터 2018년 5월에 걸쳐 연속 세 차례 네팔을 방문함으로써 이러한 냉담한 태도를 시정하고자 애썼다.


총리 방문 후 생긴 변화에 대해 설명해 달라.


올리 총리의 성공적인 인도 방문 후 한 달 내에 모디 총리의 네팔 답방이 이루어지면서 양국 관계가 개선되었다. 인도는 네팔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네팔은 자국 일에 간섭하려는 인도를 피해  중국에 다가갈 수 밖에 없었고, 중국은 네팔의 인도 의존도를 약화시키기 위해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네팔이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동참하면서 중국과 네팔 양국은 철도와 도로로 연결되고 있다. 중국과 네팔 간 연결성이 강화되면 네팔의 인도 의존도는 낮아질  것이다.


2015년 인도의 네팔 봉쇄는 외교적 재앙이었다. 이로 인해 네팔의 일반 국민들은 인도에 격분했다. 네팔인들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헌법을 개정하라는 인도의 압박에 굴하지 않았다. 네팔인들은 헌법은 국내 문제이며 인도를 비롯하여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떠한 외부세력도 네팔 헌법 제정에 간섭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도의 간섭은 네팔의 주권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총리 방문을 통해 향후 인도는 네팔을 존중하고 평등원리에 입각하여 네팔을 대우해야 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인도가 네팔을 존중하면, 네팔도 인도의  이익을 존중할 것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드러난 것은 인도가 큰형 노릇을 하던 시절은 이제 끝났으며 인도 정부는 네팔 정부에 일방적으로 명령할 수 없다는 점이다.


네팔은 인도와 관계 증진을 위한 추가 계획이 있는지?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서 양국이 품고 있던 몇몇 의혹들이 제거되었다. 초기의 네팔 방문에서 모디 총리는 자낙푸르의 사원마을을 방문하여 기도를 하고 대중연설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지만, 네팔 정부는 그 당시 동 제안에 대해 주저했고 모디 총리의 사원방문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인도는 불만을 표출했으며 이 후에 네팔 봉쇄로 이어졌다. 사원방문 거부와 대중집회 개최가 봉쇄의 주요인은 아니었으나 양국 관계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이전에도 라지브 간디 총리의 부인인 소냐 간디의 파슈파티나트 힌두사원 방문이 힌두교 신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역시 거부되면서 인도가 곤혹스러워 했고,  그 당시 네팔 역시 무역과 수송 조약 갱신 문제로 봉쇄에 직면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인도 방문이 성공하면서 양국 간 분위기가 변화하자, 올리 총리는 손수 모디 총리를 초청하여 자낙푸르 사원마을을 방문하고 시타 사원과 묵티나트 사원 및 카트만두에 있는 파슈파티나트 사원에서 기도를 올리고 대중연설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올리 총리는 직접 모디 총리의 사원방문과 기도에 동행했다. 올리 총리의 이러한 제스처를 통해 양국 총리의 관계가 더 긴밀해졌을 뿐만 아니라 인도-네팔의 공통 문화와 종교가 강조되었다.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양국 관계가 개선되면 연결성 개선, 교역량 증가, 사회기반시설 구축 프로젝트의 신속한 완결, 상대국 안보 보장 등이 가능해질 것이다. 올리 총리는 네팔 영토가 인도에 불리하게 이용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 역시 인도의 주변국우선정책에서 네팔이 최상위를 차지한다고 언급했다. 모디 총리는 다섯 개의 협력 분야를 명시했고, 자신의 독특한 스타일에 따라 다섯 개의 T를 통해 상술했는데, 즉  무역(Trade), 교통(Transport), 수송(Transit), 관광(Tourism) 및 기술(Technology) 부문이다. 네팔은 무역 다각화를 꾀하고 있으며, 인도의 주도권을 약화시키고자 중국과의 무역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히말라야 산맥은 네팔-중국 간 무역과 연결성을 가로막는 거대한 장벽이다. 중국이 다양한 인프라  프로젝트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히말라야 산맥으로 인해 원활한 무역과 수송은 어렵다. 반면 인도와 네팔 사이에 그러한 장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1950년에 체결된 평화우호조약을 통해, 양국은 상대국 국민들에게 호혜적으로 준시민권을 부여하고 있다. 인도와 네팔 국민들은 상대국에서 고용 및 거주권을 향유하고 있다.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면 이 권리들이 유지될 것이나, 관계가 경직되면 이들 권리와 특전은 약화될 것이다.


향후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가?


어떤 국가도 주변국을 바꿀 수는 없다. 크든 작든 간에 각국은 주변국과 공존해야 한다. 각국이 서로 선린관계를 유지하고 상대국의 국익과 안보를 보장한다면, 평화와 안정뿐만 아니라 번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질서한 세상에서는 강대국이 주변의 약소국 내정에 간섭하고 명령하려 든다. 세력 불균형은 양국 관계에서 문제를 야기한다. 인도-네팔의 양국 관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세력 불균형을 해결하고자 약소국은 다른 강대국을 끌어 들인다. 인도-네팔의 경우, 네팔은 멀리서 찾을 필요 없이 바로 옆에 중국이라는 강대국이 있다. 네팔은 자국의 국익수호를 위해 인도와 중국이 서로 견제하도록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오쩌둥은 자신의 유명한 ‘손바닥 이론’에서 라다크, 네팔, 시킴, 부탄 및 아루나찰 프라데시를 티베트라는 손바닥과 연결된 다섯 개 손가락이라고 주장했다. 네팔은 중국의 팽창주의에 맞서 자국의 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인도에 의존했지만, 인도가 내정간섭을 하려 들자  자국의 독립을 위해 중국에 의존했다. 관계 개선을 위해서 양국은 상대국의 국익을 인지하고 수용해야 한다. 인도는 큰형 노릇을 그만둬야 하고, 네팔은 인도의 동기를 번번이 의심해서는 안 된다. 우호관계 구축은 양국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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