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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파키스탄의 제도와 거버넌스

파키스탄 Usman Khalid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Campus Assistant Professor 2018/04/11

파키스탄은 제도의 체계와 거버넌스(정책 결정에 있어 정부 주도의 통제와 관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이해당사자가 주체적인 행위자로 협의와 합의 과정을 통하여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해 나가는 사회적 통치 시스템) 구조가 부실하며, 파키스탄의 제도 및 거버넌스의 질이 인접국 및 타 국가와 비교해 평균 이하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은 세계경쟁력지수(GCI)에서도 제도 지표와 공공 및 민간기관의 질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파키 스탄 정부가 비효율적으로 조직되어 있고 제도적 체계가 부실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파키스탄 정부가 제도와 거버넌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최근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또한 투자와 거버넌스의 상관관계 및 파키스탄 내 투자 경쟁력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University of Nottingham Malaysia Campus의 Usman Khalid Assistant Professor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먼저 파키스탄의 제도와 거버넌스의 성격은 어떠한가?

 

파키스탄은 제도의 체계와 거버넌스 구조가 부실하다. 파키스탄이 보여온 공공부문 성과를 살펴보면 상황이 더 위태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키스탄은 독립한 지 7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이제 막 저소득 국가군에서 벗어나 저(低)중위소득 국가군에 합류했을 뿐이다. 불안정한 정치 환경, 에너지 위기, 안보 등의 문제들이 파키스탄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이 외에도 공공부문 거버넌스와 관련된 여러 측면들에 대해서도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양질의 노동력을 양성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부실하고, 비용을 높이는 사법 절차, 토지, 노동, 자본 부문의 경직성, 지나친  규제, 토지 취득 및 등기 등 토지매입 제도가 미비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가 민간부분의 성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즉, 거버넌스 체계 및 구조, 이를 수행할 인력이 결여되면서 경제 성장에 장애가 되고 있다. 파키스탄의 경제 성장 엔진을 담당해야 할 민간부문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민간부문의 효율성이 크게 잠식되고 있는 상태이다.

 

파키스탄의 제도와 거버넌스 질에 대한 국내외 평가는 어떠한가?

 

파키스탄의 정부 성과(government performance)지표들을 인접국 및 기타 국가들과 비교해본 결과 파키스탄의 제도 및 거버넌스의 질이 평균 이하로 떨어진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표1>은 세계은행이 2016년에 발표한 거버넌스지수(WGI)로 파키스탄의 거버넌스 질을 개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파키스탄은 6개의 항목 중 시민의 참여 및 책임성(voice and accountability), 정치적 안정성, 법치 및 부패 통제 등 4개의 항목에서 비교 대상국 가운데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정책 실효성, 규제의 질(regulatory quality) 지표에서도 방글라데시에만  앞서 있을 뿐이다. 게다가 2018년 발표된 해당 지수에서 각 항목 모두 30점 아래의 낮은 점수를 받아 파키스탄의 거버넌스와 제도의 질이 형편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거버넌스와 제도의 질을 평가하는 다른 지표들을 살펴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표2>는 거버넌스를 평가하는 세계경제자유(EFW) 지수로, 세 가지 핵심 지표에 대해 파키스탄을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서 보여준다. 파키스탄은 재산권, 사법 실효성, 정부  청렴도(government integrity) 등 세가지 거버넌스 지표 모두 비교대상국 가운데 최저점을 받았다. 방글라데시만이 파키스탄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을 뿐이다. 또한, 파키스탄은 세계 경쟁력 지수(GCI)에서도 제도 지표와 공공 및 민간기관의 질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비효율적으로 조직되어 있고 제도 체계가 부실하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파키스탄은 조사대상국 137개국 가운데 제도의 질, 공공 및 민간 기관의 질 지표에서 각각 90위, 94위, 85위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국 가운데 파키스탄 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방글라데시밖에 없으며, 인접국 인도와 중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들이 파키스탄보다 제도의 질적인 면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표3 참고)

 

파키스탄 정부는 제도와 거버넌스 질을 향상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왔는가?

 

파키스탄은 독립 직후 60년 동안 공공부문 개혁 현황을 진단하는 연구 조사를 24차례 실시했다. 그리고 파키스탄의 행정 체계에 변화를 주기 위한 여러 의견이 제시되었고, 이 중 일부만이 실행되었다. 공공부문 개혁에 가장 중요한 본질은 바로 공무원 조직에서 특권층을 없애는 것이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에게 부여된 헌법상의 보호(Constitutional protection)를 폐지했고, 행정부 재구성 실험의 일환으로 일반 경쟁  시험을 통한 기능 조직(functional group)을 도입했다.  한편, 파키스탄의 공공부문 개혁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형성기(1948~1971년): 이 시기에는 신생 독립국가에 필수적인 공공부문 체계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이뤄졌다. 2) 1973~1990년: 이 시기에는 부토(Bhutto) 행정부가 행정 개혁을 추진해 연방이나 중앙 정부 차원의 공무원 조직 체계를 재편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지방 행정부 조직은 거의 손대지 않았다. 또한, 경제 국유화를 통해 경제  부분에서 공공 부문의 역할이 가시화된 시기이기도 하다. 3) 1990년 이후: 이 시기에는 단편적으로나마‘굿거버넌스’라는 현대적 개념을 도입해 공공 부문을 개혁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또한, 민간 부문의 역할이 늘어나고, 탈 규제가 진행되는 등 공공  부문 성과가 향상되기도 했다.

 

투자와 제도 및 거버넌스의 종합적 관계를 설명해달라.

 

넓은 의미로 제도는 ▲공식적 구조(formal structure) ▲법률 ▲비공식적 규율(informal rules) ▲규범(norms)을 뜻하는데, 이는 주어진 환경에서 개인의 행동을 형성하고 통제한다. 좋은 제도는 정치적 특권층(political elites)과 관료(public officials)들의 행동을 억제하는 한편 민간 투자를 위한 인센티브를 창출한다. 그 결과, 제도는 공공기관의 기능(public function)이 어떻게 이행되고, 자원이 어떻게 분배되는지를 결정하고 정부의 개입 방향을 설정해 궁극적으로는 경제 개발의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도의 불확실성(institutional uncertainty)과 민간투자 간에 부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하며,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지적재산권보호 간에는 긍정적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한편, 부패는 외국인직접투자 유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양질의 제도가 투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까닭은  좋은 제도가 존재하면 거래 비용 문제가 완화되고, 계약으로 발생할 결과가 보다 예측 가능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자의 신뢰를 높여   투자도 함께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양질의 제도는 정부의 약탈적 행위를 제약하고 투자자의 재산권을 보장할 수 있다.

 

파키스탄에서 투자자의 신뢰와 투자 경쟁력이 어떻게 변해왔는가?

 

지난 10년간 파키스탄의 투자 환경은 악화되어 왔다. <표4>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외국인직접투자에 미치는 기업 법규의 영향 조사에서 파키스탄의 순위가 2007-2008년 24위에서 2017-2018년 102위로 급격하게 주저앉았다. 파키스탄은 경쟁력을 제고하고 효율적이며 효과적인 공공 서비스 전달(service delivery)을 위해 민간부문에 부여된 규제 부담을 낮추어야만 했다. <표5>에서 알 수 있듯이 파키스탄은 부동산 등기(registering property), 건설 허가  절차 그리고 기타 사업 규제 측면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이는 민간 사업체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시장에 진입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파키스탄이 규제의 틀(regulatory framework)를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다. 즉, 규제를 간소화하고 공공서비스 전달 과정을 지연시키는 불필요한 서류 행정을 없애야 달성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시장 내 효율성을 증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보험, 교외 지역 부동산 시장 등 잃어버린 시장(missing market)을 개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파키스탄에는 노동, 보험, 신용 대출 시장을 다룰 적절한 법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민간부문이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는데 제약이 발생하고,  빈곤층이 특정 서비스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 예를 들어, 보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이들이 의료 시설(healthcare facilities)을 이용하기 어렵게 된다. 그래서 <표6>에서 볼 수 있듯 최근 10년 간 파키스탄으로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입액이 급격하게 감소해왔다.

 

제도와 거버넌스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제안이 있는가?

 

파키스탄의 공공부문이 직면한 도전과 제약들을 극복하는데 있어서 도움이 될만한 핵심적인 제안들을 몇 가지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 장기적 향상을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파키스탄의 공공행정체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일치된 노력이 필요한데, 정책 조정(policy coordination), 입안, 공공서비스 전달 등 공공부문에서 관료 조직이 일하는 방식이 현대화되어야 한다. 게다가 이러한 공공부문 업무 수행의 변화는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후에 의사결정이 시행되어야 하며, 서비스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IT와 현대적 기술 사용이 정착되어야 할 것이다. 공직자들은 장래에 향후 파키스탄 공공부문에 도입 될 정교한 첨단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역량을 쌓을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파키스탄 내 공직자 훈련 기관과 학교들을 다양한 분야에서 이미 탁월함이 입증된 세계 유수의 교육기관들과 연결해 파트너쉽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공공부문 현대화 작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부 조직이 낮은 비용으로도 효율적으로 조직, 서로 협력하고 시민 중심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할 필요가 있다.

 

파키스탄 정부가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이 또 있나?

 

더 많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 사회, 경제 및 개발 부문의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것은 공공 부문 관리의 초석이 될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 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인프라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직자와 정치인 간에 공공서비스 혁신 방법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인프라, 보건, 수도, 위생시설, 교육 등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가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연구를 통해 제대로 입증된  공공 서비스가 개발되고 긴 시간을 소비하는 낡은 규제(lengthy regulation)를 대체할 필요가 있다.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파키스탄 정부가 민관협력사업(Public-Private Partnership) 등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점차 시민들이 의식화되고 정보력을 갖추게 되면서 고품질의 향상된 공공서비스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파키스탄 정부는 날로 복잡해지는 요구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공공  부분과 민간 사업자 사이에 균형을 바로잡아, 양쪽 모두 미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들 사이에 분명한 역할 구분과 경계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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