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러시아 비즈니스 환경

러시아 변현섭 롯데경제연구소 해외경제팀 수석연구원 2009/09/12

9월초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금융공사(IFC)가 발표한 전세계 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 보고서(Doing Business 2009)에 따르면, 러시아는 조사대상 181개국 가운데 120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지난해보다 8단계 하락한 것으로 7단계 상승해 83위를 차지한 중국과 대비된다. 다른 신흥국인 브라질(125위), 인도(122위)와는 비슷한 수준으로 사업 환경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은 아니었다.

 

구(舊) 소련 국가들 중에는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을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러시아보다 양호한 비즈니스 환경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아제르바이잔, 키르기지아(키르기즈스탄), 벨로루시의 비즈니스 환경이 각각 64등급, 31등급, 30등급 상승하는 등 크게 개선되었다. 이는 아버지로부터 권좌를 물려받은 일함 알리예프 대통령의 아제르바이잔, 다른 구 소련 국가에 비해 자원빈국이며 소국인 키즈기지아와 벨로루시가 경제발전을 위한 외국인 투자 유치가 절실해 각종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서방 정책으로 구 소련 국가 중 가장 좋은 사업 환경을 제공했던 그루지아는 이번 남오세티아 전쟁으로 인한 정치적 불안정으로 그 의미가 무색해졌다. 한편, 전세계에서 가장 사업하기 좋은 국가로는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 뉴질랜드, 미국이 1, 2, 3위를 차지하였다.

 

대부분의 평가지표들이 전문가 의견 또는 시장의 크기, 거시경제지표, 생활수준 등을 제외하고 법, 제도적 절차와 비용, 시간 등을 근거로 산출되었기 때문에 실제 시장의 성장 잠재력 등을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사업 환경 그 자체는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있어 신흥국들이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무엇인지 파악하는데 지침서가 될 수 있다.

 

러시아 비즈니스 환경을 항목별로 살펴보면, 건축관련 인허가, 국제교역, 세금납부, 대출, 고용 및 해고 등과 관련해서 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 관련 인허가를 받는데 54개의 절차를 밟아야 되며 무려 704일이나 걸렸다. 수출에 필요한 서류가 8개, 수출까지 36일이 걸렸고 수입은 13개의 서류와 36일이 소요되었다. 기업이 지불해야 할 세금항목은 22개이며, 총 수익대비 48.7%을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대출과 관련하여 채권 및 채무자의 법적 권리 보장 및 신용정보 공유 등이 미흡했다. 근로자의 해고가 쉽지 않고 근로시간 보장 등 고용 경직성도 높았다. 이들 항목들은 대부분 OECD 국가들의 평균 뿐만 아니라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 평균보다도 한참 뒤떨어지는 것으로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들이다.

 

World Bank 및 IFC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개혁 조치의 85%가 신정부 출범 초기 15개월 이내에 이루어졌다. 러시아는 5월초 메드베데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부패 척결과 중소기업 발전 법안 등 개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진한 편이다. 기업 경영 환경 개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집권 초기에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보다 강력한 개혁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또한 러시아와 영국의 석유 합작 회사 TNK-BP의 경영권 분쟁, 러시아 철강 기업 메첼에 대한 세무조사 등 정부의 지나친 개입으로 야기된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 상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러시아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시장 잠재력에 비해 아직까지 비즈니스 환경의 애로점이 많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철저한 사전조사와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에 임해야 한다.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게시글 이동
이전글 러시아 기업 활동에서 조세 부담 2009-09-12
다음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과 APEC 2009-09-12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