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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공식 디폴트 선언... 국영항공사 매각 등 자구책 제시

스리랑카 EMERiCs - - 2022/05/27

☐ 건국 이래 첫 국가 부도 사태 


◦ 공식 디폴트 선언

- 스리랑카가 1948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채무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default)를 선언했다. 5월 18일을 기점으로 7,800만 달러(한화 약 992억 원)에 달하는 채무 이자 연체의 유예기간(grace period)이 경과한 것이다.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4월 12일 빚을 갚는 대신 국민에 필수재 공급을 하겠다며 507억 달러(한화 약 64조 4,769억 원) 규모의 대외채무 상환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난달랄 위라싱게(Nandalal Weerasinghe)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채권자들이 부채 재조정에 합의하기 전까지 우리는 빚을 갚을 수는 없다. 이 때문에 스리랑카 정부가 ‘선제적 디폴트(pre-emptive default)’를 선언한 것이다”고 말했다. 19일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 Ratings)를 비롯한 국제신용평가사들도 일제히 스리랑카가 디폴트에 빠졌다고 공식 선언했다.

- 디폴트란 정부가 채권자에 갚아야 할 부채의 전부 혹은 일부를 기일 내 상환하지 못하는 것을 이르는 금융 용어이며, 국가가 디폴트에 빠지게 되면 신용 및 평판이 추락해 국제 자본시장에서 차입하기도 어려워지게 된다.


◦ 기준금리는 동결

- 5월 19일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기준대출금리(SLFR)와 기준예금금리(SDFR)를 각각 14.5%와 13.5%로 동결하기로 했다. 지난 4월 초 금리를 두 배로 올라느라 목표 수준을 넘어버린 금리를 앞으로 유동성 공급(liquidity injections)을 통해 안정화하겠다는 게 위라싱게 총재의 설명이다. 스리랑카 시중은행에서 대출금리는 이미 19%가량을 형성하고 있다.

- 또한,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채권 시장에서 이자율이 24%를 넘어버린 스리랑카 국채의 응찰 요구를 거절했다. 위라싱게 총재는 만약 중앙은행이 시장의 요구에 응하여 채권 매입에 나설 시 루피화가 시장에 주입되고 외화 부족을 부추겨 휘발유 품귀 현상과 전력 단절 같은 문제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한편 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외국환 반출을 억제하기 위하여 개인이 소지할 수 있는 외화의 한도를 현행 1만 5,000만 달러(한화 약 1,907만 원)에서 1만 달러(한화 약 1,271만 원)로 크게 하향 조정하기로 하고, 앞으로 3개월 동안 외국환 소지자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 정부는 돈 마련하느라 분주


◦ 국영항공사 민간에 매각 제안

- 5월 15일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스리랑카 총리는 만성 적자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국영항공사 스리랑카항공(Sri Lankan Airlines)을 민영화하자고 제안했다. 2020/21 회계연도에 스리랑카항공이 1억 2,300만 달러(한화 약 1,554억 원)의 적자를 냈으며, 누적 적자액은 2021년 3월 기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638억 원)에 달했다는 것이다. 위크라마싱하 총리는 과거 총리 재임 시절 때도 만성 적자에 허덕이는 스리랑카항공을 민영화하자고 거듭 제안한 바 있다.

- 스리랑카항공은 1998년에서 2008년까지는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Airlines)에 의해 운영되어왔는데, 에미레이트항공이 경영권을 행사했던 2006~2008년 사이에는 흑자 경영을 이어갔지만, 에미레이트항공이 손을 뗀 후 2009년부터 2021년까지는 13년 연속 적자에 허덕였다.

- 싱크탱크인 베리타 연구소(Verite Research and consultant)의 말라티 나이트(Malathy Knight) 연구원은 스리랑카항공이 정부 예산을 소진시키는 주범인 만큼 민영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스리랑카항공은 부활절 테러가 발생했던 2019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발생시키고 있다.


◦ 고물가에도 화폐 더 발행 

- 라닐 위크라마싱하 스리랑카 총리는 정부가 공무원에게 월급을 지급할 여력이 없다며 화폐를 발행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정부는 과거에도 ‘현대적 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이라는 명목하에 화폐 발행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재정 적자에 대응해왔는데, 이는 루피화 가치 하락과 물가상승으로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 2019년 12월~2021년 8월 사이 스리랑카의 통화 공급량은 42%나 증가했으며, 스리랑카 정부는 2021년에 1조 2,000억 루피(한화 약 4조 2,670억 원)의 화폐를 발행하고, 2022년 1/4분기에도 5,880억 루피(한화 약 2조 909억 원)의 화폐를 추가 발행했다. 위크라마싱하 총리는 의회를 설득하여 화폐 발행량을 3조 루피(한화 약 10조 5,494억 원)에서 4조 루피(한화 약 14조 659억 원)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한편, 위라싱게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는 “국민이 높은 물가상승률에 고통받고 있으며, 앞으로 2달 안에 소비자물가상승률(headline inflation)이 40%에 육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월 물가상승률이 이미 29.8%를 기록한 가운데 식품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6.6%나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 구제금융 통한 긴급히 연료 공급 나서

- 5월 18일 라닐 위크라마싱하(Ranil Wickremesinghe) 총리는 세계은행(World Bank)으로부터 구제금융 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2,035억 원)를 긴급 지원받았으며, 이 자금으로 휘발유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위크라마싱하 총리는 ADB도 스리랑카에 공여(grant)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또한, 위크라마싱하 총리는 인도 정부의 신용 한도(credit line) 제공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구매한 휘발유를 실은 유조선 2척이 5월 29일이면 국내에 입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리랑카에서 휘발유가 동이 나면서 주유소들이 문을 닫고, 정부는 연료를 아끼기 위하여 공무원에게 출근하지 말 것을 명령하기도 했다.


☐ 식량 위기 계속 이어질 듯


◦ 비료 부족 아직 해결 안 돼

- 아시아개발은행(ADB, Asian Development Bank) 스리랑카 담당 고문역을 맡기도 했던 믹 무어(Mick Moore) 서섹스(Sussex) 대학교 교수는 스리랑카의 경제 위기가 국제 경제 문제의 여파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정치권이 ‘자발적으로 자초한 낸 인재(man-made and voluntary economic crisis)’라고 꼬집었다.

- 특히, 부디 마람베(Buddhi Marambe) 스리랑카 페라데니야(Peradeniya) 대학교 농학과 교수는 2008년부터 쌀 자급을 이뤄냈던 스리랑카가 쌀이 부족해 수입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고, 외화가 부족해 쌀 수입이 어려워져 식량 위기가 발생한 것은 오로지 정부의 그릇된 유기농 강요 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지적했다.

- 스리랑카 정부는 2021년 4월 화학비료 사용을 금지하고 유기농을 대안으로 농민들에게 강요했는데, 그 결과 쌀 수확량이 급감하고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폭등하는 치명적인 위기를 초래했다. 게다가, 스리랑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난 상태라 화학비료를 수입할 수도 없어 현지에서 ‘얄라(Yala)’라 불리는 5월부터 시작되는 농사철에도 농민들이 화학비료를 사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BC, Sri Lanka defaults on debt for first time in its history, 2022.05.20.

Business Standard, Inflation likely to hit 40% in a few months: Sri Lanka's central bank, 2022.05.20.

EconomyNext, Sri Lanka will control interest rates with OMO, direct bill purchases: CB Governor, 2022.05.19.

CNBC, Sri Lanka economic crisis: Central bank holds key interest rates; reiterates need for more fiscal measures & political stability, 2022.05.19.

Nikkei Asia, Asia's food crisis: Ukraine war triggers chain reaction of shortages, 2022.05.18.

Nikkei Asia, Sri Lanka pushes airline privatization as debt grace period ends, 2022.05.18.

Times of Now, Sri Lanka is printing money to pay salaries but this could cause a further economic implosion, 2022.05.17.

South China Morning Post, Can broke Sri Lanka avoid a ‘disorderly default’ and reach an IMF deal in time?, 2022.05.16.

Nikkei Asia, Sri Lanka meltdown exposes China loan policy: 5 things to know, 2022.05.13.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정부, 디폴트 공식 선언 (2022.05.23)

2. 스리랑카 총리, 13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는 국영항공사 민영화 추진 (2022.05.20)

3. 스리랑카 총리, 공무원 월급 지급 위해 화폐 발행 제안 (2022.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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