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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정보

[금융] 미국-이라크 전쟁과 금융시장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국내연구자료 학술논문 신민영·이한득·조영무 LG경제연구원 발간일 : 2002-10-09 등록일 : 2018-10-05 원문링크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달러화는 약세 후 강세 전환이 예상되며 금리상승은 단기에 그치고 주가는 하락 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의 화약고로 일컬어지는 중동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우려감으로 국제유가는 이미 급등세를 보이면서 9월말에는 WTI 기준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하였다. 세계 원유 매장량의 70%, 생산량의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중동지역에서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세계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다. 전쟁 발생시기는 아직 불분명하지만 대내외 여건을 고려할 때 내년 초에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하에서는 평화적 해결이든 전쟁이든간에 내년 1월 초에는 이라크사태의 결말이 난다는 전제 하에서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국내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살펴 보았다(시나리오에 대해서는 BOX 기사 참조).

 

전쟁 초기 달러약세 불가피

90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략 후 유가가 폭등함에 따라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 두 달 반 동안 약 20% 절하되었다. 이후 점차 회복세를 보이던 달러화는 이듬해 다국적군의 바그다드 공격이 있은 후에 다시 약 한달간 엔과 마르크에 대해 각각 8%와 6.5% 절하되었다. 이후 전쟁이 다국적군의 일방적 공세로 진행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걸프전은 88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달러화의 강세추세를 달러약세로 되돌려 놓는 계기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9.11테러 이후에도 달러화 환율은 2주간 약세를 지속하다가 한 달 만에 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9.11테러가 미국 국민들에게 엄청난 심리적 충격을 주었으나 서서히 그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달러화가 회복된 것이다. 이어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이후의 완만한 달러화 강세는 미국이 곧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승리로 이끌리라는 자신감과 더불어 아프가니스탄이 유전 지대가 아니어서 국제유가 상승요인이 없다는 사실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이 금융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전쟁의 배경과 전쟁 당시의 경제상황 등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지만 미국의 개입과 유가상승이 예견되는 이번 전쟁이 환율에 미치는 효과는 걸프전 때와 유사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시나리오 Ⅱ와 같이 단기간에 종료될 경우, 전쟁 초기 달러화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시장참여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단기적으로 미국 주식시장의 약세가 예상되며, 동시에 달러화가 위험자산으로 인식되면서 달러화 수요가 줄어 달러화는 엔과 유로화 등 여타 국제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지역의 투자자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한 나머지 달러화 표시자산 매입을 주저할 것이라는 점도 이러한 전망을 뒷받침 한다. 그러나 전세가 미국측의 승리로 기울어짐에 따라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하면서 전쟁 이전의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친미정권 수립 등 미국측의 의도대로 전후처리가 마무리됨에 따라 이후 달러화는 오히려 전쟁 이전보다 강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엔화와 상당한 정도의 동조화를 보이고 있는 원화는 단기적으로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띠다가 점차 약세로 전환되는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사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시나리오 Ⅰ이 현실화 된다면 시나리오 Ⅱ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기본 전망에 비해 달러화가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로서(시나리오 Ⅲ), 달러화의 지속적인 약세가 전망된다. 미국경제는 고유가와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침체에 재진입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특히 현재 달러화가 올해 8월 이후 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경상수지적자 및 재정적자 확대, 그리고 미국으로의 국제자본유입 감소 등으로 장기적인 절하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라크와의 장기전은 달러화의 추세적 약세를 야기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교역조건 악화라는 절하요인도 있어 강세폭은 다소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전쟁이 여타 중동지역으로 확대되면서 장기화될 경우(시나리오 Ⅳ) 회복속도가 부진한 세계경제에 결정타가 되어 세계경제는 극심한 경제불안을 겪으면서 국제외환시장 역시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기적인 금리상승 가능성 높아

전쟁 또는 테러 발생시 위험에 민감한 금융자본은 보다 안전한 자산을 찾아 이동한다. 국제적으로는 미정부채 또는 금, 국내적으로는 은행예금 또는 채권형 펀드 등으로의 자금 유입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예측하지 못했던 돌발상황일수록, 사태의 진행상황이 불투명하여 시장의 불안감이 확대될수록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심화된다. 그러나 9.11테러 당시에는 미연준이 두 번에 걸쳐 1%p의 금리인하를 단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이 미국 본토에서 발생함으로 인해 미국채수익률은 그다지 하락하지 않았다.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 우려는 금리 상승과 직결된다. 특히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쟁의 경우에는 그 효과가 더욱 증폭된다. 지난 걸프전의 경우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직후에는 유가가 치솟음에 따라 미국채수익률도 급등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격 직후 유가가 하락세로 반전되면서 미국채수익률도 하락하였다. 

또한 유가 상승은 소비 둔화, 투자 부진으로 이어져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걸프전 당시에는 소비심리가 급속히 냉각되면서 미국의 GDP 성장률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였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지 않은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영향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세계경제의 엔진인 미국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경우 이는 세계경기 악화로 연결되면서 국내경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기방어를 위해 미국이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경기회복 둔화를 우려한 세계 각국이 금리 정책 공조에 나서는 경우 국제금리는 하락 추세를 나타내게 된다. 그러나 동시에 전비 부담 문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걸프전 당시에는 우방국들이 거의 전비를 부담한 반면, 이번 전쟁의 경우에는 미국이 대부분을 부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많게는 1~2천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전비로 인해 미국정부의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국채발행이 늘어나게 되면 미국채수익률은 상승세를 나타낼 수 있다. 

갑자기 발생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또는 9.11테러와 달리 현재 미국과 이라크의 전쟁은 충분히 예상되어 시장에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현재의 금리 수준은 상당 부분 전쟁 발발 및 유가급등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면서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경우 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짐으로 인해 안전자산 선호 현상 완화와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금리상승 압력이 유가 하락에 따른 금리하락 압력에 비해서 클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전쟁이 발발하게 되면 유가 급등으로 인한 단기적인 급격한 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이 단시일 내에 미국의 승리로 종결되는 경우에는 금리는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비지출 및 세계경제 회복으로 인한 경기상승 효과가 시차를 두고 서서히 나타나면서 완만한 금리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반면, 전쟁이 국지전으로 장기간 지속되거나 여타 중동지역으로 확산되는 경우 금리는 단기적인 급등 이후에도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이후 풍부한 시중유동성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사태해결의 지연 또는 확대로 인한 고유가는 비용인상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키고 전세계 금융시장을 공황 상태에 빠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는 장기호재

미국-이라크 전쟁발생 자체는 주식시장에 단기악재-장기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라크 전쟁은 발생 가능성보다는 발생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세계 주식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의 실제 발생은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하여 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걸프전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험을 살펴보면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에 대해서 주가는 크게 하락했으나, 이후 예상되었던 전쟁이 발생한 경우에 주가는 1~3일 정도의 단기하락 후 상승하여 예측가능한 전쟁은 주식시장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걸프전의 경우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입한 이후 미국주가는 하락하기 시작하여 다우존스 지수는 2개월여 만에 17.4%가 하락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이후 이라크가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때까지 미국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10%가 올랐다.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9.11미국 테러사태 직후 급락했던 미국주가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시작되고 알카에다가 항복을 선언할 때까지 약 한달 동안 9%가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의 주가도 유사한 움직임을 나타내어 전쟁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하락하다가 곧바로 상승세로 돌아서거나 전쟁과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쟁이 발생하면 주가는 과거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전세계적인 주가 동조화 현상으로 각국의 주가가 상당히 비슷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발생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나리오 Ⅱ가 현실화될 경우, 일단 전쟁이 발생하면 주가는 전쟁 확산에 대한 불안심리로 하락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 발생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미국의 승리가 가시화되면서 주가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기적으로도 유가하락과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하면서 각국 주가의 동반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국내 주식시장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식시장은 기초 경제여건이 건실하고 다른 나라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정도가 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경우 유가하락,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증가, 전후 복구사업 참여 등 긍정적 효과에 대한 기대로 국내주가는 빠르게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시나리오 Ⅲ) 불확실성 해소에 의한 긍정적인 영향은 단기에 그치는 반면 전쟁확산이나 고유가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은 약세로 반전될 것이다. 특히 인근 중동지역으로 전쟁이 확산되고 원유 생산시설이 파괴될 경우(시나리오 Ⅳ) 고유가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각국 주가는 커다란 폭락사태를 경험할 것으로 보인다. 


돌발사태에 대한 대응책 필요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전쟁의 전개방향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시나리오Ⅱ가 현실화될 경우 전쟁은 국내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엇보다도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대외경제여건이 개선되는 동시에 소비 및 투자가 촉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기업들의 투자위축은 누적된 과잉설비에도 기인하고 있었지만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전쟁의 단기간 종료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루어왔던 기업의 투자를 앞당기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경기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소비는 촉진되나 유가하락으로 물가는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은 유가이다.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세계경제가 호전될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른 수출증가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우리나라 수입의 15.1%(2001년 기준 214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는 원유수입액이 감소하여 경상수지가 상당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2001년 원유도입 규모는 8.6억 배럴에 달하고 있어 만약 국제유가가 1달러만 하락하여도 직접적으로 8억 달러 이상의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기대된다. 또한 전후 복구에 따른 건설수출도 늘어나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실물경기 호조와 더불어 금융시장 안정도 기대된다. 따라서 전쟁 초기의 유가상승에 따른 일시적인 수출부진과 비용상승에 따른 기업들의 수익 악화라는 부정적인 요소가 중장기적인 긍정적 효과에 압도되어 우리 경제는 성장과 국제수지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시나리오Ⅰ의 경우도 정도는 다소 덜하지만 우리 경제에 호의적인 여건을 조성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는 경우 우리 경제는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제가 침체에 빠지면서 개도국의 금융위기가 더욱 악화되는 등 대외 경제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다. 고유가 지속으로 수입은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부진하여 경상수지가 악화될 것이다. 물론 고유가의 혜택을 받는 중동지역으로의 플랜트 수출이 활기를 띠는 등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물가는 상승하고 기업 수익이 악화되는 가운데 실업이 증가할 것이고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어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3~4%대로 낮아질 전망이다. 특히 전쟁이 이웃 국가로 확전되면서 장기화될 경우 전세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게 될 것이고 우리경제 역시 깊은 불황의 골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볼 때 내년 초에 이라크전이 개전되거나 전쟁이 발발하지 않는 것으로 결말지어질 경우 이라크전은 국내경제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는 시나리오 Ⅲ, Ⅳ의 부정적인 효과는 시나리오 Ⅰ,Ⅱ의 긍정적인 효과보다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기업들은 유가상승, 수출부진, 금융불안 등 경제여건의 악화에 대비하는 보수적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돌발사태에 대한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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