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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차르’ 푸틴, 2030년까지 집권 연장… 강한 러시아 추구

러시아 EMERiCs - -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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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러시아 대선: 누구도 의심하지 않은 결과


푸틴 대통령, 5선 출마 발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023년 12월 8일 오랜 침묵을 깨고 차기 러시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군인 훈장 수여식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를 요청하는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NR)’ 출신 군인의 발언에 긍정적으로 화답하였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대선 출마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였다. 푸틴 대통령의 출마 선언 하루 전인 2023년 12월 7일 러시아 여론조사재단(FOM)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70%와 15%는 각각 푸틴 대통령의 차기 대선에 출마와 정권 연장 또는 대통령직이 아닌 정부 고위직 수행을 지지하였으며, 약 8%의 응답자만이 그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고 답변하였다. 전(全) 러시아 여론조사연구센터(VTsIOM)가 동년 12월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78.5%가 푸틴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대답했으며, 75.8%는 푸틴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러시아 역사상 최장기 집권, 최소 2030년까지 임기 확정

러시아연방 건국 이후 여덟 번째로 치러진 이번 대선은 2024년 3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 동안 약 1억 1,230만 명의 국내 유권자와 190만 명의 국외 유권자를 대상으로 러시아 전역과 해외 주재 러시아 공관 및 카자흐스탄 소재 바이코누르(Baikonur) 우주기지, 그리고 우크라이나 내 5개 러시아 점령 지역(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크림반도)에서 일제히 시행되었다. 또한 이번 대선에는 원격 전자 투표가 처음으로 도입되어 사전에 신청한 유권자라면 직접 투표소를 방문하지 않고도 컴퓨터 또는 휴대전화 등 본인의 전자기기로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투표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투표에 앞서 동년 2월 15일 러시아연방 선거관리위원회(중앙선관위)는 무소속인 푸틴 현직 대통령과 더불어 러시아연방 공산당(KPRF) 소속 니콜라이 하리토노프(Nikolay Kharitonov),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소속 레오니드 슬루츠키(Leonid Slutsky), 그리고 현재 러시아연방 하원(국가두마) 부의장인 ‘새로운 사람들(Novye Lyudi)’ 소속 블라디슬라프 다반코프(Vladislav Davankov) 등 4명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확인하였다. 


대선 결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연방 역사상 최대 득표율로 5선에 성공, 2030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중앙선관위는 2024년 3월 21일 보도자료를 내어 푸틴 대통령이 전체 투표수의 87.28%를 득표, 4.31%로 2위를 기록한 하리토노프 공산당 후보를 현격한 차이로 누르고 6년 임기의 대통령에 당선되었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푸틴 대통령의 이번 득표율은 그가 2018년 대선에서 얻었던 77.53%를 경신한 개인 최대 득표율이자 러시아 대선 역사상 전례 없이 높은 득표율이었다. 3위는 3.85%를 득표한 다반코프 ‘새로운 사람들’ 후보가 차지했으며, 슬루츠키 자유민주당 후보는 3.20%로 4위를 기록하였다. 한편 이번 대선 투표율은 2018년 대선의 67.54%보다 약 9.99%p 상승한 최종 77.44%로 집계되었다. 


2008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친 러시아 개헌: 푸틴의 장기집권을 위한 사전 준비 


2008년 개헌, ‘효과적인 정부를 보장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 

1993년 12월 제정된 러시아연방 첫 헌법은 대통령 임기를 4년으로 규정하고 3회 이상 연임을 금지하였다. 2000년 3월 대선을 통해 첫 임기를 시작한 푸틴 대통령은 2004년 3월 재선에 성공, 당시 헌법에 따라 3선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를 의식한 푸틴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중인 2005년 9월 크렘린궁에서 진행된 해외 학자 및 정치분석가들과 비공개 회동에서 헌법을 개정해 다시 대선에 출마, 대통령직을 수행할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2008년 2월의 임기 종료 이후 ‘러시아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사용하고 싶다고도 발언하였다. 


푸틴 대통령의 뒤를 이어 집권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Dmitry Medvedev) 대통령은 2008년 11월 대통령 임기를 4년에서 6년으로 연장하는 개헌안을 하원에 제출하였다. 이후 개헌안은 당시 집권 여당인 ‘통합러시아당(United Russia Party)’이 과반을 장악한 하원에서 85%가 넘는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개헌안을 의회에 제출할 당시 대통령 임기 연장이 ‘효율적인 정부’를 보장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변호하였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3연임 금지만이 명시된 기존 헌법의 맹점을 이용, 자신의 후계자인 메드베데프 대통령에게 정권을 잠시 이양하고 그의 임기 4년(2008-2012) 동안 국무총리직을 수행한 후 2012년 대선을 통해 3선에 성공, 2008년 개헌의 첫 수혜자가 되었다.


2020년 개헌, 푸틴의 이전 임기 무효화…최장 2036년까지 집권 가능 

푸틴 대통령은 네 번째 임기 중반인 2020년 1월, 러시아연방 상·하원 의원 전원이 참석한 연방의회 국정연설 자리에서 기존 대통령 임기의 무효화와 새로운 대통령 임기 제한 및 권한 강화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공식 제안하였다. 개헌안은 동년 3월 하원을 통과한 이후 동년 6월 25일부터 7월 1일까지 일주일 동안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전체 투표수 78.56%의 지지로 최종 채택되었다. 본 국민투표의 투표율은 67.88%로 집계되었다. 본 개헌은 구체적으로 대통령의 3선 이상을 금지한 동시에 현직 대통령의 지난 임기를 무효화하였으며, 행정부(대통령)의 입법부에 대한 거부권 부여 및 사법부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헌을 통해 지난 임기가 무효화되면서, 푸틴 대통령은 2030년 차기 대선 출마 자격을 갖추어 법적으로는 최대 2036년까지 대통령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1952년 10월생으로 2024년 3월 현재 만 71세인 그는 만 83세가 되는 2036년까지 집권한다면 러시아 국가 원수(대통령)로 총 32년을 재임, 근현대 러시아 역사상 가장 장기간 집권했던 국가 원수인 이오시프 스탈린(Joseph Stalin) 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약 31년(1922~1953)의 재임 기록을 뛰어넘을 수 있다.


적수는 없다…야권 후보, 언론인 등 투옥·실종·의문의 사망


2024년의 대선은 반정부 성향 야권 후보의 참여가 원천 봉쇄된 채로 실시, 푸틴 대통령을 위해 고도로 관리된 선거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5년 전 부총리인 야권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Boris Nemtsov)의 암살과 2021년 반정부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Alexei Navalny)의 투옥 이후 러시아 반정부 야권과 시민사회는 극도로 위축되었다. 이에 더해 2022년 2월의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정부는 전쟁에 반대하는 야권 정치인과 시민사회 활동가들을 ‘러시아군에 대한 모욕’ 및 ‘허위 정보 유포’ 혐의로 대거 체포, 투옥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대선에서 푸틴 대통령의 실질적 경쟁자는 없었다. 


반부패·반푸틴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 옥중에서 사망  

2024년 2월 16일 저명한 러시아 야권 지도자 나발니가 북극에 인접한 러시아연방 아먈로-네네츠 자치구(Yamalo-Nenets Autonomous Okrug) 소재 제3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하였다. 교도소 측은 나발니가 당일 야외 산책 이후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은 후 응급 의료 처치에도 소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러시아연방 수사위원회(SK)와 연방교정청(FSIN)의 조사에서도 그의 사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나발니는 수천 명의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년 3월 1일 모스크바 근교의 한 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


나발니는 변호사 출신으로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 단체 반부패재단(FBK)을 통해 러시아 최고위층의 부패를 폭로하였고, 2011년부터 10년 동안 반정부 시위를 조직하여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며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부상하였다. 나발니는 2020년 8월 러시아 국내선 비행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로 긴급 이송, 5개월 동안의 치료 끝에 2021년 1월 러시아로 귀국하였으나 바로 사법당국에 체포되어 극단주의 선동, 횡령, 법정 모독죄 등의 혐의에 대해 30년이 넘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그는 원래 모스크바 인근의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나, 2023년 12월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수형 환경이 가혹하기로 악명높은 제3교도소로 이감되었다. 


나발니와 가까운 러시아 반정부 야권 및 시민사회 활동가들 또한 2022년 이후 투옥되거나 해외로 망명하였다. 나발니의 최측근 일리야 야신(Ilya Yashin)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을 비판했다가 ‘가짜 뉴스’를 유포한 혐의로 2022년 12월 징역 8년 형을 선고받고 투옥되었다. 나발니의 반부패재단 의장이었던 레오니드 볼코프(Leonid Volkov)는 2023년 3월 이후 러시아를 떠나 리투아니아에서 사실상 망명 상태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명한 언론인이자 반정부 활동가인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Vladimir Kara-Murza)는 미국 애리조나(Arizona)주 상원의 초청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하는 화상 연설을 진행한 이후 ‘국가 반역죄’로 투옥, 2023년 4월 징역 25년 형이 확정되었다. 골로스(Golos)의 공동대표인 그리고리 멜코니얀츠(Grigory Melkonyants)는 당국의 허가 없이 ‘불온한’ 외국 시민단체와 접촉하였다는 혐의로 2023년 8월부터 최소 2024년 4월까지 구금 상태에 놓여 있다. 


반정부·반전 성향 후보들은 이번 대선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대표적으로 전 하원의원이자 변호사인 보리스 나데즈딘(Boris Nadezhdin)은 무소속 또는 원외 정당 후보에게 요구되는 10만 건 이상의 지지 서명을 제출하였음에도 대선 후보 등록에 실패하였다. 2024년 2월 8일 중앙선관위는 나데즈딘이 제출한 서명 중 무효 비율이 선거법 허용 기준치 5%를 초과하였다는 이유로 그의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을 거부하였다, 이후 러시아연방 대법원은 동년 2월 21일 나데즈딘이 제기한 서명 재검토 소송을 기각, 그의 대선 출마를 최종적으로 불허하였다. 나데즈딘은 원외 정당인 중도 자유주의 ‘시민 이니셔티브(Grazhdanskaya Initsiativa)’ 소속으로, 지지 서명 모집이 허용된 예비 후보 중 유일하게 우크라이나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였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에 맞서 반정부 성향 유권자들을 결집할 수 있는 ‘진정한’ 야권 후보로 여겨졌다. 나데즈딘 외에도 중앙선관위는 2023년 12월 30일 ‘서류상의 심각한 오류’를 이유로 반정부 성향 언론인이자 변호사인 예카테리나 둔초바(Yekaterina Duntsova)의 대선 예비 후보 등록을 거부하였다. 

푸틴 외 출마 후보 현황  및 득표율
반정부 야권 후보의 출마가 원천 봉쇄된 가운데, 중앙선관위에 정식으로 등록된 3인의 야권 후보는 전원 크렘린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우호적인 원내 야당 소속 의원들로 푸틴 대통령에 적극적으로 반대하는 선거 운동을 자제하거나 오히려 현 정부를 지지하였다. 이번 대선 후보 중 최고령(75세)인 하리토노프 공산당 후보는 지난 2004년 대선에도 출마한 바 있으며, 대선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통해 이번 대선의 목표가 선거를 통한 국민의 단합과 전 전선에서의 승리라고 밝혔다. 슬루츠키 자유민주당 후보는 러시아 국민의 생활 수준과 사회보장 향상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면서도 자신에 대한 투표가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중도 우파 성향 ‘새로운 사람들’ 다반코프 후보는 언론 검열 철폐와 언론인에 대한 불체포 특권 도입 등 일부 자유주의적인 공약을 선보였으나, 러시아의 이익에 부합하는 우크라이나전 종전과 강하고 독립적인 러시아 건설을 지지하는 등 크렘린에 우호적인 성향 또한 드러냈다. 대선 개표 결과 하리토노프, 다반코프, 그리고 슬루츠키는 3~4%대의 득표율로 나란히 2-4위를 기록, 역대 최대 득표율(87.28%)을 달성한 푸틴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다반코프 후보는 일부 중·동유럽과 소련 출신 국가에 설치된 재외국민(부재자) 투표소에서 푸틴 대통령에 앞선 득표율을 기록하였다.

‘위대한 황제는 영토를 확장한다’…우크라이나 전쟁 전망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미승인국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NR)’의 러시아 편입을 지지하며 사실상 우크라이나 침략을 선언한 2022년 2월 24일의 특별 담화에서 우크라이나가 ‘역사적인 러시아(historical Russia)’의 일부였다고 주장, 그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면 부정하였다. 그는 2024년 2월 8일 보수적인 미국 폭스뉴스(Fox News) 출신 언론인 터커 칼슨(Tucker Carlson)과 인터뷰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역사적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였다. 우크라이나가 소련 시절 만들어진 ‘인공적인 국가’이며 원래 러시아의 일부였다는 푸틴 대통령의 주장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적극적인 영유권 주장으로 이어졌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4개 러시아 점령지를 포함하는 동남부 지역을 제정 러시아 시절의 명칭인 ‘노보로시야(Novorossiya)’로 부르며 수복해야 할 영토로 규정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에 대해서도 당시 소련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불법적으로 할양한 땅이라는 역사 인식을 여러 번 나타낸 적이 있다. 2024년 3월 12일, 일부 러시아 하원의원들은 크림반도 강제 합병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그 관할권을 우크라이나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Ukrainian SSR)으로 이양한 러시아 소비에트 연방 사회주의 공화국(RSFSR)의 1954년 결정을 소련 헌법을 위반한 ‘정치 범죄’로 규정, 이를 무효화하는 법안을 제출하였다. 

또한, 푸틴 대통령의 제국적 야망 실현에 민주적인 우크라이나가 위협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하인 고먼스(Hein Goemans) 미국 로체스터 대학교(University of Rochester) 정치학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소련 출신 국가들의 민주화와 서방 연계 강화를 자신의 체제에 위협으로 인식, 이를 적극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였다고 분석하였다. 그는 이러한 관점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목적이 단순히 영토 확장이 아닌 우크라이나 내 권위주의적인 친러시아 정권의 수립에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조지아와 몰도바 미승인국들도 러시아 편입 시도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는 조지아와 몰도바 내 친러시아 성향 분리주의 미승인국과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23년 8월 전 대통령인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위원회 부의장은 조지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에 대항해 러시아가 조지아 내 미승인국인 압하지야(Abkhazia)와 남오세티야(South Ossetia)를 합병할 수 있다고 경고하였다. 이후 동년 10월 5일 압하지야 대통령 아슬란 브자니아(Aslan Bzhania)는 러시아 정부와 자국 내 흑해 연안 오참치라(Ochamchira) 일대에 러시아 해군의 영구 주둔 기지를 건설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2024년 3월 17일 남오세티야 의회 의장인 알란 알보로프(Alan Alborov)는 러시아 측과 남오세티야의 러시아 편입 가능성을 포함한 양자 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아 정부는 러시아의 두 미승인국 접촉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였다.

러시아는 몰도바의 EU 가입 추진에 맞서 그 역내 미승인국 트란스니스트리아(Transnistria)에 대한 개입 의지를 밝히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2024년 2월 28일 트란스니스트리아의 공개적인 개입과 보호 요청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트란스니스트리아 내 러시아 시민의 이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정부는 이번 대선을 위해 트란스니스트리아 내에 허가되지 않은 6개의 투표소를 설치, 이 지역을 자국 영토처럼 여기는 모습을 보여 몰도바 정부와 첨예하게 대립하였다. 트란스니스트리아는 몰도바와 우크라이나 사이라는 지리적 위치와 1,500명 규모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존재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의 추가적 군사 개입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지적 받아 왔다. 

러시아는 최근 분리주의 움직임이 없었던 몰도바 내 자치령과도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2024년 3월 6일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남부 소치(Sochi)를 방문한 에브게니아 구출(Evghenia Guțul) 가가우지아(Gagauzia) 주지사를 면담하였다. 구출 주지사는 면담 이후 몰도바의 가가우지아 자치권 훼손을 비난하며, 푸틴 대통령이 가가우지아의 자치권과 주민에 대한 지지와 보호를 약속하였다고 주장했다. 가가우지아는 전체 인구의 약 84%가 동방 정교를 믿는 튀르크계 가가우즈(Gagauz) 민족으로 구성된 몰도바 남부의 자치령(autonomous territorial unit)으로, 1994년 고도의 자치권을 매개로 몰도바 중앙정부에 복속하였다.

높은 지지율로 권력과 침략 정당화…‘강한 러시아’ 추구
푸틴 대통령은 2024년 3월 18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승리를 자축하며 자신의 정권과 우크라이나 침공(‘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러시아 국민의 지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또한 중국과의 국제적 연대를 강조하고 러시아를 억압하려는 서방의 시도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역설하였다. 같은 날 저녁 푸틴 대통령은 모스크바 시내에서 열린 크림반도 강제 병합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내 점령지가 ‘역사적 조국’으로 귀환했다면서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육로로 잇는 새로운 철도 부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선 전인 2020년 9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당시 개헌의 의미를 푸틴 대통령이 2014년 이후 추진한 공세적이고 개입주의적인 러시아 대외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고, 나아가 그의 제국적 야망을 실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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