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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 카라바흐 장악 아르메니아계 주민 탈출 러시

아르메니아 / 아제르바이잔 EMERICs - - 202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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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나고르노-카라바흐 완전 장악


아제르바이잔, 군사작전 실행 다음날 주권회복과 승리 선언

2023년 9월 19일 아제르바이잔군이 대테러 작전이라는 명분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Nagorno-Karabakh) 지역의 미승인국 아르차흐 공화국을 공격했다.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적으로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로 인정받고 있으나, 해당 지역에 거주 중인 약 12만 명에 달하는 아르메니아인들은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아르차흐 공화국 수립을 선포한 후 아르메니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아제르바이잔군은 아르차흐 측에 백기 투항할 것과 불법 정권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였다. 아제르바이잔 측은 아르메니아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연결하는 유일한 육로인 라친회랑을 9개월 간 봉쇄하였다가 전격적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공격한 후 주권을 회복하였다고 밝혔다. 일함 알리예프(Ilham Aliyev)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카라바흐군이 항복한 이후 아제르바이잔군의 용맹함을 칭송했다.


공격이 시작된 후 아르메니아는 아제르바이잔을 비난하였을 뿐 별다른 지원을 제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메니아 관료들은 민간인 7명을 포함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했다고 보고했지만,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아르메니아 인권 담당관에 따르면 사망자는 최소 200명, 부상자는 4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점령하자 아르메니아 수도인 예레반(Yerevan)에서는 이번 사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니콜 파시니안(Nikol Pashinyan) 아르메니아 총리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해당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석했다.


인종 청소 위협 느끼는 아르메니아계 주민들, 대탈출 행렬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점령하자 해당 지역에 거주하던 아르메니아인들은 탈출을 시작했다. 파시니안 총리는 아르메니아인들이 인종청소를 당했다며 아제르바이잔을 맹비난했다. 카타르 매체인 알 자지라(Al Jazeera)의 기자는 미승인 국가인 아르차흐 공화국의 수도였던 스테파나케르트(Stepanakert)를 방문하여 해당 도시가 완전히 버려졌다고 전했다.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점령하기 전 스테파니케르트에는 5만 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는 유령도시와 같이 변했다고 알 자지라는 전했다. 2023년 10월 1일 아르치흐 공화국 비상사태부는 현재 소수의 주민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재통합 계획을 밝혔다. 알리예프 대통령을 비롯한 아제르바이잔 고위 관료들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방문하여 현장을 확인하고 지역 안보 관련 업무가 아제르바이잔 내무부로 이관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서는 아제르바이잔의 화폐인 마나트(manat)가 통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소련 붕괴하며 본격 갈등 시작

소련, 대다수가 아르메니아인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아제르바이잔에 귀속시키되 자치권 인정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갈등의 기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소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소련 중앙 당국은 1923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거주민 대부분이 아르메니아계였음에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아제르바이잔 자치공화국에 편입시켰다. 소련 당국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르메니아인들의 자치권을 인정하였으나, 아르메니아인들은 아제르바이잔 자치 공화국이 자치권을 제한한다며 중앙정부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후 소련 붕괴가 가시화되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싸고 아르메니아 자치공화국 ·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르메니아인들과 아제르바이잔 자치공화국 간에 전쟁이 발발했다. 이를 1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이라고 한다. 1991년 소련 내 아르메니아 자치공화국과 아제르바이잔 자치공화국이 독립을 선포하면서 신생 독립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아제르바이잔에 편입되었으며, 국제적으로도 아제르바이잔의 영토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인들은 아제르바이잔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였으며, 아르메니아,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한편 아르메니아는 공식적으로 아르차흐 공화국을 주권국가로 인정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세기 동안 이어진 대학살의 역사
대제국의 변경이었던 남부 코카서스 지역에서는 역사적으로 대규모 대학살이 여러 차례 발생하였다. 1차 세계대전 중이었던 1915~1916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아르메니아인들이 대학살을 당했다. 오스만 제국은 아르메니아인의 저항과 첩차 활동을 근거로 아르메니아인들을 학살하였으며, 이로 인해 많은 아르메니아인들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으로 이주했다. 1918년 3월에는 아제르바이잔인들을 대상으로 집단 학살이 자행되었으며,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Baku)에서도 아르메니아인들을 대상으로 데량 학살이 발생했다. 1920년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도시인 슈샤(Shusha)에서도 학살이 발생하여 아르메니아인 3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소련 붕괴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 간 갈등이 첨예화되었으며, 1992년 초에도 양국 간 대규모 학살이 이어졌다. 1990년대에만 사망한 사람의 수는 약 3만 5,000명에 달하며, 11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2020년 제 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이 발발했고 아르메니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나고르노-카라바흐는 많은 영토를 아제르바이잔에 넘겨주며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맺었다.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의 연대

튀르키예, 같은 튀르크계 국가인 아제르바이잔 지지
튀르키예 대통령과 정부는 아제르바이잔의 행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9월 19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Recep Tayyip Erdogan) 튀르키예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의 군사 작전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튀르키예가 아제르바이잔과 하나의 민족, 두 개의 국가라는 모토 아래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제르바이잔의 영토적 온전성을 옹호한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외교부도 이번 아제르바이잔의 군사 작전이 오랫동안 지속된 공격과 도발로 촉발된 것이며, 아제르바이잔이 자국의  주권 영토 안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튀르키예는 경제적, 군사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에서 아제르바이잔을 지지해왔다.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2차 나고르노-카라바흐 전쟁)에서 튀르키예는 아제르바이잔에 드론 등 첨단 무기를 제공하면서 아제르바이잔을 도왔다. 일각에서는 나고르노-카라바흐가 산악 지역이기 때문에 튀르키예가 아제르바이잔에 공급한 드론이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아제르바이잔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면서도 양국 간의 갈등은 당사자간의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포괄적인 협상 과정을 지속하는 것이 해당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 및 영구적인 안정을 확립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튀르키예 참석 불발에 아제르바이잔, 분쟁지역 논의 5자 회담 불참 선언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를 재점령한 이후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에서 유럽연합(EU) 정치공동체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본래 해당 회의에서는 샤를 미쉘(Charles Michel) 유럽 상임의장, 파시니안 총리, 엠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 알리예프 대통령이 참여하여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와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간 평화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알리예프 대통령은 위 다자 회담에서 반아제르바이잔 정서가 팽배해 있다는 이유로 참가를 거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감기를 이유로 회담에 불참했다. 이에 파시니안 총리는 알리예프 대통령과 아제르바이잔 측을 비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조셉 보렐(Josep Borrell)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번 회담에 불참한 아제르바이잔과 튀르키예를 힐난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아제르바이잔과 아제르바이잔의 지지국인 튀릐키예가 이번 회담에 불참한 것이 유감이며, 이번 회담으로 갈등이 고조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아르메니아, 러시아 의존 안보 전략의 변경 가능성 시사

아르메니아 총리, 러시아에 나고르노-카라바흐 충돌 책임론 제기
9월 24일 파시니안 총리는 나고르노-카라바흐인들의 이주에 관하여 언급하면서 러시아가 아르메니아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러시아를 비난했다. 파시니안 총리는 대국민연설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아르메니아인들이 자신의 고향에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적절한 조건이 형성되지 못하고, 인종 청소를 막을 효과적인 방안의 즉각적인 준비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아르메니아인들은 고향을 떠나는 것이 자신의 삶과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파시니안 총리는 이번 사태 악화의 책임이 전적으로 아제르바이잔과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내 평화유지 임무에 실패한 러시아에 있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파시니안 총리는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아르메니아의 외부 위협을 막는 데 충분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파시니안 총리는 아르메니아 정부가 나고르노-카라바흐로부터 입국하는 형제와 자매를 수용하고 그들을 전면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아르메니아는 독립 이후 안보와 경제를 모두 러시아에 크게 의존해 왔다. 아르메니아와 러시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아르메니아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구기운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와 공동 시장 출범을 위해 수립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Eurasian Economic Union)의 회원국으로 가입되어 있다. 지난 2020년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러시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의 휴전을 중재하였으며, 지역 평화를 위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고, 러시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3자 간 협력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결국 아제르바이잔이-나고르노 카라바흐 지역을 재점령하자 파시니안 총리는 러시아에 지나치게 의존한 것이 실수였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관계 악화
나고르노-카라바흐 문제로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간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아르메니아가 국자형사재판소(ICC)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10월 3일 총원 60명인 아르메니아 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여당인 시민계약당(Civil Contract party)은 ICC 가입에 찬성하였으며, 22명 만이 ICC 가입에 반대했다. 전(前)대통령들이 이끄는 주요 야당 2곳은 정부의 ICC 가입 결정이 아르메니아의 가장 가까운 이웃 국가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의회에서 ICC 가입 조약이 비준된 이후 바간 하차투리안(Vahagn Khachaturian) 아르메니아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해당 법안이 발효되었다. ICC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납치한 혐의로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itin)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아르메니아의 ICC 가입이 확정되며 아르메니아 당국은 아르메니아 영토 내에서 푸틴 대통령을 공식적으로 체포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러시아 측은 아르메니아의 ICC 가입안이 비준되자 비난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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