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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나이지리아, 여당 후보 당선...야권은 부정선거 의혹 제기
나이지리아 EMERICs - - 2023/03/10
☐ 나이지리아 대선, 여당 후보 승리
◦ 나이지리아 선관위, 여당 후보의 대선 승리 발표
- 2023년 2월 25일 치러진 나이지리아 대통령 선거 결과가 3월 1일 발표되었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집권 범진보의회당(APC) 후보인 볼라 티누부(Bola Tinubu)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최종 발표했다. 티누부 당선인은 총 879만 표를 얻어 득표율 36.6%를 기록했다. 경쟁 후보인 아티쿠 아부바카르(Atiku Abubakar)와 피터 오비(Peter Obi)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29.1%와 25.4%였다.
- 나이지리아 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에 당선되려면 전체 후보자 중 가장 많은 표를 얻는 동시에 전체 36개 주 가운데 24개 주 이상에서 최소 25% 이상 표를 얻어야 한다. 선관위는 29개 주에서 25%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티누부 당선자가 이 조건도 충족했다고 밝혔다.
- 이번 대선의 투표율은 29%로 나이지리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대선 투표율은 35%였다.
◦ 박빙이었던 선거에서 티누부 당선인은 역대 최저 득표로 당선
- 이번 대선은 1979년 이후 가장 치열했던 선거로 평가된다. 879만 표를 얻어 당선된 티누부 당선인은 나이지리아에 민주적 선거가 시작된 1999년 이후 당선인 중 가장 적은 표를 얻었다. 지난 2019년 대선에서 무함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는 1,519만 표를 얻어 득표율 55.6%를 기록했다.
- 나이지리아 36개 주 가운데 티누부 당선인이 승리한 주는 12개 주며, 아부바카르 후보와 오비 후보도 각각 12개 주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이로써 티누부 당선인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적은 지역에서 승리하고도 당선되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2019년 대선에서 부하리 대통령은 총 19개 주에서 승리했다.
☐ 개표 과정에 대한 의혹과 재선거 요구 제기
◦ 개표 과정에서 문제 발생하며 선거의 신뢰성 훼손
- 개표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발생해 개표가 지연되면서 선거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이번 선거에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생체 인증 및 전자 집계 시스템 등이 도입되었으나, 개표 결과가 제대로 전송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선거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일을 지나 2월 26일까지 투표가 이루어지거나, 물류 문제로 투표함이 개표소로 제때 전달되지 못하면서 2월 26일까지 단 1개 주에서만 투표 결과가 발표되고 나머지 지역에서는 개표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도 발생했다.
- 투표 관리인이 불참하거나, 무장 괴한이 투표소를 습격해 투표용지를 훼손하는 등의 사건도 발생했다. 나이지리아 최대 도시인 라고스(Lagos)에서도 여러 군데의 투표소가 습격을 받아 해당 투표소의 표가 모두 무효화되기도 했다.
◦ 야당 후보들, 선거 불복 선언하며 재선거 요구
- 개표 과정에서 문제가 속출하자 야당 후보들은 즉각 선거 부정 의혹을 제기했다. 2월 28일 아부바카르 후보의 국민민주당(Peoples Democratic Party)과 오비 후보의 노동당은 정부가 선관위와 작당하고 개표 과정에서 부정 행위가 저질러졌다고 주장하며 재선거를 요구했다. 야권은 개표소 17만 6,000곳의 개표 결과가 선관위 웹사이트로 전송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특히 오비 후보는 자신의 승리를 도둑맞았으며 이를 국민 앞에서 증명해 보이겠다고 주장했다. 오비 후보 측은 개표소의 실제 개표 결과와 차이를 보이는 선관위 홈페이지의 개표 결과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 아부바카르와 오비 후보는 선거 결과에 대해 법적 절차를 밟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야당 소속 주지사가 재임하고 있는 6개 주정부 또한 대법원에 대통령 선거 결과 무효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결과가 발표되고 21일 내로 대법원에 제소해야 한다.
☐ 티누부 당선인, 대통령에 취임하더라도 정통성에는 타격
◦ 야권의 반발에도 티누부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
- BBC는 야권이 선거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에 제소하더라도 실제 판결이 나오기까지는 8개월 이상이 걸리는 만큼 5월로 예정된 티누부 당선인의 취임 이전에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았다. BBC는 또한 선거 관리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가 의도적인 것이었으며 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 입증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예미 캔디데 존슨(Yemi Candide Johnson) 나이지리아 변호사는 야권이 주장하는 대로 전자 개표 상에 문제가 있었더라도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충분한 물증 없이 개표 절차 위반만으로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 그러나 전자 개표가 이루어진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 결과를 뒤집을 증거를 찾기가 과거 선거보다는 쉬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나이지리아 역사상 대선 결과가 바뀐 적은 없지만 주지사 선거 결과가 바뀐 적은 있다. 실제로 오비 후보는 2003년 지방 선거에서 아남브라(Anambra) 주지사 선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했고, 2006년 법원 판결로 기존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기도 했었다.
◦ 티누부 당선인, 역대 나이지리아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
- 케이프타운 대학교 명예교수인 카를로스 로페스(Carlos Lopes)는 2억 2,000만 명이 넘는 나이지리아인 중 단 879만 명이 티누부 당선인에게 표를 던졌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를 지지하지 않거나 반대하는 2억 1,300만 명의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나이지리아 언론 프리미엄 타임스(Premium Times)는 1999년 이후의 역대 대선에서 가장 적은 표를 얻고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가장 적은 주에서 승리한 티누부 당선인이 나이지리아 민주주의 역사상 가장 인기가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무슬림인 부하리 현 대통령에 이어 무슬림인 티누부가 승리함에 따라 남부 출신 기독교도와 북부 출신 무슬림이 번갈아 가며 대통령이 된다는 나이지리아의 암묵적 규칙이 깨졌다. 티누부 당선인은 남부 출신이나, 북부 출신 무슬림을 부통령으로 지명했다. 글로벌 위기관리기업인 베리스코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의 무자히드 두르마즈(Mucahid Durmaz) 선임연구원은 지역과 종교 집단 사이 권력 순환의 원칙이 깨진 것은 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감수 : 이진상 한국뉴욕주립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BC, Peter Obi and Atiku Abubakar vow to challenge Nigeria election result, 2023. 03. 07.
France 24, Six Nigerian states challenge election result in Supreme Court, 2023. 03. 03.
BBC, Can Nigeria's election result be overturned?, 2023. 03. 04.
Premium Times, Data Story: The dynamics that make Nigeria’s 2023 presidential election consequential, 2023. 03. 04.
Al-Jazeera, How violence robs Nigerians of their votes, 2023. 03. 02.
AP, Nigeria president-elect faces vote doubts, poverty, violence, 2023. 03. 02.
DW, Nigeria's election results leave country more divided, 2023. 03. 01.
France 24, Nigeria opposition dismisses ‘sham’ election as ruling party’s Tinubu takes lead, 2023. 02. 28.
France 24, Presidential election results only announced for one of Nigeria's 36 states, 2023.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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