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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몰디브의 관광 기반 경제: 현황과 문제점 분석

몰디브 Dr. Bama Dev Sigdel People’s Campus Center for Policy Studies and Rural Development Visiting Professor (Economics)/Senior Researcher 2023/02/08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몰디브는 인도 아대륙 남부 인도양의 90km2 해역에 산재한 약 1,200개의 산호섬으로 구성된 열도 국가이다. 원 모양으로 군집되어 있는 몰디브의 섬들은 남북으로 750km, 동서로 12km 길이에 걸쳐 뻗어있다. 몰디브에서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는 북부로 600km 떨어진 인도, 북동부로 670km 떨어진 스리랑카이며, 이처럼 대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위치적 특성상 몰디브는 남아시아 전역의 정치·사회적 물결로부터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Nafiz, 1988).

몰디브의 인구 중 다수는 경제활동에 종사하고 있고, 특히 여성의 노동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하지만 토양 대부분의 염도가 너무 높아 경작용으로 적합하지 않기에 열대과일 재배도 제한적으로만 이루어지는 몰디브는 주식인 쌀조차 전량 수입하는 등 수입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제를 지니고 있다. 현재 몰디브 경제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부문으로는 관광업과 어업, 그리고 그 뒤를 잇는 수송업을 들 수 있고, 이들 세 부문이 몰디브의 상품 및 서비스 수출액 중 대부분을 차지한다.

몰디브의 관광 기반 경제
몰디브는 관광업의 견실한 성장, 그리고 어업과 여타 관광업 관련 활동에서 나오는 수익을 바탕으로 2011년을 기해 최빈국에서 중간소득국가 지위로 한 단계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Asian Development Bank, 2015). 현재 몰디브는 실질 구매력을 기준으로 남아시아 지역에서 최고 수준의 국민총소득(GNI)을 자랑하며, 지난 40여 년에 걸쳐 꾸준히 지속된 경제성장 기조도 최근 15년간 더욱 가속화되었다(May, 2016). 지난 45년간 몰디브가 중간소득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경제성장을 견인한 것은 여타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관광객 유치로, 몰디브 정부는 자국 영토 내에 산재한 여러 섬 지역을 관광 자산으로 활용해 1972년부터 일부 섬에 호화 호텔과 리조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몰디브는 열도 국가로서의 지리적 특성과 인구의 분산이라는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상당한 수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다. 몰디브의 실질 GDP 상승률은 1986~2014년 평균 7.4%(Asian Development Bank, 2015), 2000~2019년 5.7%에 달했고, 1인당 실질소득도 1995년의 5,539달러(한화 약 690만 원)에서 2019년에는 1만 208달러(한화 약 1,270만 원)로 뛰어올랐다. 특히 관광업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하기 전까지 몰디브 GDP의 거의 3분의 1, 정부 예산 수입의 거의 절반, 총지출액 중 80% 이상을 담당하는 효자 부문으로 활약했다(The World Bank, 2022).

관광업은  몰디브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으면서 국가 경제 및 인프라 개발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고, 특히 여러 섬을 연결하는 수송로와 지역별 공항을 건설하는 동기가 되었다. 이러한 관광업이 몰디브에 가져온 직접적 혜택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관광 분야 건설 수요 증가를 들 수 있고, 간접적으로는 유관 경제 부문인 통신업 및 수송업 부문 활동 증대나 수공업의 부활이라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에 더해 관광세, 리조트 건물 및 토지 임대료, 로열티 등 관광업에서 파생되는 세입이 몰디브 정부 수입의 20% 이상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관광은 정부의 재정 정책과 경제 개발 지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의 내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몰디브는 관광업 및 유관 부문의 경제적 비중이 매우 큰 나라이다. 2019~2020년을 기준으로 관광업 부문은 몰디브 GDP에서 약 26%를 담당했고, 관광업과 긴밀한 관계에 있는 수송업 및 통신업이 13%의 비중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그 뒤를 공공행정(8%), 도·소매업(7%), 부동산업(6%), 건설업(6%) 등이 따랐다(UNDP, 2020).

한편 각 섬에 리조트 하나씩만을 둔다는 몰디브 고유의 ‘한 섬당 리조트 하나(One Island, One Resort)’ 전략도 몰디브가 호화 관광지로서의 명성을 높이고 해외 투자를 다수 유치하는 데 도움을 주었고, 그 결과 고급화 관광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며 몰디브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자산이 되었다. 몰디브가 유치한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2014년의 3억 3,300만 달러(한화 약 4,100억 원)에서 2019년에는 5억 6,500만 달러(한화 약 7,000억 원)로 증가했고, 이렇게 몰디브로 들어오는 해외 투자 자금은 대부분 여행, 관광, 접객 관련 사업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Najeeb, 2020).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한 몰디브의 관광업계 동향
몰디브의 관광업 부문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인 확장세를 이어왔다. 2020년 3월 말을 기준으로 몰디브에서 운영 중이던 관광업소는 총 955개소로, 여기에는 리조트 155개소, 호텔 13개소, 게스트하우스 624개소, 사파리호텔 158개소가 포함된다(MMA Statistics Database, 2020). 참고로 이 중 2019년에 새로 개업한 리조트는 15개소, 2020년 1월에 개업한 리조트는 3개소로 집계된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몰디브 전체 근로인력 중 20% 이상이 종사하는 관광업 부문은 2020년 한 해동안 8%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2020년 1월에만도 전월에 대비해 늘어났던 관광객 수는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이후 2월에 13.2%, 3월에는 60%의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고, 몰디브 정부가 팬데믹에 대응해 여행을 제한하고 2020년 3월 말에는 아예 국경을 폐쇄하는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3월 기준 숙박업소 입실률은 35.6%에 그쳤다. 이처럼 관광업이 부진하면서 몰디브는 사상 최대 규모의 대량 해고 사태를 맞았으나, 몰디브 정부의 경기 부양책 덕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당초 예상에 비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이에도 불구하고 여러 호텔과 리조트에서 인력을 감축하거나 급여를 삭감하면서 관광업계 전반에 악영향이 나타나는 일은 막을 수 없었고, 이와 함께 관련 업계의 휴·폐업 장기화로 인한 고용 불경기 문제도 대두되었다(Ministry of Economic Development, 2021).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관광업 부진은 몰디브의 2020년 GDP가 전년 대비 33.5%라는 사상 최대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핵심 원인이 되었다(Asian Development Bank, 2022). 하지만 이와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몰디브는 2021년 기준 31.61%의 GDP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제적 반등에 성공했는데, 그 배경에는 관광업 실적의 회복, 그리고 2021년 말까지 접종률이 88%에 달할 정도로 신속히 진행된 백신 보급이라는 요소가 존재한다.

몰디브 관광업 부문의 문제점
자체 보유 자원이 빈약한 몰디브는 관광객용 호텔과 리조트를 짓는 데 쓰이는 건설 자재와 장비를 비롯해 관광 서비스 및 설비 개발과 유지에 필요한 핵심 물자 모두를 수입에 의존한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로는 관광업 한 부문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국가 경제 전반으로도 확산되는 이른바 승수 효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높은 수입 의존도, 관광업 부문의 높은 외국인 근로자 비율,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출 기업의 소유권과 관리 및 운영 과정에 행사하는 영향력 등은 모두 몰디브에서 창출되는 관광 수입 중 상당 부분이 국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불러오는 요인이다.

아울러 관광업 개발이 몰디브의 수도 말레(Male) 주변에 과도하게 집중되면서 수도 섬과 지방 산호섬 간 소득 격차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문제에 대한 인식은  이미 30년도 전에 진행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에서는 “몰디브의 관광 부문 개발은 중앙집중화 현상의 완화가 아닌 심화라는 결과를 불러왔으며, 이에 따라 자국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산 가치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반면 외곽에 위치한 섬 지역의 실업 문제를 감추는 효과를 냈다”라고 평가된 바 있다(Sathiendrakumar & Tisdell, 1989). 이에 더해 해상 수송업의 발전 수준이 떨어지고 국내 숙련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해외 관광객 위주의 고급형 관광을 제외한 여타 분야로의 민간 투자를 저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게다가 몰디브의 관광업은  자연환경에 의존하기에 각종 환경 문제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있으며, 한 연구에서는 몰디브의 환경 문제가 관광 산업의 지속가능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Hall, 2000). 몰디브를 구성하는 섬들은 대체로 해수면으로부터의 고도가 2m에 미달할 정도로 낮고 평탄한데, 이와 같은 특성을 지닌 작은 열도 국가의 관광업이 기후변화 문제에 특히 취약하다는 사실은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이미 몰디브의 관광 리조트 중 45%에서 해안 침식 사례가 보고되었다는 점은 ‘태양과 바다, 모래(Sun, Sea, and Sand)’를 표어로 내건 몰디브의 관광 상품이 앞으로 맞이할 수 있는 위기를 암시하며, 해수면 상승과 해안 침식이라는 양대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몰디브가 지닌 해안의 넓이와 질을 훼손하는 사태를 적극적으로 막지 못한다면 관광 요충지로서의 몰디브의 입지가 흔들리게 될 수도 있다(Bank & Bank, 2021). 이외에 담수의 양과  질 수준의 지속적 하락,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현지 식물 생태계 훼손 등도 점차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문제이다.

결론: 몰디브가 앞으로 나아갈 길
지구온난화와 환경 비친화적 관광 활동의 위협에 직면한 몰디브는 단순히 관광업뿐만 아니라 국가 자체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맑고 푸른 바다와 백사장, 해양 생태계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와 같은 장기적 지속가능성 확보 노력은 경제적, 환경적, 사회적 측면을 비롯한 관광업의 모든 차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CHEE & Chan, 2016). 특히 2021년 하반기부터 몰디브로의 관광객 유입이 다시 증가하면서 동년도 GDP 성장률이 전년대비 31%로 반등한 만큼, 관광업 지속가능성 확보는 더욱 시급한 과제로 다가왔다.

관광업에 대한 과잉 의존과 경제 부문 다변화 수준 미비는 외부적·거시경제적 충격에 대한 몰디브의 취약성을 크게 늘리는 요인이다. 따라서 몰디브가 관광업 성장을 더욱 가속화함과 동시에 여타 경제 부문의 발전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 증대를 통해 건설 활동을 촉진하고 생산성 증진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시끌벅적한 인파로부터 벗어나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몰디브 정부의 홍보 전략에도 불구하고 몰디브로 유입되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현지에서의 실제 경험이 기대와는 사뭇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관광객의 방문지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며, 이는 관광객 유치가 중대 과제인 몰디브 정부 입장에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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