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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레바논, 경제난 속 대통령 선출 실패하며 정치 위기 장기화 전망

아프리카ㆍ 중동 기타 EMERiCs - - 2022/10/07

☐ 레바논 의회, 차기 대통령 선출 합의 불발


◦ 레바논 의회, 차기 대통령 선출 실패

- 9월 29일 레바논 의회는 미셸 아운(Michel Aoun) 레바논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취임할 차기 대통령 선출에 실패했다. 레바논은 대통령을 의회에서 선출하며, 아운 대통령의 임기는 10월 31일에 끝난다.

- 미셸 모아와드(Michel Moawad)와 살림 엣데(Salim Edde) 후보는 전체 의원 128명 중 122명이 참여한 표결에서 각각 36표와 11표를 받아 대통령 선출에 필요한 의원 3분의 2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 나머지 의원은 기권하거나 무효표를 던졌다. 이에 나비흐 베리(Nabih Berri) 레바논 의회 의장은 다음 선거 일정은 정하지 않은 채 정당 간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 정당 간 합의 부재로 인해 차기 대통령 선출 전망 불확실 

- 레바논 대통령은 관례적으로 마론파 기독교도들 중에서 선출된다. 이번 표결에서 대통령 선출이 실패한 배경에는 마론파 정당이 레바논의 주요 시아파 정치세력이자 무장집단인 헤즈볼라(Hezbollah)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으로 분열된 것이 거론된다. 반(反)헤즈볼라 성향 마론파 정당인 레바논의 힘(LF, Lebanese Force) 소속 모아와드 후보는 친(親)헤즈볼라 성향으로 아운 대통령이 이끄는 자유애국운동(FPM, Free Patriotic Movement)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 한편 헤즈볼라와 FPM 그리고 친헤즈볼라 성향의 아말(Amal) 소속 의원 40명이 2차 투표가 이루어지기 전에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의회장을 빠져나갔다.


☐ 지난 총선 이후 계속되는 정치적 교착 상태, 대통령 선출 불발로 장기화 우려 


◦ 심각한 정당 간 대립 구도, 선거 이후에도 내각 구성 실패

- 레바논은 지난 5월 총선을 치렀지만, 헤즈볼라 지지 세력과 반헤즈볼라 세력으로 나뉘어 여전히 정식 내각이 출범하지 못한 상황이다. 나집 미카티(Najib Mikati) 총리는 지난 6월 다시 총리로 선출되었지만 내각 구성 기한인 9월 1일이 지난 현재까지도 새로운 내각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각 구성이 지연되는 배경에는 미카티 총리와 아운 대통령의 사위로 FPM의 지도자인 지브란 바실(Gibran Bassil) 사이의 갈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총리 지명 이후 미카티 총리는 기존 내각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장관 명단을 제시했으나, 아운 대통령은 전면적인 내각 개편을 요구하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카티 총리가 FPM이 지난 12년간 차지해 온 에너지부 장관직에 자신의 측근을 임명하려고 시도했으며, 이에 FPM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보도도 있다. 미카티 총리의 내각 구성안을 아운 대통령과 가까운 FPM이 거부함에 따라 내각 구성은 난항을 겪고 있다.


◦ 대통령 선출도 실패하면서 정국은 안갯속에 빠져

- 레바논 헌법은 대통령 유고 시에는 내각이 대통령의 권한과 역할을 대행하도록 명시한다. 그러나 아직 정식 내각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임시 내각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수 있을지 논란이 제기된다. 미카티 총리는 임시 내각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할 자격이 있다는 입장이지만, 아운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퇴임 이전에 정식 내각이 출범해야 한다고 밝혔다. FPM 지도자 바실 또한 임시 내각이 대통령 권한을 대행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함에 따라 대통령 권한 대행 문제는 정당 간 분열을 심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 FPM의 바실, LF의 사미르 게아게아(Samir Geagea), 마론파 정당 마라다(Marada) 대표인 술레이만 프란지예(Suleiman Frangieh) 등 유력 정치인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어느 후보도 정당 간 갈등을 극복하고 당선에 필요한 충분한 지지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 레반트 전략문제연구소(Levant Institute for Strategic Affairs) 소장인 사미 나데르(Sami Nader)는 친이란 성향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는 바실이 반이란·반헤즈볼라 진영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은 낮으며, 마찬가지로 헤즈볼라 등 친이란 진영이 반이란 성향의 게아게아를 지지할 가능성도 낮다고 보았다.


☐ 정치적 교착 상태가 장기화, 경제난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


◦ 레바논 경제, 물가 상승과 재정 부족 등으로 심각한 위기 직면

- 2019년 경제 위기 이후 레바논 경제는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2018년 550억 달러(한화 약 78조 5,400억 원)였던 레바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205억 달러(한화 약 29조 2,740억 원)까지 하락했으며, 레바논 파운드화 가치는 95% 하락하고 빈곤층 비율은 80%까지 치솟았다. 

- 레바논은 또한 심각한 재정 부족과 부채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21년 기준 레바논의 공공 부채는 GDP의 212%에 달하는 1,000억 달러(한화 약 142조 8,000억 원)를 초과한다. 재정 부족으로 인해 2020년 3월 레바논은 210억 달러(한화 약 29조 9,880억 원) 규모의 유로 채권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고, 연료 등에 대한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물가는 치솟았다. 2022년 8월 기준 레바논의 인플레이션은 26개월 연속 상승해 162%를 기록했는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에 따르면 이는 수단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인플레이션이다.


◦ 정치적 교착 상태 지속, 경제난 극복 위한 개혁에 차질 발생 

-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정부의 구조 개혁 동력은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에르네스토 라미레즈 리고(Ernesto Ramirez Rigo) 국제통화기금(IMF) 레바논 대표단 단장은 정부의 구조 개혁의 진전 속도가 매우 느리다고 지적하며, 정치적 교착 상태로 인해 필요한 경제 개혁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지난 4월 레바논과 IMF는 실무자간 협의에서 레바논이 30억 달러(한화 약 4조 2,840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 도입 조건으로 재정 지출 삭감과 함께 환율을 일원화한다는 데에 합의했지만, 9월 26일 레바논 의회는 시장 환율보다 낮은 관세수입 환율을 적용하고 공공부문 종사자 임금을 3배 인상하는 등 IMF가 요구한 개혁안과는 상반되는 내용을 담은 예산안을 통과시켜 구제금융 도입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euters, Lebanese parliament fails to elect new head of state, 2022. 09. 29.

The New Arab, Lebanon fails to elect new president in first round of voting, 2022. 09. 29.

The National, Lebanon's inflation persists at 162% as IMF calls on politicians to implement reforms, 2022. 09. 28.

Reutes, Lebanon parliament passes 2022 budget that falls short of IMF reform, 2022. 09. 27.

The New Arab, The race for Lebanon's next president, 2022. 09. 26.

The National, What’s next for Lebanon with no government and soon no president?, 2022. 09. 22.

The Times of Israel, IMF slams Lebanon’s ‘very slow’ progress on badly needed economic reforms, 2022. 09. 21.

Reuters, Factbox: Just how bad is Lebanon's economic crisis?, 2022. 09. 14.

Asharq al-Awsat, Lebanon: Aoun Says Caretaker Govt Unqualified to Run President’s Tasks, 2022. 09. 08.

Arab News, Lebanon yet to form government as countdown to presidential election begins, 2022. 08. 29.

Al-Arabya, Lebanon poised for prolonged presidential vacuum, 2022. 08.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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