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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이란, 히잡 반대 시위 확산...정부는 강경 대응 예고

이란 EMERiCs - - 2022/09/30

☐ 이란, 히잡(hijab) 착용 의무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 발생


◦ 히잡 착용 의무 조치를 위반한 이란 여성 사망, 전국적 반대 시위 촉발

- 9월 13일 히잡 착용 의무 조치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도덕 경찰(Morality police)에 체포된 마흐사 아미니(Mahsa Amini)가 9월 16일 사망했다. 아흐마드 바히디(Ahmad Vahidi) 이란 내무부 장관은 아미니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밝혔으나, 아미니의 가족들과 이란 인권단체는 아미니가 경찰의 구타로 심각한 부상을 입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며 UN 또한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 1979년 혁명 이후 권력을 잡은 이란 이슬람 정권은 모든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도덕 경찰은 히잡을 불량하게 착용한 여성들을 체포, 구금해 왔다. 특히 지난 2021년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Ebrahim Raisi)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여성에 대한 도덕 경찰의 탄압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미니가 사망한 이후 아미니의 출신지인 이란 서부의 쿠르디스탄(Kurdistan) 지역에서 처음으로 항의 시위가 일어났으며, 시위는 이후 수도 테헤란(Tehran)을 포함한 이란 전국 40여개 도시로 확산되었다.


◦ 히잡 의무화 반대 시위에서 반정부 시위로 확대, 인명 피해 속출 

- 히잡을 불태우며 히잡 의무화 폐지를 요구하는 시위는 곧 이란 정권 타도를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확산되었다. 시위대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진을 불태우고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반정부 구호를 외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었다.

- 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9월 26일까지 최소 41명으로 집계되었으나, 인권단체는 사망자 수가 더 많다고 주장했다. 노르웨이의 인권단체인 이란 인권(Iran Human Rights)은 사망자가 최소 57명이며, 인터넷이 차단된 상황에서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영 언론에 따르면 1,200명 이상이 체포되었다.


☐ 이란 정부, 시위에 강경 대응 선언 


◦ 라이시 대통령, 시위에 ‘단호한 대응’ 천명

- 이란 정부는 경찰과 시위 진압 병력을 동원해 무력 진압에 나섰고, 시위 확산 방지를 위해 인터넷과 SNS 접속을 차단했다. 9월 22일 라이시 대통령은 아미니 사망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하는 한편 이란에는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9월 24일에 라이시 대통령은 시위대와 공공 질서와 안보를 위협하며 폭동을 일으키는 사람들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며 정부가 강경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 이란 정부는 시위 진압 병력이 아닌 폭도에 의해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폭도들이 경찰과 보안 병력을 공격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영 언론 또한 시위대를 공공 자산을 파괴하는 폭도로 규정하고 비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Revolutionary Guards)는 헛소문과 유언비어를 유포하는 사람들을 엄격히 처벌할 것을 사법부에 요구했다.


◦ 시위를 외세의 음모와 선동에 따른 행위로 규정하고 친정권 세력 동원

- 외세가 시위대를 선동하고 있다고 규정한 이란 정부는 시위대에 우호적인 서방 정치인과 언론의 보도에 불만을 표했다. 이란은 자국 주재 영국 및 노르웨이 대사를 소환해 시위에 우호적인 언론 보도에 항의했고,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얀(Hossein Amirabdollahian) 이란 외무부 대사는 미국이 ‘폭도’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9월 26일 이란 외무부는 인스타그램(Instragram) 게시물을 통해 미국과 유럽의 정치 지도자와 서방 언론이 비극적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폭도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무부는 또한 이란의 주권을 위협하는 모든 행동에 강경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 모흐센 마흐무디(Mohsen Mahmoudi) 테헤란주 이슬람선전위원회(Islamic Propagation Council) 위원장은 ‘이슬람 정권에 악의를 품은 오만한 손’이 시위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으며, 강경 보수 성향 일간지인 케이한(Keyhan)은 시위대가 조직되고 훈련되어 있으며 배후 세력이 폭동과 분열을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헌편 이란 정부는 친정부 시위를 조직해 맞불을 놓았다. 마흐무디 위원장은 이슬람 공화정을 지지하는 시위에 결집할 것을 호소했으며, 9월 23일에는 이란 각지에서 히잡 의무화와 보수적 옷차림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가 열렸다.


☐ 과거 시위와는 양상 다른 이번 시위, 정권에 심대한 도전 제기


◦ 경제난과 억압적 체제 아래 누적된 국민적 불만, 과거와는 다른 성격의 시위로 폭발

- 로함 알반디(Roham Alvandi) 런던 정경대 교수는 서방의 대(對)이란 경제제재 속 악화된 경제 상황과 정부의 강압적인 이슬람 규범 집행 아래 누적된 국민적 불만이 아미니 사망 사건을 계기로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알반디 교수는 이번 시위가 1979년 혁명으로 세워진 이슬람 공화정 체제의 정당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중대한 도전이라고 보았다.

- 알리 파트홀라네자드(Ali Fathollah-Nejad) 베이루트 아메리칸대학교(American University of Beirut) 공공정책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도시 중산층이 중심이 된 2009년 시위와 저소득층 사이에서 일어난 2019년 시위와 달리 이번 시위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모두를 아우르는 성격을 가진 시위로서 기존 시위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 사이에드 골카르(Saeid Golkar) 토니 블레어 연구소(Tony Blair Institute) 연구원은 정권이 시위 진압에 성공하더라도 이번 시위가 제기한 사회문화적 개혁 요구를 억누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하며 이번 시위를 계기로 이슬람 정권의 이념적 토대인 도덕 경찰 제도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 시위가 근본적인 개혁 또는 체제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 

- 헨리 롬(Henry Rome)은 아직 이란 정부가 정권 충성도가 높고 시위 진압 경험이 많은 혁명수비대와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Basij)를 동원하여 전면적인 시위 진압에 나서지 않았다고 분석하며, 시위가 완전히 통제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할 때에 본격적으로 진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 이스라엘 레이치맨 대학교(Reichman University)의 이란 정치 전담 강사인 메이르 자베단파르(Meir Javedanfar)는 정권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거나 군부 내 일부 세력이 시위대에 동조하는 등 혁명 성공으로 이어지는 요인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영국 싱크탱크인 채텀하우스(Chatham House) 이란 전문 연구원인 사남 바킬(Sanam Vakil)은 정부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부분적 개혁에는 나설 수 있으나, 전면적인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협상을 이끌어갈 명확한 지도부 없이 시위가 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했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NBC News, Iran warns the West over protests as international backlash grows, 2022. 09. 27.

The Guardian, Death toll grows in Iran as Mahsa Amini protests continue for 10th night, 2022. 09. 26.

Al-Jazeera, Iran pledges ‘decisive action’ as Mahsa Amini protests continue, 2022. 09. 25.

Arab News, Pro-government marchers call for executions, as protests continue in Iran, 2022. 09. 25.

TIME, What to Know About the Iranian Protests Over Mahsa Amini’s Death, 2022. 09. 24.

Amwaj, Iran: Government supporters rally as Army, IRGC may enter fray, 2022. 09. 23.

Al-Monitor, Iran intensifies crackdown on protests amid internet outage, 2022. 09. 23.

Deutsche Welle, Iran's 'morality police:' What do they enforce?, 2022. 09. 23.

Reuters, Analysis: Iran's leaders are safe but protests raise the stakes over imposing veil, 2022. 09. 23.

Reuters, Iran's Raisi warns against 'acts of chaos' over Mahsa Amini's death, 2022. 09. 23.

France 24, Iran protests pose new test for clerical leadership, 2022. 09. 22.

CNN, Iranian women burn their hijabs as hundreds protest death of Mahsa Amini, 2022. 09. 21.

CNN, Woman, 22, dies after falling into coma while in custody of Iran’s morality police, 2022. 09. 17.


[관련 정보]

1. 이란, 여성들의 히잡(Hijab) 착용 반대 시위 (2022.9.26)

2. 이란, 학생들의 시위 격화로 불안정 지속 (202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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