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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고유가에 힘입은 사우디아라비아, 대외 협력 강화

사우디아라비아 EMERiCs - - 2022/08/31




고유가로 재정수입 풍부해진 사우디아라비아, 대외 행보 강화

제한된 글로벌 원유생산 능력과 고유가로 입지 커진 사우디아라비아 
계속되는 고유가 기조에 국제 사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다른 산유국의 추가 증산 능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더불어 충분한 증산 능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사우디는 국제 원유 시장 안정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국가가 되었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 13개국 중 국제제재와 분쟁으로 원유 수출이 제한된 이란, 리비아, 베네수엘라를 제외한 10개국의 지난 7월 기준 실제 원유 생산량은 생산 목표량인 하루 2,627만 배럴보다 적은 하루 약 2,500만 배럴에 불과했다. 아프리카 산유국의 생산 부족이 OPEC의 할당량 충족 실패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고유가에 따른 막대한 경제적 이익은 사우디가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되었다. 2022년 1/4분기 사우디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9.9%로 지난 10년 이내 최고 성장률을 기록했다. GDP 성장률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고유가 기조가 강화된 2/4분기에도 11년 만의 최고 수준인 11.8%에 이르렀다. 23.1%에 달하는 원유 부문 성장이 전체 GDP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ARAMCO) 역시 2/4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255억 달러(한화 약 34조 297억 원)보다 크게 오른 484억 달러(한화 약 64조 5,898억 원)를 기록해 2019년 기업공개 이후 최고 순이익을 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원유 수입 증대에 힘입은 사우디의 경제 성장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사우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경제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MF는 2022년도 사우디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6%로 내놓았다.

카슈끄지 피살사건 이후 EU 회원국 첫 방문한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그리스와 에너지 및 군사 부분 MOU 체결
고유가로 강화된 입지를 바탕으로 사우디는 적극적인 외교 행보에 나서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Muhammad bin Salman) 사우디 왕세자는 7월 그리스를 방문해 전력선 연결과 녹색에너지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2018년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Jamal Khashoggi) 살해 사건 이후 빈살만 왕세자가 처음으로 EU 국가를 방문한 것이다. 빈살만 왕세자의 공식 해외 순방 또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이어 빈살만 왕세자는 프랑스를 방문해 에마뉘엘 마크롱(Emmanuel Macron) 프랑스 대통령과 재생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국제 에너지 시장 안정화 필요성, 식량 위기 대응 방안, 우크라이나 전쟁 및 중동 정세에 관해 논의했다.

미국과 중국 사이 중립을 택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과 중국, 러시아 간 경쟁 구도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사우디를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사우디는 어느 한쪽에도 크게 치우쳐지지 않고 중립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아델 알 주베이르(Adel al-Jubeir) 사우디 외교 담당 국무장관은 미국과 중국 어느 한쪽과의 관계가 다른 쪽과의 관계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라며 사우디는 두 나라 모두와 우호적 관계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알 주베이르 장관은 중국은 사우디의 최대 무역 상대국 중 하나이자 중요한 에너지 시장이며, 미국은 정치 및 안보 분야의 동맹으로서 두 국가 모두 사우디에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우디를 끌어들여 중국과 러시아를 완전히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은 중립 노선을 고수하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 이익을 최대화하려고 하는 사우디의 외교 전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중 중립 노선에도 여전히 동맹 주장  

유가 상승세 잡기 위해 사우디와 다시 협력하는 미국
사우디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보 시절 카슈끄지 살해 사건과 같은 사우디의 인권 침해 사례를 비판하며 사우디를 국제사회의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바이든 행정부는 사우디의 예멘 내전 개입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으며, 빈살만 왕세자를 대등한 외교 상대라고 인정하기를 거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인상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대(對)사우디 정책에는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를 방문해 빈살만 왕세자를 만났으며 미국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가 에너지 안보 보장과 국제 원유 시장 안정화에 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방문의 목표가 에너지 문제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으나, 전문가들은 유가 인상이 핵심 방문 동기라고 분석했다. 

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 성명서에서 미국과 사우디는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언급하며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국방, 사이버 보안, 통신, 우주탐사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과 사우디가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언급이 포함되었다. 바이든 대통령 또한 에너지 안보 보장과 경제 성장을 위한 안정적 원유 공급에 관해 사우디 측과 논의했고 사우디 역시 에너지 위기 대응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에너지 문제가 이번 방문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졌음을 시사했다.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의 만남 예정에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것” 이라며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맹 강조
미국은 사우디와의 동맹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9월 사우디에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철수한 것과는 달리 최근 들어 미국은 사우디에 적극적으로 안보 협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과 같은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의 확장에 대해 미국이 충분히 안보를 지켜주지 않는다는 사우디의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2일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에 30억 5,000만 달러(한화 약 4조 769억 원) 규모의 패트리어트 미사일 300기의 수출 허가를 내렸으며, 8월 13일에는 미군과 사우디군이 공동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은 또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중동을 버리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8월 12일 팀 렌더킹(Tim Lenderking) 미국 예멘특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분석에 반박하며 미국은 “아무 데도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렌더킹 특사는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미국이 여전히 중동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중동을 떠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었으며,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뿐만 아니라 중동 각국에게 있어 중요한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중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확대

중국 석유회사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석유 산업 및 수소 개발 부분 협력 체결
중국은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가 냉각된 틈을 타 사우디와의 관계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양국 간 관계의 핵심에는 원유가 있다. 사우디는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중국이 사우디에서 수입하는 품목 중 95%가 원유 및 석유화학 제품이며, 중국은 사우디산 원유의 최대 수출 시장이다. 2021년 기준 사우디의 전체 원유 수출량 중 27%를 중국이 수입했으며, 사우디의 석유화학 제품의 25%도 중국으로 수출된다. 에너지 부문에서 양국 간 협력 관계의 일환으로 8월 3일에는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중국 최대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원유, 탄소포집, 수소에너지 등 에너지 부문에서의 협력 강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3월에는 사우디가 또한 중국으로 수출되는 원유를 달러화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유 결제 통화로서 달러화의 입지가 사우디에 의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원유 부문 이외에도 양국 간 협력은 국방, 정보통신 분야에서도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2021년 12월에는 미국 CNN이 사우디가 중국의 기술 지원을 받아 탄도미사일을 제작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으며, 지난 6월에는 사우디와 중국 국방부 관료들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정상회의에서 회담을 가졌다. 지난 3월에는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첨단 정보 기술을 교육할 기관으로 중국 화웨이를 선택했다. 화웨이는 또한 중동 내 데이터센터를 사우디에 세울 예정이다. 8월 16일 왕원빈(Wang Wenbi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과 사우디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라고 발표한 배경에는 이처럼 긴밀해진 양국 간 협력 관계가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통해 관계 심화 및 미국 견제
8월 1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The Guardian)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우디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시진핑 주석을 초대한 적 있으나 당시에는 방문이 실제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디언은 7월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의 냉랭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사우디가 시진핑 주석을 맞아 성대하게 환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진핑 주석의 정확한 방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당초 8월 중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8월 넷째 주까지도 방문에 관한 추가 보도는 없는 상황이다.

시진핑 주석의 사우디 방문이 실제 성사된다면 이는 중국이 중동 내에서 미국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음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시진핑 주석의 방문은 사우디만이 아니라 미국의 중동 동맹국 모두에게 미국 외에도 대안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사우디 또한 시진핑 주석을 환대함으로써 미국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즉 사우디는 더 이상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중국과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적인 관계를 추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과의 관계 강화를 이용하여 사우디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관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행보를 모색하고 있다.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와 긴밀한 협력 유지

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및 교육·의료 등 광범위한 분야 협력 논의
러시아산 휘발유 수입량 2배 이상 증가
사우디는 러시아와의 관계에서도 서방 국가가 주도하는 경제제재에도 동참하지 않으며 독자 행보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증산 요청에도 불구하고 8월 3일 열린 OPEC 회원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는 하루 10만 배럴 증산이라는 미미한 수준의 증산에 합의했다. 미국의 에너지 전문 분석기업인 에너지 인텔리전스(Energy Intelligence)는 OPEC+의 증산 계획이 사우디와 러시아가 국제 원유 시장에 대해 같은 시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외교 부문에서도 러시아와 사우디의 협력 관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알왈리드 빈탈랄(Alwaleed Bin Talal) 왕자가 소유한 사우디 투자기업인 킹덤 홀딩(Kingdom Holding)은 전쟁이 시작되고 서방 국가가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시작한 2월과 3월 러시아 에너지 기업에 총 5억 달러(한화 약 6,687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21일에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빈살만 왕세자와 통화하여 양국 간 관계가 여전히 긴밀함을 보여주었고, 7월 29일에는 알렉산데르 노박(Alexander Novak) 러시아 부총리가 사우디를 방문해 압둘아지즈 빈살만(Abdulaziz bin Salman)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과 만나 에너지 시장, 무역, 경제 협력 등에 관해 논의했다. 노박 부총리는 또한 사우디 측과 석유화학산업, 재생에너지, 물류, 운송, 교육, 보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Reuters)은 지난 7월 전쟁 이후 사우디의 러시아산 휘발유 수입은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여름철 전력 수요량 증가에 대응하고 국내 생산 원유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 러시아 등 해외 산유국에서 발전용 연료를 수입해왔으며, 러시아산 원유와 휘발유 수입을 금지하는 서방 국가의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2022년 수입량은 2021년 수입량인 32만 톤의 두 배 이상인 64만 7,000톤(하루 4만 8,000배럴)에 달한다. 

예멘·이집트, 경제 지원 받으며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

예멘,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개발 및 재건 프로그램(SDRPY)’ 통해 인프라 건설 지원 받아
경제적 지원은 예멘 후티 반군과 충돌 중인 사우디가 예멘 내에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다. 사우디 예멘 개발 및 재건 프로그램(SDRPY, Saudi Development and Reconstruction Program for Yemen)은 교육시설, 주택, 보안시설 등 예멘 여러 지역에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지원했으며, 210만 달러(한화 약 28억 875만 원)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과 안전한 물 공급을 위한 설비 건설 프로젝트 또한 진행 중이다. SDRPY는 현재 예멘 전역에서 207개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또한 전력, 수자원, 운송, 보건 등 17개 부문에서 진행될 개발 프로젝트에 총 6억 달러(한화 약 8,025억 원)를 지원할 예정이며, UAE와 함께 예멘 리얄화 가치 안정을 위해 20억 달러(한화 약 2조 6,750억 원)를 예멘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3억 달러(한화 약 4,012억 원) 규모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추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식품 및 핀테크 등 14개의 계약 체결
이집트와의 관계에서도 경제적 지원은 사우디의 중요한 외교 수단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화가 대거 유출되어 이집트의 외환보유고가 크게 감소하자 사우디는 이집트 중앙은행에 50억 달러(한화 약 6조 6,875억 원)를 예치했으며, 사우디 국부펀드 또한 이집트에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3,750억 원)를 투자했다. 양국 간 경제 협력의 일환으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6월 이집트를 방문해 양국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방문 동안 양국은 재생에너지, 원유, 식량, 핀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부문에 걸쳐 총 14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규모는 총 77억 달러(한화 약 10조 2,987억 원)에 달한다. 이집트 내각에 따르면 사우디의 전력 및 수자원 기업인 아크와파워(Acwapower)와 이집트 국영 전력회사인 이집트 일렉트로닉 홀딩(Egyptian Electricity Holding)이 15억 달러(한화 약 2조 62억 원) 규모의 풍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외에도 이집트 다미에타(Damietta) 항구 다목적 터미널 건설, 사우디 제약도시 건설 등의 계약이 체결되었다. 사우디는 또한 이집트에 향후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1,25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나,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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