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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특집이슈

[월간정세변화] 아프리카 대륙 내 점점 커지는 중국의 영향력

아프리카ㆍ 중동 일반 EMERiCs - - 2022/08/31




아프리카 대다수 국가들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하며 중국 편

아프리카 국가 대다수,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비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의사 표명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은 대만을 중국을 견제할 주요 동맹국으로 간주하는 미국과 ‘하나의 중국’을 표방하며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중국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심화시켰다. 미중경쟁이 첨예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중국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지지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입장에서 드러난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이집트, 모로코,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콩고공화국,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중국의 영토보전과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멜레스 알렘(Meles Alem) 에티오피아 외무부 대변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가 국제연합(UN)과 아프리카연합(African Union)의 공식 입장이라며 강조했으며, 소말리아 외무부는 타이완 섬이 분리될 수 없는 중국의 영토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에서는 집권 여당 고위 인사가 중국 지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반면에 아프리카 국가 중 대만을 공식적으로 승인하고 지지하는 국가는 미승인 국가인 소말릴란드와 소왕국인 에스와타니 단 두 국가다. 소말리아에서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소말릴란드는 대만을 지지하여 대만 및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지원을 얻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에스와티니 또한 나중에 상환해야 하는 중국의 대출 대신 대만의 무상 경제 지원을 선호하고 있다.

국제적 긴장 고조 책임을 미국에 돌리는 비판도 제기
일부 아프리카 국가와 정치 지도자는 공개적으로 미국을 비난하기도 했다. 에리트레아는 펠로시 장관의 방문이 미국의 잘못된 대외정책의 한 사례로서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짐바브웨 여당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Zimbabwe African National Union-Patriotic Front)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국제 외교의 기본 원칙으로서 미국의 정책이 이를 위협한다고 비판했으며, 주중 중아공 대사는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대만과는 비공식적인 관계만을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투자 · 무역 확대와 내정 개입하며
아프리카 내 세력 키우는 중국

중국, 투자 확대 통해 유럽보다 빠르게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대, 아프리카-중국 간 무역 규모, 2021년 2,540억 달러로 2020년 대비 35% 증가
중국은 경제적 협력을 통해 아프리카 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다. 2021년 중국-아프리카 간 무역 규모는 전년보다 35% 증가한 2,540억 달러(한화 약 340조 8,680억 원)에 달했으며, 2022년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6.6%보다 증가한 1,374억 달러(한화 약 184조 3,908억 원)를 기록했다. 대(對)중국 최대 수출국은 남아공이며 앙골라, 콩고민주공화국이 뒤를 잇는다. 세 국가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아프리카 전체 대중국 수출 규모의 62%를 차지한다. 한편 중국산 제품의 수입 규모가 가장 많은 아프리카 국가는 나이지리아, 남아공, 이집트다. 중국은 원유, 코발트, 철광석, 구리 등 원자재를 주로 수입하고 의류 등 제조품을 수출하고 있다. 중국은 2030년까지 유럽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부상한다는 목표이며,이를 위해  지난 2021년 11월 시진핑 중국 주석은 앞으로 3년 내로 농산물을 중심으로 중국의 아프리카산 품목 수입 규모를 3,000억 달러(한화 약 402조 6,300억 원)까지 늘릴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또한 중국이 아프리카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중국은 아프리카 54개국 중 52개국에 총 470억 달러(한화 약 63조 1,351억 원)를 투자했으며, 전체 투자 중 87%는 에너지, 운송, 광산업, 부동산업에 집중되어 있다. 지난 7월에는 이집트에 태양열 전구와 고효율 냉방 장비 등 친환경 제품을 공급하는 등 중국과 아프리카 국가 간의 협력은 환경과 기후변화 대응 부문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중국은 또한 리튬과 같은 주요 희토류 광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으며 2030년이면 아프리카 전체 리튬 광산 중 75%가 중국의 통제 아래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원유와 광물 자원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중국은 아프리카의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기업과 중국산 제품의 진출도 활발하게 이루어져 아프리카 전체에는 약 4,000개에 가까운 중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건설업에서 식음료 부문까지 다방면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는 나이지리아 내 중국 기업만 200개가 넘는다.

아프리카는 원자재 공급처이자 수출 시장일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에 저렴한 인건비의 노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지역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의 경제 분석 기관인 이코노믹 인텔리전스 유닛(EIU, Economist Intelligence Unit)은 중국 노동자의 인건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노동집약적 제조업 부문 기업에게 새로운 진출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아프리카 내부 갈등 해결에 적극적 개입 및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 장려, 아프리카 대륙 내 민주주의 수호 위해 노력하는 미국과 대조적
경제적 협력뿐만 아니라 중국은 정치적으로도 아프리카 지역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지난 1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하며 아프리카 각국의 국내 갈등 해결을 돕고자 한다는 중국의 뜻을 전달했다. 이어 2월에는 파푸아뉴기니 대사를 지냈던 쉬에 빙(Xue Bing)이 동아프리카 특사로 임명되어 케냐,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아, 수단, 남수단 5개국을 순방한 뒤, 6월에는 5개국 외무부 장관과 차관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만나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티그라이 분리주의세력 사이 분쟁을 중국이 중재할 의사가 있음을 밝혔다.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 권위주의 정권에게 민주주의와 인권을 강조하는 미국보다 매력적인 동맹으로 떠오르고 있다.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지원을 꺼리고 민주적 변화와 정치 개혁을 요구하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일체의 내정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중국은 서방 국가가 말리 내정에 개입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러시아와 함께 말리 군부 정권을 제재하는 UN 안보리 결의안 통과를 저지한 바 있다. 중국은 또한 아프리카 정치인들에게 중국공산당의 일당지배체제의 우월성을 교육하는 정치학교를 탄자니아에 설립하는 등 정치적, 이념적으로 아프리카 국가를 끌어들이려는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내 입지 다지는 중
수면 위로 떠오르는 중국 부채 문제

중국 자본으로 케냐 고속철 건설, 일대일로 빚더미에 앉은 케냐, 앙골라가 중국에 진 빚은 190억 달러에 달해…
그러나 중국 자본 유입이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장 큰 문제는 인프라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채다. 인프라 건설이 오히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는 케냐다. 케냐는 수도 나이로비에서 최대 항구인 몸바사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 90%를 중국 자본에서 조달했다. 프로젝트를 승인한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 전 대통령은 고속철도가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2017년 고속철도가 개통된 이후 2020년까지 누적 적자만 2억 달러(한화 약 2,687억 원)에 이르면서 오히려 케냐 재정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 되었으며 기대했던 고용 창출 및 운송 효율 개선 등의 효과도 미미했다. 계약 과정에서의 부패, 중국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이 제기되었으나 케냐 정부는 계약서 공개를 거부했다. 

차관을 통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케냐타 대통령의 정책은 공공 부채 증가를 야기했다. 케냐타 대통령이 취임하던 2013년 케냐 국내총생산(GDP)의 40% 선이었던 케냐의 총 공공 부채 규모는 현재 GDP의 67%인 757억 달러(한화 약 101조 6,651억 원)까지 늘어났다. 특히 중국 자본을 도입해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체 대외 부채에서 중국에서 빌린 돈이 큰 비중을 차지함에 따라 중국은 세계은행에 이어 케냐의 최대 채권국이 되었다. 2020년 기준 케냐의 대중국 부채 규모는 500억 달러(한화 약 67조 1,500억 원)로 아프리카 최대였다.

케냐에 이어 가장 많은 대중국 부채를 안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는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앙골라다. 2022년 1월 기준 앙골라의 부채는 625억 달러(한화 약 83조 9,062억 원)에 달하며, 2025년까지 매년 55억 달러(7조 3,837억 원)를 상환해야 한다. 전체 부채 중 인프라 건설을 위해 빌린 대중국 부채만 190억 달러(25조 5,075억 원)에 이른다. 2017년 주앙 로렌수(João Lourenço)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앙골라의 부채는 470억 달러(한화 약 63조 975억 원) 늘어났으며, 이에 야당 지도자 아달베르투 코스타 주니오르(Adalberto Costa Júnior)는 현 정부가 정확한 부채 상황을 제대로 밝히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대선에서 승리하면 부채 상황을 전면 감사하고 필요할 경우 채권자와 재협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8월 24일 치러진 총선에서는 로렌수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앙골라인민해방운동(MPLA, People's Movement for the Liberation of Angola)이 승리해 정권을 지키는데 성공했다.   

나이지리아 매체, 2021년 9월 기준 아프리카의 중국 부채가 1,400억 달러 초과하는 것으로 보도 
케냐와 앙골라 외에도 많은 아프리카 국가가 대중국 부채에 직면해 있다. 나이지리아 매체인 레지트(Legit)에 따르면 중국으로부터 돈을 빌린 아프리카 국가는 총 32개국으로, 2021년 9월 기준 아프리카 전체의 대중국 부채는 1,400억 달러(한화 약 188조 8,740억 원)에 달한다. 케냐와 앙골라에 이어 2020년 기준으로 가장 많은 대중국 부채를 가진 나라는 에티오피아, 잠비아, 콩고공화국, 수단, 나이지리아다. 

아프리카 국가의 대중국 부채가 늘어나면서 중국이 부채를 이용해 아프리카 국가를 통제한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전체 부채 중 70%가 대중국 부채인 지부티에는 중국이 해군 기지를 두고 있으며, 스리랑카와 마찬가지로 막대한 대중국 부채로 인해 지부티도 경제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케냐에서는 중국의 침투에 대한 우려가 반중 성향을 드러낸 후보가 정권을 잡는 결과로 이어졌다. 8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중국 자본에 의존하는 케냐타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불법 중국인 노동자 추방, 중국과의 계약 사항 공개, 중국으로부터 추가 부채 차입 중단과 같은 반중 성향의 공약을 내건 윌리엄 루토(William Ruto) 케냐 전 부통령이 케냐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중국, 아프리카 17개국에 중국 부채 탕감해 주기로 약속
8월 18일 왕이 외교부장은 아프리카 17개국에 제공된 무이자 채무 23건을 탕감한다고 발표했다. 탕감된 채무 23건 모두 2021년에 만기된 채권이다. 왕이 부장은 중국은 아프리카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히며 농업, 제조업, 디지털 경제, 보건 등 다양한 부문에서 아프리카와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이 부장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의 수출 증대를 위해 아프리카 12개국과 관세 면세 협정을 체결했으며, 식량 위기에 시달리는 지부티와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에리트레아에 식량을 원조했다고 강조했다.

채무 탕감 결정은 대중국 부채에 대한 반감이 정치적 역풍으로 확대되고 서방 국가가 중국을 비판하는 근거로 이용된 데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왕원빈(Wang Wenbin)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월 18일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를 부채의 덫에 빠뜨리고 있다는 서방 측의 주장이 아무 근거가 없으며, 아프리카에 대한 부채 대부분은 중국이 아닌 서방 국가가 제공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국가의 부채 위기의 책임은 서방 국가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아프리카를 사이에 둔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

블링컨 미 국무장관, 아프리카 국가와 미국 간 긴밀한 관계 구축 위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순방
아프리카 내 영향력 확대를 위한 중국의 행보에 미국 또한 대응에 나섰다. 미국은 13억 달러(한화 약 1조 7,459억 원) 규모의 인도적 원조를 제공하고 나일강 댐 건설 문제를 둘러싼 이집트와 에티오피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 특사를 파견했으며, 8월 8일에는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이 남아공을 방문해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리카 정책을 발표했다. 또한 미국은 2022년 12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워싱턴에서 2차 미국-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임을 발표하고 경제적 분야, 코로나19 회복, 식량 안보 강화,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아프리카와 협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뿐 아니라 민주주의와 인권 등 미국이 중요시하는 가치에 대한 논의도 주요 아젠다로 제시했다.

블링컨 장관은 아프리카 국가가 다른 나라의 이익을 위한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미국은 아프리카 국가에 선택을 강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아프리카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및 중국 사이 경쟁 구도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분석된다. 블링컨 장관은 실제로 아프리카에서의 중국의 영향력 확대가 미국의 이익에 위협이 됨을 지적하며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통한 중국 견제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아프리카 국가에 선택 강요하지 않는다고 강조하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강력 비난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비판적으로 대응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요한 것은 미국의 발언이 아닌 아프리카 사람들이 중국과 아프리카 관계를 바라보는 관점이라고 지적하며 중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를 남겼음을 강조했다. 왕원빈 대변인은 다른 나라를 견제하거나 적대하기 위해 아프리카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나라는 미국이라고 비판하며 미국이 진정으로 아프리카를 돕고 싶으면 아프리카를 과소평가하지 말고 실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남아공 주재 중국대사관 또한 미국이 미국이 아프리카를 다른 국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이 냉전적 사고 방식을 버려야한다고 논평했다. 중국 관영 영문매체인 글로벌타임즈(The Global Times)는 미국이 아프리카 국가에 선택을 강제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을 비난하는 모순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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