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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중앙아시아 역내 통합 구상의 현황과 전망

러시아ㆍ유라시아 일반 Shoirakhon Nurdinova Center for Economic Research and Reforms Senior Research Fellow 2022/06/20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서론 
소련 붕괴와 함께 찾아온 신생 독립국의 출현은 중앙아시아에 크나큰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으며, 국제 경제와 정치, 문화 분야에서 신생국 간에 이루어지는 협력의 확대가 이러한 변화의 핵심 축을 담당했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으로 구성된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90년대부터 역내 통합 구상을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체적 역할을 한 것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양국이다.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 역내 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국가 간 회담은 1990년 6월 23일에 카자흐스탄 알마티(Almaty)에서 처음 열린 이래 1991년 8월 15일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Tashkent)에서, 이후 투르크메니스탄 아시가바트(Ashgabat)에서 연이어 개최되었다1). 그 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의 양자 협정을 발판 삼아 1994년에는 키르기스스탄까지 참여하는 중앙아시아 연합(Central Asian Union)이 타슈켄트에서 발족했고, 이후 중앙아시아 경제 공동체(Central Asian Economic Community), 중앙아시아 협력 기구(Central Asian Cooperation Organization) 등으로 개칭된 통합 기구는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을 추구하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한편 나머지 국가들 중 타지키스탄은 국내 정세 불안으로 참여가 늦다가 1998년에 해당 기구에 정식으로 가입했지만2), 투르크메니스탄은 중립 정책을 표방하면서 역내 통합 기구에 소극적 모습을 보였다3). 한편 중앙아시아 협력 기구가 유라시아 경제 공동체(Eurasian Economic Community)로 통합되고 난 후 2005년부터 2016년까지는 역내 통합 구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는 일종의 휴지기가 전개되었다.

하지만 2017년에 우즈베키스탄의 정권을 잡은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Shavkat Mirziyoyev) 정부가 역내 통합 문제를 다시금 전면에 내세우면서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회담에서도 해당 의제가 재추진되기 시작했다4). 이를 계기로 시작된 중앙아시아 통합의 신시대는 상품에 부과되는 조세 완화와 각국 투자자들을 위한 기업 포럼 신설을 시작으로 경제 교류와 무역이라는 핵심 요소에 기반한 역내 통합 구상의 불을 다시 한번 당기고 있다.

중앙아시아의 경제 협력과 무역 현황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90년 중반부터 경제 다변화와 시장 경제 이행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으며, 2005년에 이르러서는 기존의 계획 경제에서 탈피하는 작업을 사실상 완료하고 다수의 역내 무역 협정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5).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비록 1990년대 초반 독립 당시에 서로 비슷한 경제적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이후 발전 수준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여줬는데, 일례로 카자흐스탄은 경제 개혁을 통해 역내 국내총생산(GDP)에서 담당하는 비중을 크게 늘리고 1인당 GDP도 세계 중상위권 수준으로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무역액에서 각국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 아래 <그림 1>을 살펴보면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독보적 위치에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들의 무역액 비중은 2007년에 각각 45%와 30% 수준을 기록했다가 2021년에 이르러서는 35~40% 선에서 평준화되었다. 한편 같은 기간 키르기스스탄의 비중은 15% 정도에서 시작해 10%로 소폭 내려앉아 타지키스탄의 성장에 따라잡혔고, 투르크메니스탄의 비중은 약 5% 선에서 큰 변동이 없었다.

<그림 1> 2007~2021년 중앙아시아 역내 무역액 중 국가별 비중 단위: %

자료: 트레이드맵(Trade Map)6) 


우즈베키스탄의 현 미르지요예프 정부는 집권 이래 여러 차례의 협의 회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중앙아시아 통합 구상을 추진해 왔고7), 이는 중앙아시아 국가 간 무역의 증가라는 성과로 이어져 2007년에 54억 달러(한화 약 6조 8,000억 원)를 기록했던 중앙아시아 역내 무역액은 2021년에 159억 8,000만 달러(한화 약 20조 2,000억 원)까지 성장했다. 해당 수치를 부문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수입액은 26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조 4,000억 원)에서 77억 4,000만 달러(한화 약 9조 8,000억 원)로, 수출액은 27억 3,000만 달러(한화 약 3조 5,000억 원)에서 82억 4,000만 달러(한화 약 10조 4,000억 원)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또 2021년에는 전체 무역액에서 중앙아시아 역내 무역액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고치인 18%를 기록했다. 상기 자료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아래 <그림 2>를 통해서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상호 무역액이 특정 기간의 일시적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온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2> 2007~2021년 중앙아시아 국가 상호 무역액 동향  단위: 10억 달러
자료: 트레이드맵(Trade Map)


한편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Nursultan Nazarbayev) 초대 대통령은 1990년대 초 연설에서 중앙아시아가 단순한 원자재 생산 기지로 남기보다는 역내 통합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본 연설로부터 30년이 지나 경제적 다변화와 외연 확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현재에 이르러서도 중앙아시아는 원자재 생산 및 수출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상태로, 화석 연료와 광물유 관련 제품을 비롯해 곡물, 광석 및 그 부산물을 여전히 주력 수출 품목으로 삼고 있다.

중앙아시아 통합 구상의 재개  
수년간 잠잠하던 중앙아시아 통합론이 우즈베키스탄의 미르지요예프 정부 집권 이래 다시 고개를 들면서 현재 경제 및 기업 부문에서는 물론, 각국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보다 가까운 영역에서도 많은 수의 사업과 정책이 새로이 펼쳐지는 중이다. 먼저 분쟁의 대상이 되던 국경선이 합의를 통해 확정되면서 국가 간의 인적 교류가 촉진되었고, 지역 간 항공과 철도 노선에 대한 증편과 재개통 조치가 취해지며 각국 주민의 상호 방문도 이전보다 용이해졌다8).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이 지역 문제를 공동으로 논의하기 위한 목적에서 발족한 연례 협의 회의는 2018년 3월 전통 명절 나브로즈(Navruz)를 하루 앞두고 처음 개최되었고, 그 이후 2019년에는 우즈베키스탄에서 2차 회의가,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한 해를 건너뛴 2021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에서 3차 회의가 열렸다. 이들 회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양자·다자 협약이 체결되어 신규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았는데, 이렇게 등장한 공동 사업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사례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 2억 달러(한화 약 2,500억 원)의 초기 자본으로 구성된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 투자 펀드(Uzbek-Kyrgyz Investment Fund) 신설
▷ 우즈베키스탄의 타슈켄트에서 출발해 키르기스스탄을 지나 중국의 카스(Kashgar)시(市) 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 건설
▷ 무역 및 물류 분야의 공동 투자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국경 지대에 국제 무역·경제 협력 사무소인 센트럴 아시아(Central Asia) 설립
▷ 중앙아시아를 남북으로 잇는 물류망 운송 수단 다변화와 관세 정책 일원화 추진
▷ 상호 방문객 수를 늘리기 위한 국경 통과 지점 확충과 우호적 비자 정책 시행

중앙아시아 통합 구상의 문제점과 향후 전망
지금까지 이루어진 중앙아시아 5개국 통합 노력과 동향을 다룬 복수의 연구에 의하면9) 역내 통합 구상을 가로막는 장애물로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사이에 일어나는 주도권 경쟁, 그리고 각국 지도층이 서로에 대해 지니는 불신감이 지적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타지키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이웃 국가에 대한 의존성 심화를 우려해 지역 통합 참여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인다는 분석도 존재한다10).

이에 더해 중앙아시아 문제를 다룰 때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강대한 외부 세력의 이해관계로, 인접 강대국인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유라시아 경제 연합(Eurasian Economic Union)과 일대일로 구상을 바탕으로 주변국 포섭에 나서면서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역내 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생겨났다. 현재 중앙아시아의 대외 무역액 중에서 역내 5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적으로 약 5~6%에 그치는 데 반해 중국과 러시아가 지니는 비중은 도합 20~25%에 달하는 수준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인데, 이는 지금까지의 경제 통합 구상이 지역 수준에서 내놓은 성과가 역외 국가들을 포함한 수준에서의 성과에 비해 뒤쳐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하지만 최근 중앙아시아 국가 간의 우호 관계가 증진되면서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역내 무역액 동향이 다소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관 분야 전문가들은 상기한 각종 장애물이나 미국, 러시아, 중국, 이란, 터키 등 외부 세력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의 미래 통합 잠재력이 아직 높다고 평가한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은 주변국과의 협력 증진을 대외 정책의 중점 과제로 설정하면서 역내 통합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데, 우즈베키스탄은 총 7,500만 명 이상의 인구수를 지닌 중앙아시아 공동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역내 통합이 진전되면 여타 중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한 수출액을 총 6억 달러(한화 약 7,600억 원) 이상 늘려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11). 또한 오늘날 물류 분야에서 전개되는 협력 사업도 중앙아시아의 경제 성장과 통합에 보탬이 되고 있으며, 세계은행(World Bank)에 의하면 물류 분야 투자를 통해 중앙아시아 지역의 GDP가 약 15% 정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12)

비록 지금의 역내 통합 구상은 연례 협의 회의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 단계에 불과할 뿐, 중앙아시아에 앞으로 더욱 높은 수준의 제도적 통합 장치가 등장할 잠재력은 충분히 존재한다. 이 점에서 상호 존중과 평등, 타국 내정에 대한 불간섭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한 아세안(ASEAN)과 유사한 모델을 중앙아시아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13).

결론
종교 및 문화적 동질성, 그리고 공유된 역사와 언어를 바탕으로 높은 수준의 통합 잠재력을 지닌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수송, 지역 안보, 국경, 수자원 공유, 아랄해(Aral Sea) 문제, 그리고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서로 간에 지닌 많은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발전의 경로는 상이한 면모를 보이는데, 타지키스탄은 1990년대까지 이어진 내전으로, 키르기스스탄은 내정 불안으로 각각 큰 혼란을 겪은 반면, 카자흐스탄은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정치적으로 안정된 중상위 소득 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다.

역내 통합을 이루기 위한 중앙아시아 각국의 노력은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오늘날 각국의 행보를 살펴보면 향후 통합 구상에 상당한 수준의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구상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양국 정부는 협력과 통합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을 새로이 전개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무역 및 경제적 연계가 역내 협력을 촉진하는 핵심 촉매의 역할을 담당하는 중이다. 이외에도 이외에 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포럼과 전시회, 회의가 여럿 개최되고 있다는 점도 민간 부문에서의 공동 사업 전망을 밝게 만들어주는 요소이다.


* 각주
1) Ediliya ABDIKADIROVA, ‘ORTA ASYA’DA ENTEGRASYON SÜREÇLERİ’, Reforma 2, no. 74 (n.d.): 65–70.
2) Inomjon Bobokulov, ‘Central Asia: Is There an Alternative to Regional Integration?’, Central Asian Survey 25, no. 1–2 (2006): 75–91.
3) Nurzhan Zhambekov, ‘Central Asian Union and the Obstacles to Integration in Central Asia’, Analytical Articles 3 (2015).
4) Adam Saud, ‘Changing Dynamics of Uzbekistan’s Foreign Policy Under Shavkat Mirziyoyev: : Prospects for Central Asian Regional Economic Integration, Central Asia 82, no. Summer (2018): 1–35, https://doi.org/10.54418/ca-82.80.
5) Richard Pomfret, ‘Regional Integration in Central Asia’, Economic Change and Restructuring 42, no. 1 (1 May 2009): 47–68, https://doi.org/10.1007/s10644-008-9060-6.
6) See  www.trademap.org 
7) Mr Alisher Rakhimov, Ulugbek Khasanov, and Akram Umarov, ‘The New Foreign Policy of Uzbekistan: Central Asia, the EAEU and the BRI’, 2020.
8) Andrea Schmitz, ‘Uzbekistan’s Transformation: Strategies and Perspectives’, 2020. 
9) Özge Aynagöz Çakmak, ‘Orta Asya: Bölgesel Entegrasyon Girişimleri ve Öneriler’, Sosyal Ekonomik Araştırmalar Dergisi 17, no. 33 (2017): 116–34; Евгений Юрьевич Винокуров, Александр Михайлович Либман, and Наталья Викторовна Максимчук, ‘Динамика Интеграционных Процессов в Центральной Азии’, Евразийская Экономическая Интеграция, no. 2 (7) (2010): 005–032; Меират Муратович Омаров, ‘Интеграция Стран Центральной Азии На Основе Региональной Идентичности’, Вестник Череповецкого Государственного Университета 4, no. 1 (42) (2012): 29–32.
10) Zhambekov, ‘Central Asian Union and the Obstacles to Integration in Central Asia’.
11) ‘“Strong” plans’, accessed 21 May 2022, https://review.uz/uz/post/jelezne-plan.
12) ‘Улучшение транспортной связанности в Центральной Азии требует комплексного подхода’, Text/HTML, World Bank, accessed 23 May 2022, https://www.vsemirnyjbank.org/ru/news/press-release/2021/04/02/improving-transport-connectivity-in-central-asia-requires-a-coherent-approach.
13) Stephen Aris, ‘A New Model of Asian Regionalism: Does the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 Have More Potential than ASEAN?’, Cambridge Review of International Affairs 22, no. 3 (2009): 451–67; Zhainara Iskakova, Marat Sarsembayev, and Zarina Kakenova, ‘Can Central Asia Be Integrated as ASEAN?’, Opción 34, no. 85 (2018): 15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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