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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새 총리 임명에도 정국 혼란 이어져

스리랑카 EMERiCs - - 2022/05/20

☐ 총리 사퇴에도 정국 여전히 불안


◦ 대통령의 친형, 총리직 사표

- 5월 12일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이 라닐 위크레메싱게(Ranil Wickremesinghe) 전 총리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는 “국민들이 하루에 세끼를 다시금 챙겨먹을 수 있도록 국가를 정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스리랑카는 외환 부족으로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으며 국민들은 4월 기준 30%나 되는 물가상승률과 전기·휘발유·의약품 등의 필수품 부족에 신음하고 있다. 

- 스리랑카 야당인 연합국민당(UNP, United National party) 대표이기도 한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1993년 이후 다섯 차례나 총리직을 역임한 바 있으며, 2015~2019년에도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Maithripala Sirisena) 정권 하에서 총리직을 수행하며 국정을 주도했다. 그러나, 2020년 총선에서 연합국민당은 1석만을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 한편, 5월 9일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친형인 마힌다 라자팍사(Mahinda Rajapaksa) 총리가 친정부 지지자들을 부추겨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하도록 한 이후 비교적 평화적으로 이어져 온 시위가 걷잡을 수 없는 폭력 양상을 띠게 되었고, 결국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를 선언하고야 말았다. 

- 10일 스리랑카 군경은 성난 시위대에 둘러싸여 콜롬보(Colombo)의 자택에 갇혀있던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를 구출하여 해군 기지로 대피시켰다. 스리랑카 법무부는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와 그의 아들에 출국 금지 명령을 내렸다. 


◦ 야권은 새 총리 지명에 시큰둥한 반응

- 당초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범야권 지도자인 사지트 프레마다사(Sajith Premadasa) 사마기 자나 발라웨가야(Samagi Jana Balawegaya)당 대표에 새 정부를 이끌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사지트 프레마다사 대표는 라자팍사 대통령 퇴진, 제왕적 대통령제 폐지, 의회 권한을 강화하는 법률 제정 등을 선결 조건으로 내걸고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

- 아누라 쿠마라 디사나야케(Anura Kumara Dissanayake) 자나타 비무크티(Janatha Vimukthi Peramuna)당 대표는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와 라자팍사 가문을 서로를 보호해왔으며, 이제 스리랑카 국민 그 누구도 그들의 음모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프랑스 매체 르 몽드(Le Monde)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유능한 협상가이자 친서방 시장주의 개혁자로 알려졌지만 라자팍사 가문과도 가까운 사이이다.

- 스리랑카 로마가톨릭 교회 콜롬보(Colombo) 대주교좌 교회에서 말콤 란지트(Malcolm Ranjith) 추기경은 기자회견을 열고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2019년 2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부활절 테러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어 그가 총리직에 다시 오르는 것은 ‘불법’이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이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구심점 절실


◦ IMF와 협상 앞두고 국민 신뢰 회복 필요

- 마이클 쿠겔만(Michael Kugelman) 미국 워싱턴 윌슨센터(Wilson Center in Washington) 남아시아 담당 수석 연구원은 라닐 위크레메싱게 신임 총리가 야권과 일반대중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시위대가 라자팍사 가문의 퇴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는 만큼, 마힌다 라자팍사 전 총리가 사임한 것만으로는 스리랑카 정부가 성난 민심을 달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 스리랑카 정부가 금리 및 세율 인상 등 국제통화기금(IMF)이 요구하는 엄격한 긴축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고통 감내라는 국민적 동의를 이뤄내야 하는데,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물러나고 정치권이 새로운 임시 정부를 구성한 뒤 조기 선거를 열어 정통성을 갖춘 정부를 구성해야만 이러한 일이 가능하다는 게 마이클 쿠겔만 수석 연구원의 설명이다.

- 라진 살리(Razeen Sally) 싱가포르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교수도 스리랑카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구제금융 협상에 돌입했으나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사임 이후 재무부 장관직이 공석인 상태에서 IMF와 교섭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는데,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마저도 예전에도 총리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던 터라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경제 붕괴 경고음에 국정 안정 시급

- 5월 11일 난달랄 위라싱게(Nandalal Weerasinghe) 스리랑카 중앙은행 대표는 새 정부가 조속히 구성되지 않을 시 스리랑카 경제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수습 불가능한 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위라싱게 대표는 스리랑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채무 위기와 극심한 외환보유고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 정치 상황이 먼저 안정되어 일련의 경제 개혁 조치가 입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미국 매체 블룸버그(Bloomberg)는 스리랑카 정부의 달러 표시 이자부 채권(dollar bond coupons)의 채무 이행 유예기간(grace period)이 5월 18일에 마감되므로 스리랑카가 본격적인 디폴트에 빠져들게 된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리랑카 국채 대부분이 연쇄지급불능조항(cross-default clauses)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쇄지급불능조항이란 채무자가 신규차관을 계약할 때, 기존차관계약에 대하여 지급불능선언을 하게 되면, 신규차관도 자동적으로 지급불능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것을 명시하는 것으로서 차주가 지급불능상태의 선언을 어렵게 하여 대출자의 채권확보를 용이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 인도, 휘발유 및 차관 제공


◦ 인도, 스리랑카에 지원 이어가

- 5월 15일 인도 정부는 선박 12척을 동원하여 스리랑카에 휘발유 40만 미터톤(MT, Metric Tones)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 정부는 12일에도 스리랑카에 화학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요소(urea) 6만 5,000미터톤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 밀린다 모라고다(Milinda Moragoda) 주(駐)인도 스리랑카 고등판무관은 라제시 쿠마르 차투르베디(Rajesh Kumar Chaturvedi) 인도 화학비료부 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스리랑카가 인도 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신용 한도(lines of credit) 10억 달러(한화 약 1조 2,745억 원)를 이용해 화학비료를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 인도 정부는 2022년부터 스리랑카 정부에 30억 달러(한화 약 3조 8,255억 원)가 넘는 지원금을 차관, 신용 스와프( credit swap), 신용 한도 등의 형태로 제공해왔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Bloomberg, Sri Lanka Stumbles Toward Its First Default on Foreign Debt, 2022.05.16.

The Indian Express, Sri Lanka says it is probing Indian media report on LTTE planning attack on May 18, 2022.05.15.

Le Monde, Au Sri Lanka, le nouveau premier ministre est déjà contesté, 2022.05.13.

Foreign Policy, Why Sri Lanka’s Crisis Has No End in Sight, 2022.05.12.

The Straits Times, Sri Lanka central bank chief warns of catastrophe unless new gov't takes charge by Friday, 2022.05.11.



[관련 정보]

1. 스리랑카 중앙은행 총재, 새 정부 구성 지연될 시 경제 붕괴 경고 (2022.05.13)

2. 스리랑카 국회의장, 대통령에 새 총리 인선을 위한 특별 의회 소집 요청 (2022.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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