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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스리랑카 4월 물가 상승률 30%에 근접... 민생고에 전국적으로 파업 발생

스리랑카 EMERiCs - - 2022/05/06

☐ 물가 상승에 빈곤 문제 악화

◦ 물가 상승률 30%에 육박
- 최악의 경제난이 발생한 스리랑카에서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 스리랑카 통계청은 2022년 4월 콜롬보 소비자물가지수(CCPI, Colombo Consumer Price Index)가 전년 동기 대비 29.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CCPI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 폭은 18.7%였다. 4월 식품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46.6%나 인상되면서 전체 물가 수준이 큰 폭으로 올랐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3월 식품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2%를 기록한 바 있다.
- 2022년 4월 스리랑카의 비식품(non-food)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22%를 기록했고, 전년 동기 대비 13.4%를 기록했던 전월보다 상승폭이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물가 상승률(core inflation)도 2022년 4월에 22%를 기록해, 13%를 나타냈던 전월 대비 큰 폭으로 상승했다. 
- 또한, 2022년 4월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와 138%나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 빈곤 문제 악화
- 스리랑카에서 물가가 계속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저소득층 빈곤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하루 3.2달러(한화 약 4,048원) 이하로 생활하는 스리랑카 국민의 비율이 11.7%를 차지해, 이 수치가 2019년의 9.2%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루 3.2달러’는 세계은행이 중하위 소득(lower-middle income) 국가의 빈곤을 측정하기 위해 정해 놓은 소득 기준이다.
- 세계은행은 스리랑카 정부가 저소득층 120만여 가구를 지원하기 위해 ‘사무르디(Samurdhi)’ 프로그램을 시행하고는 있으나 실수급자가 목표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은행은 4월 중순 스리랑카 정부가 의약품과 기타 필수재를 구매할 수 있도록 1,000억 달러(한화 약 125억 원)의 긴급 지원금을 보냈고, 5월 2일에는 6억 달러(한화 약 7,600억 원)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 야권의 공세에 총리 경질 가능성 대두

◦ 전국 각지에서 파업
- 5월 1일 스리랑카에서 유조차 기사들이 유류·보험·차량부품 가격 상승분을 고려하여 운송 비용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조에 가입된 유조차 기사들은 운임 인상률 115%가 적정선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칸차나 위제세케라(Kanchana Wijesekera) 스리랑카 에너지부 장관은 이를 터무니 없는 요구라고 일축하고 국영석유회사 실론석유공사(CPC, Ceylon Petroleum Corp)가 제시한 95%의 운임 인상률을 고수하고 있다.
- 4월 27일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대통령의 실정을 물어 퇴진을 요구하는 민간 및 공조직 노동자의 총파업도 전국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1,000여 개가량의 노조가 주축이 되어 스리랑카 수도이자 경제 중심지 콜롬보(Colombo)를 비롯한 전국 대도시에서 은행과 사업장들이 철시에 참여하고 있다.
-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스리랑카 내전 참전용사 수십 명도 거리로 나와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 이들은 경제 파탄에 책임이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티고 있다고 비난하고 다시 선거가 열린다면 라자팍사 가문에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날린 헤라트(Nalin Herath) 스리랑카 국방부 공보실장은 참전용사들이 시위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고, 군(軍)은 평화적 시위를 허용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고만 밝혔다.

◦ 총리 경질 카드도 만지작
- 4월 27일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스리랑카 대통령이 정치적 교착 상태를 종식하기 위한 거국 정부 구성을 논의할 목적으로 정당들을 소집하고, 처음으로 자신의 친형인 마힌다 라자팍사(Mahinda Rajapaksa) 총리를 경질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두고 집권하자마자 친형을 총리로 지명하고, 이중국적자가 정부 각료로 취임할 수 있도록 헌법까지 뜯어고쳐 미국 국적자인 또 다른 형제 차말 라자팍사(Chamal Rajapaksa)를 농업관개부 장관직에, 그리고 바실 라자팍사(Basil Rajapaksa)를 재무부 장관직에 앉히는 등 정부 고위 직위 곳곳에 자신의 가족 구성원들을 포진시켰다.
-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는 현지 언론 데일리 미러(Daily Mirro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동생인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일축하고, 다음 총선에서도 국민이 자신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한편, 스리랑카 야권은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와 내각 전원이 물러나지 않을 시 어떠한 임시 정부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정부와 ‘강대강’으로 대치해왔다.

◦ 정권 교체까지는 여전히 험난한 여정
- 5월 3일 스리랑카 야당인 연합인민자유연맹(UPFA, United People's Freedom Alliance)의 사지트 프레마다사(Sajith Premadasa) 총재는 야파 아베이와르데나(Yapa Abeywardena) 국회의장에게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며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와 내각 전원 축출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스리랑카 헌법에 따르면 정부 불신임안 제출을 통하여 총리와 내각 각료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국회 재적의원 225명 가운데 과반수 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데, 여당인 인민전선(People’s Front)이 150석 가까운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여당 의원들의 동조 없이는 불가능한 상태다.
- 스리랑카 야권은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대통령을 겨냥한 불신임안도 제출했으나 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회의 불신임 투표가 구속력을 발휘하지 않아,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거나 의회가 탄핵 절차를 밟지 않는 한 2024년 대선 전까지는 헌법적 절차에 따른 대통령 교체는 불가능하다.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이 사임할 경우 면책특권을 상실하고, 내전 당시 국방차관으로서 재직하면서 자행한 전쟁범죄 혐의로 기소될 것을 두려워하여 끝까지 버틸 것으로 보고 있다.
- 한편, 현지 언론인 데바나 세나나야케(Devana Senanayake)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Foreign Policy) 기고문에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를 통해 응축된 대중들의 에너지가 단일한 의제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방향성을 갖춘 정치적 운동으로 전환되지 못할 시, 스리랑카 독립 이후 수차례 반복되었던 종족민족주의(ethnonationalism)로 인한 분규와 국가 폭력의 망령이 되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감수 : 권기철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C News, Sri Lanka opposition seeks no-confidence vote on Rajapaksas, 2022.05.04.
France24, Tanker strike worsens fuel woes in crisis-hit Sri Lanka, 2022.05.02.
Business Standard, Inflation in Sri Lanka rises 29.8% in April amid crisis: Central bank, 2022.04.30.
The Economist, Sri Lanka’s ruling family is running out of road, 2022.04.30.
Business Today, Sri Lanka: Gotabaya Rajapaksa agrees to remove brother Mahinda Rajapaksa as PM, 2022.04.29.
Aljazeera, At Sri Lanka protest camp, army veterans once led by president, 2022.04.27.
Foreign Policy, Inside Sri Lanka’s Unprecedented Mass Protests, 2022.04.26.
CNBC, Poverty in Sri Lanka to spike this year, warns World Bank,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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