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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필리핀, 물가 안정보다 경기 부양이 우선

필리핀 EMERiCs - - 2021/09/30

☐ 인플레이션 대응은 ‘아직’

◦ 필리핀 중앙은행, 저금리 기조 유지
- 필리핀 중앙은행(Bangko Sentral ng Pilipinas)이 2021년 9월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종전과 같이 2.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필리핀 중앙은행은 최근 7번의 통화 정책 회의에서 모두 금리를 변경하지 않았다.
- 필리핀 중앙은행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지난 2020년부터 기준 금리를 크게 낮추기 시작했다. 팬데믹 직전 4.0%였던 기준 금리는 불과 3개월 만에 3%대가 무너졌으며, 지난 2021년 1월 1.5%로 역대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 현행 기준 금리는 1월보다는 다소 높은 2.0%이나, 이 역시 4.0~6.0%를 오가던 예년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 한편, 벤자민 디오크노(Benjamin Diokno) 필리핀 중앙은행 총재는 중앙은행이 당분간 ‘완화적(accommodative)’ 통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더불어, 지금은 금리를 인상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말했다.
- 이와 같은 발언을 미루어 볼 때, 적어도 가까운 시일 내 필리핀 중앙은행이 기준 금리를 유의미한 수준으로 인상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

◦ 미국과 디커플링...독자적인 금리 정책 시사
- 지난 2021년 8월 미국 와이오밍(Wyoming)주에서 열린 연례 경제 정책 회의 잭슨홀 심포지움(Jackson Hole Economic Symposium) 직후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Federal Reserve) 의장이 가까운 시일 내 양적 완화를 완화하는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는 한편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나 2021년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면서 미 연준이 유동성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제롬 파월 의장의 직접적인 발언이 있자 미국 국채 금리가 들썩이기 시작했다.
- 미 연준의 행보로 인해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금리 인상이 시작됐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유동성 공급을 줄이면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오르고 미국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서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향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 그리고 그 결과, 개발도상국에 있었던 투자 자금이 해당 국가를 빠져나가 미국으로 향하고 미국 달러 대비 자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 하지만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미국의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줄곧 미국의 통화 정책에 대한 대비는 충분하며, 필리핀 국내 사정을 고려한 금리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부진한 8월 고용 지표에도 연준은 2021년 11월 중으로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다고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필리핀 중앙은행은 지금까지 밝힌 바와 같이 기준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 경기 부양이 먼저...인플레이션은 대책은 나중

◦ 경기 회복 강조하는 중앙은행
-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2021년 9월 통화 정책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고 발표하면서, 그 이유로 경기 회복을 언급했다.
-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필리핀 경제가 2021년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부양 정책을 축소할 수 있을 만큼 경기 회복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기준 금리 인상은 시기 상조라는 의견을 자주 표출했다.
- 심지어,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현재 필리핀의 기준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이기에 중앙은행으로서는 더 이상 완화 정책을 확대할 수 있을 만한 여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으며, 따라서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 경기 회복 속도에 힘을 더해야 한다는 견해도 밝혔다.
- 더불어, 정부의 재정 지출 부담을 덜어줄 수 있도록 필리핀 중앙은행은 저금리 정책으로 정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인플레이션 예의 주시하고 있어
- 한편,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필리핀 중앙은행이 현재 인플레이션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하면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 다만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필리핀의 월간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의 2021년도 연간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실제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 목표치가 큰 차이는 보이지 않으며, 현재 필리핀의 인플레이션은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는 적어도 당분간 필리핀 중앙은행의 현 핵심 목표가 인플레이션 관리가 아닌 경기 부양이라는 사실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판단된다.
-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는 필리핀의 최근 인플레이션은 돼지고기 공급 부족 등으로 인한 식료품 물가 상승과 같이 공급 채널 측면의 문제이며, 이러한 문제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아닌 정부의 행정적 대처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경제 성장을 위한 4차 산업 육성 강조
-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한 긴축 정책보다는 경제 회복을 위한 확장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는 벤자민 디오크노 총재의 견해는 디지털 결제 산업 지원을 발표한 최근 필리핀 중앙은행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필리핀 중앙은행은 필리핀 경제가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을 딛고 회복하기 위해서는 팬데믹 이후 규모가 크게 확대된 4차 산업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결제 기술 보급이 시급하다고 언급했다.
- 필리핀 중앙은행은 최근 디지털 결제 보급률을 높이기 위한 기술 개발에 보다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것이며, 민간 기업 및 기구와도 협력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필리핀의 결제 생태계를 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중앙은행이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 2021년 들어 필리핀 역시 다른 많은 나라와 마찬가지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으며, 미국의 통화 정책 변화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필리핀 중앙은행은 경기 회복이 충분하지 않은 시점에서 섣불리 기준 금리를 인상하면 필리핀의 현 경제 체력으로는 장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발언으로 미국의 테이퍼링 시기가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필리핀 중앙은행이 다른 일부 개발도상국과 같이 기준 금리를 짧은 기간에 급격히 인상할 확률은 높지 않아 보인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BS CBN, 'Accommodative' Bangko Sentral keeps interest rate at 2 percent, 2021.09.23.
Inquirer.net, BSP keeps interest rates steady but warns vs inflation, 2021.09.23.
Philippine News Agency, BSP keeps key rates steady, hikes inflation forecasts, 2021.09.23.
Country Economy, Philippines Central Bank key rates, 2021.09.29.
Inquirer.net, Digital payments to cover ‘sari-sari’ stores, trike drivers, too—BSP chief, 2021.09.27.
Manila Times, August inflation seen higher, 2021.09.06.
CNN Philippines, Inflation accelerates to 4.9% in August, settles above target, 2021.09.07.
Philippine News Agency, PH strengthens interventions to ease food prices, curb inflation, 2021.09.07.
Open Government Asia, Philippine Banks Urged Deployment of Anti-Cybercrime Law for Consumers, 2021.09.27.
Manila Times, BSP, firms to push digital payment initiatives, 20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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