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전문가오피니언

[전문가오피니언] 슬로바키아의 거시경제적 발전: 금융부문의 안정성을 중심으로

슬로바키아 Daneš BRZICA Institute of Economic Research, Slovak Academy of Sciences - 2021/08/31

You may download English ver. of the original article(unedited) on top.


이슈 현황
슬로바키아의 경제규모는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4.8%가량 줄어들었다. 2020년 봄의 1차 대유행은 국가경제에 큰 충격을 주었으나, 2020년 전체를 보았을 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은 예상보다 작았다. 여기에는 2020년 가을~겨울의 2차 대유행이 감염자 수 면에서는 1차 때보다 훨씬 규모가 컸지만 경제에 대한 영향은 이전보다 작았다는 점에서 기인한 바가 크며,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상대적으로 빠른 경제 회복을 도모할 수 있었다. 2차 대유행이 1차와 달랐던 점 중 하나는 개별 부문에 대한 영향으로, 각 산업이 받은 피해는 1차 때와 비슷하거나 비교적 적었다.

2차 대유행은 또한 금융 부문에도 보다 적은 영향을 미쳤으며, 은행은 이전 대유행 시기보다 자유롭게 대출을 수행할 수 있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제한조치 이후에도 대출 신용기준은 다시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특히 소매 분야에서의 성과가 눈에 띄었다.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 또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 금융시장 회복에 일조했고, 이러한 자신감은 연금형 및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구성에도 변화를 야기해 자본의 비율이 늘어나고, 채권 포트폴리오의 손실율(Risk Parameters)이 올라갔으며, 연금형 펀드에 유입되는 자금 또한 코로나19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향후 경제발전의 향방은 아직 코로나19 및 팬데믹 관련 전망에 큰 영향을 받는다. 시장에는 아직 3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잔존하고 있으며, 소비자 및 핵심 경제 부문 구성원들의 미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는 경제심리지수(ESI, Economic Sentiment Index)도 이러한 우려로 인해 악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1년 8월에 또 한번의 대유행이 발생할 수 있음을 예견하고 있으나, 그 심각도는 이전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인 고찰 및 분석1)
슬로바키아의 중앙은행(NBS, National Bank of Slovakia)은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관찰 및 금융시장 관리 업무를 수행하며, 금융안정성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정기적으로 간행해 국내 금융부문의 최신 경향과 리스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금융안정성 외에도 중요한 요소는 국가 예산인데, 슬로바키아 의회는 2021년 5월, 팬데믹 극복을 위해 국가예산법(Act on the State Budget) 개정을 승인해 2021년 정부지출액을 37억 유로(한화 약 5조 원) 이상 증액했다.

NBS측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와중에도 금융부문은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경제 회복의 가속화를 지원했으며, 은행들은 높은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통해 기업 수익 감소로 인한 자금 문제를 해소해주었다. 1차 대유행 당시 기업 대출 규모는 일시적으로 영향을 받는 수준에 그쳤으며(2020년 2/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5.2% 증가, 2019년의 해당 수치는 4.7%), 2차 대유행 때에는 오히려 전년보다 증가폭을 키웠다(2020년 4/4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 2019년의 해당 수치는 4.4%). 팬데믹 상황 아래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국가적 보장 정책의 지원이 컸으며, 국가적 지원 정책이 제공하는 자금지원 및 보상금에 힘입어 많은 기업의 유동성이 위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현 상황을 감안할 때 지금까지의 대출 확대 경향이 앞으로 몇 달간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주택대출의 증가 또한 코로나19 위기 이전과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슬로바키아 국내 가구에 대한 주택대출액은 2020년 4월에 318억 유로(한화 약 43.7조 원), 동년 12월에 338억 유로(한화 약 46.5조 원), 2021년 4월에 349억 유로(한화 약 48조 원)를 기록했다. 소비자 대출액은 가계소비의 위축으로 인해 2020년 4월 56억 유로(한화 약 7.7조 원)에서 동년 12월 53억 유로(한화 약 7.3조 원)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 4월에는 58억 유로(한화 약 8조 원)로 반등에 성공했다. 2020년말의 감소세를 고려했을 때 소비자 금융 부문은 다른 부문보다 2차 대유행의 영향을 더욱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 관련 상황이 호전되면서 슬로바키아의 거시경제지표도 다시 통상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대외 무역액은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넘어섰고, 2021년 6월 기준 무역 흑자는 2억 9,700만 유로(한화 약 4,000억 원)에 달했다(다만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 비해 거의 3분의 2가량 하락한 것이다). 대외 무역 흑자를 1년 넘게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차량 수출 부문의 덕이 컸으나, 대외무역 분야 전체가 안정화되기까지는 아직 시일이 필요할 것이다.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금융부문은 2차 대유행의 영향을 적게 받아 그 안정성을 유지하고 경제회복을 위한 자금을 지원했으며, 은행들은 국가 보장 정책을 바탕으로 대출을 통해 기업의 수익 감소를 보완해주었다. 위에서 살펴봤듯 2차 대유행 당시 기업 대출액 증가율이 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높아지기도 했다. 주택대출 또한 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소비자 대출 부문은 감소를 경험했다. 지금까지 코로나19가 대출고객들의 상환능력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며, NBS에 따르면 시한 연장 이후에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례의 비중은 소매대출의 0.7%, 기업대출의 0.9%에 불과하다. 

은행 부문의 수익률은 코로나19로 인해 줄어들었는데, 2020년 수익의 경우 전년 대비 25% 감소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2021년 1/4분기에는 대손충당금 완화 및 규제비용의 감소 덕에 전년동기 대비 수익이 증가했으며, NBS는 시중 은행들이 팬데믹으로 인한 손실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되어 수익이 줄어들더라도 자기자본비율이 위기 이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에 금융부문이 피해를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방증하는 일례로는 팬데믹 와중이던 2020년에도 책임성 있는 정책 운영을 바탕으로 한 은행들의 자기자본비율이 19.7%를 기록하여 전년의 18.2%에 비해 상승했던 사실을 들 수 있다. 다만 우호적이지 못한 상황에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은 은행마다 다르며, 특히 대규모 자본을 갖춘 주요 은행들이 이러한 능력을 더욱 잘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2021년 1/4분기에도 2020년 4/4분기에 관찰되었던 대출 증가 경향이 유지되었으며, 이와 같은 대출 증가는 기업들에 보다 빠르게 융자를 제공하게 된 점에서 기인한다. 2021년 1/4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평균 기업대출액 증가율은 4.2%로, 그 수치가 3%에 미치지 못했던 2020년 1/4분기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기업 중 상당수가 소규모/초소규모 기업이었으며, 이러한 소규모 기업에 대한 대출 증가는 국가적 보장 정책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 역할을 수행한 코로나19 위기는 시장 축소에도 불구하고 국내 보험업계의 위기극복능력 또한 보여주었다. 위기 발생 이후 생명보험에 대한 소비자들 의 관심이 감소하고 연금형 및 뮤추얼 펀드 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입었으나, 이러한 손실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였다. 자산관리부문 또한 일시적 등락 이외에는 큰 악영향을 받지 않았는데, 2020년 전반기에는 소비자들의 기여액이 감소했지만 동년 하반기에는 위기 이전 추세를 회복했다. 다만, 이자율이 이전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자산관리 포트폴리오는 수익성과 리스크 모두가 높은 자산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슬로바키아 경제에 각종 간접적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국내 기업과 협업관계에 있는 타국의 기업들이 각국의 감염확산에 따라 공급을 줄이거나 활동을 제한하면서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 <그림 1>은 2020~2021년간 건설 및 재료 부문의 가격지수 변동을 보여주며, 최근 경제가 회복되면서 수요 증가와 함께 가격 수준 또한 상승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 1> 2020~2021년 건설 및 재료부문 가격지수 변동
(2015년 평균수치를 100으로 표기)
* 자료: 슬로바키아 통계청(2021)

기업활동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산업생산은 2021년 5월에 전년동기 대비 36.7% 증가했으며, 제조부문의 경우 43.2%, 전기/가스/증기/냉난방부문의 경우 9% 성장을 기록했다.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곳은 운수장비 제조(57.2%)와 금속제품 제조(58.1%) 분야이며, 반면 광업과 의약품 제조 분야는 생산량 감소를 겪었다. 2021년 6월 기준 산업생산 또한 전년동기 대비 13.7% 증가하는 등 슬로바키아의 산업 현황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반적 생산은 이미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월 대비 4.1%가량 증가했으며, 총 15개 산업분야 중 13개에서 전년동기 대비 생산 증대를 보고하고 있다.

무역수지 또한 2021년 들어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6월에는 무역 흑자가 3억 유로(한화 약 4,000억 원)에 근접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시장의 유동성으로 인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우나, 원자재 및 재료 공급 문제가 해결된다면 앞으로 몇 달 동안에도 무역 흑자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2021년 6월 기준으로 많은 분야에서 전년동기 대비 고용률 하락을 보고하고 있으며, 고용이 가장 크게 감소한 분야는 숙박업(-6%), 도매업(-4.1%), 건설업 (-3.1%), 소매업(-2.9%)이다. 2021년 상반기 평균을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할 경우 고용이 증가한 곳은 정보통신업(+2.2%) 및 기타 시장 서비스업(+0.5%)에 그쳤다(해당 두 분야의 경우 6월에도 전년동기 대비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슬로바키아가 해결해야만 하는 어려운 숙제 중 하나는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이다. 현재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운영비용의 증가를 감수해야만 하는 기업의 비중은 10%이며, 은행들도 이들 기업에 대출을 제공함에 있어 이와 관련한 리스크를 점차 고려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경제로의 이행은 은행의 새로운 고객 유치를 돕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NBS는 대출 및 부동산시장의 변화를 관찰하여 필요에 따라 상황 안정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특히 위기 상황에서도 주택대출 분야의 성장세가 비교적 두드러졌으며, 2021년 3월에는 대출액이 사상 최고치에 달했는데, 만약 시장 내 불균형이 계속될 경우 NBS가 개입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미래 전망과 함의
NBS는 거시경제의 장기적 안정성 확보라는 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된 이후 경제 회복이 어떻게 이루어질지인데, 위에서 살펴본 초기 지표들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국내 기업활동을 위한 해외 자재 공급 측면, 즉 공급망 부문에서는 아직 문제가 존재한다. 이에 더해 미래를 위해서는 구조적 개혁 수행, 교육의 질 제고, 투자대상국가로서의 매력 증대 등을 포함한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경제 발전을 도모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슬로바키아 국가 예산 지출의 대규모 증액으로 인해 정부 재정적자는 본래 목표치였던 GDP의 7.4%에서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공공 재정 및 정부지출의 장기적 지속가능성 관련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안이 논의된 바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유의미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 프로그램 발표(Government’s Program Announcement)와 경제회복 및 복원력 계획안(Recovery and Resilience Plan)에서 보이는 바에 따르면 정부는 연금 개혁 및 지출 상한선 설정을 추진하고자 하며, 특히 후자에는 경제적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2021년 4월에는 NBS의 피터 카지미르(Peter Kažimír) 은행장을 포함한 일부 경제학자들이 공공 재정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금법(Pension Act) 도입과 예산책임법(Act on Budgetary Responsibility) 개정을 정부에 촉구한 바 있다. 만약 이러한 체계적이고 구조적인 변혁이 신속하게 수행되고 코로나19 관련 상황이 안정된다면 슬로바키아 국내 경제의 역동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나, 백신 접종률 정체나 보다 전염력이 높은 델타 변이의 확산 등이 잠재적 위험요소로 남아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금융부문의 위기대처능력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불량대출과 관련한 전망은 아직 확실하지 않다. 위에서 언급했듯 시한 연장 이후에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대출건은 소매대출의 0.7%, 기업대출의 0.9%인 것으로 조사되나, 코로나19 위기가 아직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에서 이들 수치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NBS는 현재 예측되는 경제성장 추세 하에서는 소매대출의 최대 1.3%, 기업대출의 최대 3.3%까지가 상환 문제를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나,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될 경우 이들 수치가 증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낮은 금리와 정부 부채의 상승이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국내 금융부문은 이전에도 저금리 환경에서 활동해왔지만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후 이러한 경향이 더욱 심화되었다. 은행들의 경우 이로 인해 주택대출 분야의 경쟁 심화 및 소비자 대출 분야 축소로 인한 차익 감소가 가속화되었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금형 및 뮤추얼 펀드의 리스크 부담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부터 미래 몇년간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은행의 수익성을 다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팬데믹 위기 극복 이후에도 슬로바키아는 국가 경제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만 하며, 이 과정에서 국내 재원에 더해 EU로부터의 재정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슬로바키아가 EU로부터 지원받을 것으로 예정된 금액은 총 7억 8,000만 유로(한화 약 1조 원)이며, 지금까지 팬데믹으로 인한 위기 극복을 위해 리액트-EU(REACT-EU) 프로그램에서 7,600만 유로(한화 약 1,000억 원)를 지원받았다. 

정부 관계자들은 국가 경제의 전반적 전망에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으며, 슬로바키아가 근미래에 역동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긍정적 전망은 공식 경제 예상치에도 반영되어 있는데, NBS는 2021, 2022, 2023년의 연간 GDP 성장률 예상치를 각각 4.5%, 5.9%, 3.8%로 산정했으며,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또한 금년 경제성장률을 4.6%로 전망하고 있다.


* 각주 
1) 본 원고에 언급된 수치 자료는 의 출처는 모두 NBS(2021): Správa o finančnej stabilite. Máj 2021. Národná banka Slovenska. ISSN 1338-6123 (Elektronická verzia). www.nbs.sk/sk/publikacie/ sprava-o-financnej-stabilite를 출처로 함.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