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영역 건너뛰기
지역메뉴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슈&트렌드

[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파푸아 특별 자치법 개정…갈등은 계속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1/07/23

☐ 파푸아 주 분리 독립운동 여전

◦ 50년 넘게 이어진 원주민과 중앙 정부의 마찰 
- 지난 2021년 4월,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파푸아주 및 서 파푸아주(이하 파푸아)에서 활동 중인 ‘자유 파푸아 운동(OPM, The Free Papua Movement)’을 테러 집단으로 명시하고 대대적인 색출에 나섰다.
-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테러 집단’의 근거지로 추정되는 파푸아 산간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였고, 이에 따라 곳곳에서 교전이 일어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또한 그 과정에서 교전 지역 인근 주민 수천 명이 삶의 터전을 떠나 열악한 시설을 갖춘 난민 캠프로 이동해야만 했다.
- 파푸아 개척 교회 관계자에 따르면 마을과 학생 기숙사를 대상으로 한 공격과 약탈이 있었고 파푸아 지역 정치인과 여러 사회운동가가 인도네시아군에 체포됐다. 또한 인도네시아군은 ‘테러 집단’ 소탕을 이유로 종교 시설까지 공격했다.

<인도네시아령 파푸아 주 및 인근 지역 위치>
출처: Papua Partners Organization


- 인도네시아령 파푸아는 네덜란드 식민지에서 해방된 후 1969년부터 인도네시아 연방 공화국에 편입되었다. 인도네시아 연방에 가입하던 1969년, 파푸아에서는 인도네시아 연방 가입을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했고, 찬성표가 더 우세하여 인도네시아의 일부가 되었다.
- 하지만 1969년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인원은 파푸아 ‘대표자’로 임명된 1,000명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인도네시아 정부가 지정한 인물이었으며, 당시 80만 명에 달하던 파푸아 원주민에게는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았다.>가독성> 파푸아 원주민에게는 투표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파푸아 분리주의자들은 1969년 투표가 조작된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파푸아 원주민과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 사이의 충돌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 중앙 정부, 파푸아 독립 절대 불허 방침...인종도 문화도 너무 달라
- 파푸아는 인도네시아 다른 지역과는 달리 멜라네시아(Melanesia)인이 토착 원주민이다. 그리고 네덜란드 통치의 영향으로 원주민 대부분이 기독교와 토속 신앙을 믿고 있는데, 이 역시 이슬람교인이>가독성>이슬람교도가 대다수인 인도네시아 타지역과 큰 차이가 있다.
-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이전 정권부터 파푸아 원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군대와 경찰을 동원하여 억압하는 한편, 무슬림계 인도네시아인을 자와(Java)섬 등지에서 이주시킨 후 파푸아 지역의 경제권을 장악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무슬림계 인도네시아인과 멜라네시아계 토착민의 경제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이는 파푸아와 중앙 정부가 오랜 갈등을 일으키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
- 오랜 기간 여러 사회정치적 문제가 끊임없이 일어났지만 인도네시아 정부는 파푸아 독립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 이는 파푸아에 풍부한 지하자원이 매장되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파푸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금광과 세계 3위의 구리 광산이 있으며 목재도 풍부하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하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파푸아 독립을 허용하지 않고 억압한다는 비판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말레이시아 역시 자원이 없는 싱가포르의 연방 탈퇴를 쉽게 허가한 반면, 자원이 풍부한 동말레이시아의 독립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례도 있기에 지하자원이 파푸아 독립 불허의 이유라는 주장에는 상당한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 인종 차별에 인권 탄압까지...독립 요구하는 임시 정부 수립
- 지난 2021년 4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자유 파푸아 운동을 ‘테러 집단’으로 명명하고 소탕 작전을 지시하게 된 데에는, 4월 8일 파푸아 내 무장 단체가 2명의 초등학교 교사를 사살하고 학교 3곳을 불태우는 사건이 일어난 것이 결정적인 원인이었다.
- 하지만 파푸아에서는 지난 2019년에도 학교 교사가 파푸아 원주민을 동물에 빗대 지칭하는 비하 발언을 하면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파푸아 원주민은 무슬림계 교사들이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말레네시아계 원주민을 대상으로 인종 차별 발언을 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수사 결과 인종 차별 발언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 또한 그 이전에도 파푸아 지역 대학생들이 중앙 정부의 차별에 반발하는 시위가 지속적으로 일어났으며 그로 인해 다수 학생이 구속되었다. 더욱이, 중앙 정부는 파푸아 독립 깃발을 공공장소에서 사용했다는 이유로 관련자를 ‘국가 전복죄’로 구속하여 징역형을 내리기도 했다.
- 해묵은 갈등이 계속되던 와중, 지난 2020년 12월 ‘서 파푸아 해방 연합운동(ULMWP, United Liberation Movement for West Papua)’은 임시 정부 수립을 선언했다. 임시 정부 수장은 오랜 기간 서 파푸아 해방 연합운동을 이끌어 온 베니 웬다(Benny Wenda) 의장이 맡았다. 하지만 파푸아 임시 정부 수립에 대해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거론할 가치도 없는 성명이라며 무시로 일관했다.

☐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 파푸아 특별 자치법 연장

◦ 인도네시아 국회, 파푸아 주 자치법 개정 
- 1969년 연방 편입 이후 파푸아 원주민과 지속적인 갈등을 빚던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는 지난 2001년 파푸아 특별 자치법(special autonomy law)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해당 법은 파푸아 지역 주민의 정치적 입지와 복지, 교육 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법안 시효 기간은 20년이었다.
- 따라서 파푸아 특별 자치법이 처음 통과되고 20년이 지난 2021년 2월, 파푸아 특별 자치법의 효력도 소멸했다. 이에 인도네시아 정부는 새로운 특별 자치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 하지만 파푸아 원주민은 20년 동안 원주민의 인권과 복지 강화를 약속한 파푸아 특별 자치법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면서, 해당 법의 시효가 만료된 이상 이제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파푸아의 독립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러한 요구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다시 한번 파푸아 독립을 허락할 수는 없다고 강경하게 나섰다. 동시에, 지난 2021년 7월 15일 인도네시아 하원은 개정 파푸아 특별 자치법을 통과시켜 정부가 파푸아를 인도네시아 통치 영역으로 남겨둘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개정 파푸아 특별 자치법이 파푸아 원주민의 권리와 복지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푸아 원주민은 이전 특별 자치법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고, 원주민에 대한 인종 차별과 무슬림계 인도네시아인의 경제권 장악이 여전하기에 중앙 정부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숨겨진 인권 사각지대, 국제 인권 기구도 관심 호소
- 국제 인권기구인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를 비롯한 여러 인권 단체와 파푸아에서 활동 중인 개척 교회 관계자들은 파푸아에서 인종 차별과 인권 유린 행위가 빈번히 자행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그러나 파푸아는 과거부터 서방 국가가 관심을 두지 않는 지역이기에 이 같은 문제도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서 파푸아 해방 연합운동이 임시 정부 수립을 선포하거나 파푸아 독립을 대대적으로 호소한 시기도 미국에서 흑인 인권 이슈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인종 차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때이다.
- 내부적으로 수십 년 동안 이어진 문제를 알리기 위해 강대국에서 발생한 사건에 의한 시류에 편승해야 할 만큼, 파푸아는 국제사회와 서방 국가의 눈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인권기구와 파푸아 원주민은 이러한 무관심이 파푸아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또 다른 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다.
-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장기간 파푸아를 계속해서 코로나19 최고 위험 지역으로 분류하여 원주민 통행은 물론 외부인의 출입까지 통제하고 인터넷을 차단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사실은 국제사회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 여기에, 지난 4월에 있었던 정부의 대대적인 ‘테러 집단’ 소탕과 2021년 7월 들어 더욱 강해진 파푸아 지역 이동 제한 조치 모두 새 파푸아 특별 자치법 통과를 강행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의도적으로 실시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논의도 파푸아 바깥에서는 전무한 실정이다.
- 파푸아 원주민과 독립을 원하는 분리주의자의 강력한 요구에도 개정 파푸아 특별 자치법이 통과되었다. 일각의 주장대로 지하자원이 이유인지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현시점에서 인도네시아 정부가 파푸아의 독립을 허용할 의사는 없어 보인다. 반면 파푸아는 계속 인도네시아와의 결별을 원하고 있으며, 따라서 당분간 인도네시아 중앙 정부와 파푸아 원주민 사이의 갈등과 마찰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RNZ, Indonesian lawmakers pass controversial bill to reshape West Papua, 2021.07.16.
Kompas, Ratified by the DPR, here are 7 important points for the second amendment to the Papua Special Autonomy Law, 2021.07.15.
Indonesia at Melbourne, Talking Indonesia: Papua and special autonomy, 2021.07.16.
CNN, Almost half of this capital city's population may have contracted Covid-19, survey finds, 2021.07.14.
Bloomberg, Indonesia’s Daily Cases Surpass India, Marking New Epicenter, 2021.07.14.
Time, A Racial Justice Campaign Brought New Attention to Indonesia’s Poorest Region. Will It Translate to Support for Independence?, 2020.12.15.
New Internationalist, ‘The road to freedom lies ahead’, 2021.07.15.
RNZ, West Papua liberation movement announces provisional govt, 2020.12.03.
Mondaq, Indonesia: West Papuan provisional government has formed, as calls to allow UN access increase, 2021.01.18.
Suara Papua, Domestic ULMWP Rejects Indonesia’s Colonial Policy to Extend Special Automy, 2021.07.14.
Zona Jakarta, Benny Wenda refuses to live a difficult life on the run, it is very different from KKB in the middle of the forest, this is a figure of financial support, 2021.06.23.
Asia Pacific Report, Indonesian police tighten covid entry controls in West Papuan districts, 2021.07.14.


[관련 정보]

본 페이지에 등재된 자료는 운영기관(KIEP)EMERiCs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습니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