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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트렌드] 인도네시아, 재정 적자에 세금 인상 검토
인도네시아 EMERiCs - - 2021/05/20
☐ 연간 예산 감축 예고
◦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재정 적자 급증
- 최근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Sri Mulyani Indrawati) 인도네시아 재무부(Ministry of Finance) 장관은 한 온라인 경제 포럼에서 2022년도 인도네시아 정부의 연간 예산이 2,631조 8,000억~2,775조 3,000억 루피아(한화 약 209조 4,913억~220조 9,139억 원)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1년에 약 2,750조 루피아(한화 약 228조 9,0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집행할 예정이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장관이 예상한 2022년도 예산 범위의 중간값이 약 2,700조 루피아(한화 약 214조 6,50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2022년도 연간 예산은 2021년보다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 이처럼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2년 예산 감축을 시사한 이유는 정부 재정 적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20년 GDP 대비 6.1%의 재정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1년에는 재정 적자가 GDP의 5.7%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2019년까지만 해도 인도네시아의 연간 재정 적자는 GDP의 3%를 하회했으며 2018년에는 1%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GDP 대비 연간 재정 적자 추이>
출처: Ministry of Finance, Reuters
- 정부 재정 적자 규모가 크게 커진 이유는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긴급 재정 지출이 늘어났고, 동시에 정부 세수는 감소했기 때문이다.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장관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차원에서 579조 7,800억 루피아(한화 약 46조 345억 원)를 소모했다.
- 이로 인해 2020년도 총예산 지출액은 당초 예상보다 12% 정도 많았다. 반면, 이동 제한과 경기 침체 등으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서 정부의 법인세와 소득세 수입이 감소했으며 그 결과 2020년 정부 세수는 연초 목표치를 17% 하회했다.
◦ 적자폭 줄여야 하는 인도네시아 정부
-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3년 정부의 연간 재정 적자가 GDP의 3% 이하가 되도록 강제하는 정부 예산 법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예산 지출이 크게 늘어나자 인도네시아는 정부 예산 법이 정한 재정 적자 상한치를 최대 3년 동안 초과할 수 있다는 새 조항을 도입했다.
- 새 법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 재정 적자가 GDP의 3%를 넘는 수준의 예산을 편성할 수 있다. 하지만 별도의 특별 법안이 추가로 통과되지 않는 이상 2023년부터는 다시 재정 적자 규모를 GDP의 3% 이내로 줄여야 한다.
-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2년 예산을 2021년보다 감축할 것을 시사했을 뿐만 아니라 2023년 예산 역시 전년 대비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했다. 인도네시아 재무부 추산에 따르면 2022년 재정 적자는 GDP 대비 4.51~4.85%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이며, 2023년에는 GDP 대비 재정 적자 폭을 2.71~2.97%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세수 확보 위한 세율 인상 검토
◦ 부가가치세 인상 시사
- 현재 인도네시아의 부가가치세(VAT, Value Added Tax) 세율은 10%이다.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은 물론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 역시 인도네시아 내에서 구매하기 위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납부해야 한다. 다만 상품이나 서비스를 해외로 수출하는 경우에는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 최근 스리 물야니 인드라와티 장관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 현행 부가가치세 세율은 10%이지만 정부가 이를 5%로 낮추거나 15%로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 재무부 장관의 부가가치세 인상 발언에 더해 아이르랑가 하타토(Airlangga Hartarto) 인도네시아 경제정책조정부(Coordinating Ministry for Economic Affairs) 장관 역시 정부가 새 부가가치세 법안을 계획하고 있으며, 가까운 시일 내 이를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적자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증했으며 당분간 방역 및 경기 부양 관련 재정 지출이 계속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특별법을 통과시켜 재정 적자가 GDP의 3%를 넘을 수 있도록 조치했으나 이는 임시적인 방편이기에 2023년부터는 재정 적자 규모를 원상복구 시켜야 한다. 이와 같은 점을 감안 시, 인도네시아 정부가 부가가치세 세율을 인상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 부가가치세 인상 반대 의견 거세
- 인도네시아 정부 관료가 연이어 부가가치세 세율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자 인도네시아 경제금융개발협회(INDEF, Institute for Development of Economy and Finance)는 부가가치세 인상이 인도네시아 경제 회복을 저해할 수 있으며, 정부는 오히려 부가가치세 세율 인하를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브히마 유드히스티라(Bhima Yudhistira) 경제금융개발협회 전문 이코노미스트는 부가가치세 세수 감소는 소득 감소와 경기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며, 따라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브히마 유드히스티라 이코노미스트는 부가가치세를 인상분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소비가 더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디지털 서비스세 부과, 암호화폐 거래세 검토
-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0년 하반기부터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닷컴(Amazon.com), 구글(Google)과 같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영업하는 해외 업체가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이와 같은 내용의 부가가치세 제도 신설을 알리면서 세수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쇼핑 등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 홈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인구도 급증했다. 인도네시아 재무부는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여 세금 제도를 조속히 손보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큰 세수 구멍이 생길 수 있다고 하면서, 디지털세가 앞으로 인도네시아 정부 재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 한편, 인도네시아 정부는 최근 암호화 화폐 거래 수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암호화 자산 거래 협회(Indonesian Crypto Asset Traders Association) 발표에 따르면 2020년 인도네시아의 암호화 자산 거래량은 480조 루피아(한화 약 38조 640억 원)에 달했으며, 인도네시아는 한때 암호화 자산 보유량 세계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인도네시아 정부는 암호화 화폐를 기존의 선물 상품과 유사하게 취급 가능할 것으로 판단 중이며, 암호화 화폐 수익에 대한 과세를 통하여 장기적으로 과세 기반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팬데믹 계속, 경제 성장률 전망 불확실
◦ IMF, 인도네시아 연간 GDP 성장률 하향
- 지난 2021년 1/4분기, 인도네시아 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0.74% 감소했다. 이로써 인도네시아는 4개 분기 연속으로 경기 수축 상태가 지속되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은 2021년 1/4분기 경제 성장률이 –1.0~-0.1%를 예상한 정부 예측치를 벗어나지 않았고 –2.19%를 기록했던 2020년 4/4분기에 비해 개선되었다면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 한편, 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최근 2021년 인도네시아 예상 경제 성장률을 4.35%에서 4.3%로 0.5% pt 하향 조정하였다. 또한 월드뱅크(World Bank)는 2021년도 인도네시아 경제가 4.4%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IMF와 월드뱅크 모두 인도네시아 정부 목표치인 4.5~5.3%를 하회하는 경제 성장률 전망을 내놓고 있다.
- 그리고 최근 변종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방역 위기가 다시 커진 점도 인도네시아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인도네시아는 최근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추이가 2021년 연 초에 비해 안정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매일 수천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코로나19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 이에, IMF와 월드뱅크, 아시아 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등 여러 국제기구들도 향후 변종 코로나19 확산 추이에 따라 경제 성장률을 재차 하향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시했다.
◦ GDP 성장률 하락 시 재정 부담 더 커져
-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의 재정 계획은 정부 예상 GDP 성장률을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재정 지출을 계획을 변경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내외적인 이유로 GDP 성장률이 예상에 못 미치면 GDP 대비 재정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
- 현행법상으로 인도네시아 정부가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 3% 이상의 예산을 지출할 수 있는 시기는 2022년이 마지막이다. 2021년 초부터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정 적자 감축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으며, 상당히 이른 시기에 내년도 예산 감축을 예고했다.
- 그럼에도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악화되면서 인도네시아 경제의 변동성이 커졌고,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2023년에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을 3% 이내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의미이다. 결론적으로, 현시점에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정 안정성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안인 증세 카드를 뽑아들 확률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 감수 : 장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Liputan6, Economists Reveal Reasons for the Government to Increase VAT Rates in 2022, 2021.05.11.
Kompas, Netflix Subscriber Tax Deposits up to Zoom Translucent IDR 1.89 Trillion, 2021.05.12.
Bloomberg, Indonesia’s Budget Deficit to Reach as High as 4.85% Next Year, 2021.04.29.
Liputan6, VAT rates will increase, the government is ready to submit a draft to the DPR, 2021.05.05.
Kompas, Government Loves Code Will Increase VAT Rates, 2021.05.06.
International Tax Review, VAT incentives to boost Indonesia’s housing sector, 2021.04.29.
Business Times, Indonesia's 2020 fiscal gap slightly better than expected at 6.09% of GDP, 2021.01.06.
Statista, Indonesia: Budget balance between 2016 to 2026 in relation to GDP, 2021.05.05.
Jakarta Post, Indonesia’s Q1 GDP contracts 0.74%, on track to recovery, 2021.05.05.
Reuters, UPDATE 2-Indonesia aims to cut spending, budget deficit in 2022, 2021.04.29.
The Star, Indonesia to decrease budget deficit in 2022, 2021.04.30.
Edge Markets, Indonesia aims to cut spending, budget deficit in 2022, 2021.04.29.
Vietnam Plus, IMF lowers economic growth projection for Indonesia in 2021, 2021.04.19.
Reuters, Indonesia plans to relax budget deficit limit amid coronavirus, 2021.03.31.
Jakarta Post, New COVID-19 Variants may jeopardize economic recovery in Indonesia, 202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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